인도, 짧은 여행의 기억
인도를 다녀온 지 두 달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인도 생각에 전전긍긍이다.
물론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타지마할을 비롯해서 상징적인 유적들과 이슬람 문화의 향기를 적어내려면 폴더 가득 넘쳐나는 사진도 있으니 몇 편의 포스팅도 금방 가능하겠지만 그게 뭐 그리 중요할까 싶었다. 인도의 곳곳을 이동하는 곳마다 글과 사진으로 표현하는 게 영 내키지 않았다. 그리고 엄두가 안 났다. 그렇다고 나지막한 시선의 그들만의 초월적 삶을 생각나는 대로 감히 떠들어대기에는 도무지 막막하다 보니 날마다 지지부진이었다.
마음속엔 한시도 떠나지 않는 그들의 순한 눈망울의 여운이 선하다.
그늘을 얻기 위해 심었던 망고나무가 가득한 드넓은 들판의 풍경 또한 늘 맴돌았다. 그런데도 그저 겨우 인도영화나 카레 이야기로 주변을 빙빙 돌아가며 몇 번을 우려먹으며 겉돌기만 하게 된다.
여행 중 그들의 비움을 보며 비움을 배우지 못하고 나는 채우고 있었다.
멈춰버린 듯 한없이 느린듯한 그들의 일상을 보며 여유를 배운답시고 바라보는 것도 부끄럽다. 먼지 나는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누추한 차량의 흔들리는 승차감 따위를 즐거워하는 것 또한 살짝 민망했다.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들을 보면 셔터를 누른다. 일하다 만듯한 건축물이 형편 되는 대로 날씨가 되는대로 자연스럽게 일하는 모습도 여유로 보여서 또 셔터를 누르는 자신을 본다. 어쩐지 무안했다.
탐욕을 버린 듯 무심하거나 순한 눈빛이 평화롭다.
그저 흐르는 시간 속에 내맡긴듯한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정신없이 바삐 돌아가는 도시에서 온 내게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곳곳에 돌무더기인 채로 꾸밈없이 남아있는 사원에는 자신을 낮추고 기도하며 세상의 모든 평안과 행복을 얻은 듯한 표정의 그들을 본다. 그런 순수의 깊이를 그냥 단순히 열린 마음으로 들여다보려 했다. 소가 길을 막아도 열차가 늦게 와도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는 마음을 느껴보려 했다. 인류문명의 발상지로서 그 저력은 이렇게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유지하는 모습으로 보여주는구나 생각해 보았다.
그럼에도 인도의 중심인 델리는 긴 역사와 현대적인 모습이 이질감없이 공존한다.
그리고 인도를 상징하는 타지마할의 엄청난 인파는 느릿한 그들의 모습이랑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무굴제국의 권력을 상징하는 아그라성의 역사적 뒤안길을 따라 흐르는 야무나 강의 물줄기는 그들의 일상처럼 느릿하게 흐르고 있었다. 이슬람 문화의 향기가 짙게 남아있는 많은 유적지에서 지금껏 오랫동안 이어져온 인도 문명을 마주하며 눈에 담았다.
빠르게 스쳐가는 일상과 삭막한 도시에 지쳤다면 슬로시티 인도로 가볼 일이다.
나도 모르게 생명의 바람이 가슴으로 훅~ 하고 불어옴을 느낄 것이다. 울림으로 다가오는 그 바람을 쐬며 걷고 또 걸어 볼 일이다. 다시 한번 그 시간을 찾아가야 할 것 같은데 도대체 언제쯤이 될지.
언제나 짧은 일정의 여행이기에 늘 아쉬움을 남긴다.
좀 더 머물며 그들에게 차츰 동화되어 지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잠깐이다. 하지만 잠깐 그들의 삶 속에서 함께 숨 쉬고 왔다는 것이 내겐 늘 의미였다. 느린 시간 속의 짧은 여행... 짧아도 괜찮다. 그들처럼 No plobl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