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에서 가볼 곳, 해볼 것~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를 주 무대로 쓰인 대하소설 『토지』
작가 박경리(朴景利)를 기념하는 평사리 문학관.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까지 우리 민족의 고단한 역사가 담긴 소설 토지의 배경이 이곳 악양면 평사리다. 소설에 등장하는 최참판댁과 평사리 들판은 소설을 보듯 다름없는 느낌이다.
드라마 세트장도 원래부터 있었던 마을처럼 생소하지가 않다. 잠깐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는 시간이 된다. 하동에 가거들랑 평사리 최참판댁과 박경리 문학관을 꼭 들러볼 일이다.
박경리 문학관에 들면 선생의 육성이 들린다.
그리고 생전에 살았던 모습의 사진이나 작품의 배경 사진도 볼 수 있다.
최참판댁에서 내려다보는 하동마을,
박경리 선생이 이곳을 꼼꼼히 살핀 후 작품을 시작한 이유가 있구나 싶다.
산자락 아래 드넓게 평사리 들판을 품은 악양마을은 국내에서 5번째 슬로시티 인증을 받았다.
하늘도 푸르고 점점 신록도 짙어지는 봄 들판에 부부송이 나란히 서 있다.
쌍계사 가는 길
누군가의 기도를 위해 늘 준비되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이 가까워 오고 있음을 느낀다.
지리산 토끼봉의 해발고도 830m 지점에 있는 사찰,
101년 가락국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이곳에 암자를 짓고 수행하다가 103년 8월 보름날 밤에 성불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
고적한 산사에 봄이 왔다.
바람과 햇살이 좋았던 오전이었다.
운공선사가 축조한 벽안당 아자방(亞字房)은 세계건축대사전에 기록되어 있을 만큼 독특한 양식으로, 서산대사가 좌선한 곳이자 1828(조선 순조 28) 대은선사가 율종을 수립한 곳으로 유명하다. 아자방은 신라 때 금관가야에서 온 구들도사 담공선사가 만든 온돌방으로, 방안 네 귀퉁이에 70cm씩 높인 곳이 좌선처이며, 가운데 십자 모양의 낮은 곳이 행경처이다. 한번 불을 지피면 49일 동안 온기가 가시지 않았다고 한며, 100명이 한꺼번에 좌선할 수 있는 방으로, 건축 이래 한 번도 보수한 적이 없다. 일곱 왕자를 성불시킨 보옥선사는 거문고의 명인이었으며, 신라 경덕왕 때는 옥보고가 입산해 50년간 30곡의 거문고곡을 지었다고 한다.-퍼옴http://www.chilbul.or.kr/
가끔씩은 산 속에서 잠드는 것도 좋다.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잠들었던 날이다. 개운하게 잠에서 깨니 펜션 앞의 계곡에서 새소리 물소리가 들려왔던 아침이었다.
- 펜션 아름다운 산골 -
특이하게도 욕실에 목간통(?)이 있다. 그리고 황토 벽난로도 있고 건축구조나 자재들이 대부분 토속적이다.
http://www.harmony-pension.co.kr/
여행 중에 한 번쯤 짜릿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경험해 본다면 더 신날일이다.
해발 849m 금오산 정상에서 출발하는 하동 금오산 짚와이어는 3코스다.
전체 길이는 3,186m, 최고 시속 120km
아찔한 속도감과 함께 일상 속 스트레스를 날려볼 기회다.
특히 짚와이어를 탈 수 있는 정상까지 차로 이동시켜주니까 가파른 산으로 숨차게 올라가는 수고도 없어서 좋다.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수칙을 잘 지키기만 하면 어려울 일도 위험할 일도 없다.
민간업체인 '하동 알프스레포츠'가 위탁 운영하는데 탑승료는 평일 4만 원이며, 주말과 휴일은 4만 5,000원, 사전예약을 하지 않으면 되돌아올 수도 있을 만큼 인기다.
남해안 다도해 한려해상공원과 금오산 줄기를 타고 신나는 모험이었다. 짚라인을 타본 적이 있었는데 하동 짚와이어가 내겐 덜 무섭고 안정감이 있다. 짚라인과 짚와이어의 스릴감은 각자 개인적 취향으로 선택할 일이다. 이번엔 눈 앞에 펼쳐진 바다와 산세가 아름다운 주변 경관을 돌아보며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여유도 부렸다.
몸과 마음이 상쾌해졌다.
하동 짚와이어 바로 옆에 하동 청소년 수련원이 있다.
그리고 금남면 중평리의 <경충사>도 잠깐 둘러보는 여유를~.
조선시대 정기룡 장군의 사당이다.
오래된 마을엔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게 요즈음의 풍경이다.
그런데 마을과 어울리지 않는 색감과 그림 내용이기 일쑤였다. <하덕마을>의 벽화는 그런 동떨어진 느낌이 없다. 정겹고 애잔하다. 이 모든 게 자연과 다 잘 어우러진다. 낡은 집도, 사람도, 그 골목을 걷는 발걸음 소리도, 뜰아래 잡초도, 이끼도. 돌틈사이 풀꽃도...
그리고 글이 많아서 읽으며 잔잔히 마음이 동요된다.
어쩌면 이리도 아름다운지, 어쩌면 이리도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고마운 느낌인지,
따뜻하다...
이 마을은 열네 살에 일본군에게 끌려가 위안부 피해자가 되었고, 최초로 위안부 피해를 당당히 증언한 정서운 할머니의 고향이기도 하다. 일명 <섬등마을>이기도 하다.
감사장
악양면 하덕마을
위 마을은 어려운 시대에서도
자연과 함께 터를 일구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웠습니다.
힘든 삶은 웃음으로
거친 환경은 순하고 어진 품성으로
마을을 지켜온 당신의 삶에
감사드립니다.
하동 악양의 하덕마을을 지나오면서 주어진 환경에 자연스레 묻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내는 분들이 그동안 엄살과 비명이나 질러대는 우릴 지켜준 것이란 생각이 든다. 고맙습니다...라고 내게 가르쳤다.
그 시절 다 보내고 이제 지금껏 버텨낸 파꽃도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