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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Sep 29. 2018

고창의 가을 이야기

팜팜시골버스 타고 떠나는 고창여행






흔히들 선운사의 동백이나 메밀꽃과 청보리밭을 먼저 떠올리기 쉬운 고창이었다.

일 년 전 그곳을 여행하며 새롭게 고창의 멋과 맛을 다시금 된 적이 있었다. 전 지역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기도 한 고창은 람사르 습지나 갯벌의 보존으로 환경의 소중함도 배우고 깨닫게 했던 곳이었는데 이 가을에 다시 여행했다.


이번에는 그동안 알았던 볼거리뿐 아니라, 즐길거리, 살거리, 잘거리, 먹거리를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테마여행이다. 고창을 가기 위해서는 어쩐지 멀고 먼 지역 같아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차나 버스를 타고 광주나 정읍, 고창에서 내리면 <팜팜 시골버스>라는 것이 기다리고 있다. 이젠 이런 신개념 시티투어를 이용해서 편안하게 고창 여행을 할 수 있으니 누구라도 한 번쯤 쉽게 떠나볼 수 있다.*문의 010-6315-4766


팜팜 시골버스를 타고 먼저 도착한 곳은 시내에서 뚝 떨어져 한적한 곳에 위치한 <연기도예 체험장>이다. 직접 흙을 만지며 막사발을 만들어 보는 시간이다. 도예가 박옥태님의 친절한 도예 설명을 들으며 조선시대의 생활그릇을 하나 만들었다.


먼저 물레를 돌려 만들어진 그릇에 인화문 도장으로 무늬를 잘 찍고 상감칠을 한다. 그리고 가을볕이 내리는 바깥의 나무 그늘에서 꾸덕할 정도로 말려서 긁어내는 과정을 거친 후 가마에 굽는다. 구워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구운 것은 각자 집으로 보내준다고 한다.


이렇게 함께 하는 체험유대감을 높인다. 한 때 나도 도자기를 배우고 작품을 만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막상 오랜만에 이렇게 흙을 만지니 도자기를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불끈 솟는다. 한적한 교외의 도예 작업장에서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도예 작품이 만들어지고 가을볕이 쏟아지는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이어서 찾은 곳은 폐교를 이용한 <고인돌들꽃학습원>이다.

인구가 줄어들고 폐교가 늘어나면서 예술들의 작업장이나 전시실로 이용되는 것을 자주 다. 이곳에서는 자연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었다. 계절별 식물들이 가득했고 교실을 이용한 이쁜 카페도 있어서 자연을 배우고 멋진 데이트 장소로도 좋겠다.


고창에는 론이 익어가고 있는 농장이 있다.

열대과일을 키워내느라 많은 땀과 씨름했을 젊은 부부의 노고가 아름다운 곳, <고창만석꾼농장>의 행복 멜론은 레드 멜론, 머스크멜론, 칸타로프 멜론, 소과종 멜론 등 맛있는 멜론이 생산되있는 곳이다. 현재의 맛있는 멜론을 수확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문익점의 목화씨처럼 다른 나라에서 어렵게 씨앗 공수도 해보았던 이야기를 들으며 검게 그을린 멜론 농부님이 더 멋지게 보인다. 과육이 아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에 맛도 좋고 선물용으로도 좋을 듯하다.


가을이다. <선운사의 꽃무릇>이 한창일 즈음이다.

경내에 들기 전부터 주변에 붉은 꽃무릇이 지천이다. 군락을 이룬 꽃으로 뒤덮인 선운사는 꽃구경하러 찾아든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다들 사진을 찍느라 바빠 보였지만  산사의 계곡을 따라 좋은 사람들과 산길을 천천히 걸으며 꽃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원 없이 꽃무릇 속에 잠겨 본 날이다.


선운사를 걸어 나오면서 연탄불에서 익어가는 군밤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가을인가 했더니 이제 겨울도 머지않았나 보다.


해가 저물고 있다.

팜팜 스테이션의 잘거리를 찾아간다. 이날은 갯벌 권역의 게스트하우스 <모래언덕>이다. 편백나무 방에 짐을 놓고 근처의 <만돌갯벌>로 나갔다. 드넓은 갯벌 위로 노을이 내릴 즈음이다. 살아있는 갯벌은 고창의 볼거리 중에서 으뜸이다. 저녁놀이 멋진 만돌 해변에서 바람을 맞으며 냈던 시간이 지금도 생생하다.


연말이나 연초에 바다 갯벌위로 섬과 바위가 어우러지는 멋진 해넘이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더구나 이튿날 아침 떠오르는 해를 보며 갯벌을  걸었던 산책길은 지금도 두고두고 생각난다. 조용한 시골마을의 들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을 힐링했던 그 시간은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 예상치 못했던 고창의 새벽 산책은 그야말로 득템이었다.


주변에 여류 명창 진채선의 생가터도 있다.

찾아볼수록 더 많은 게 보이는 고창이다.

어딜 돌아보든 자연과 함께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갯벌 보존의 중요성과 도처에 자리 잡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서 배우며 먹고 즐기고 행복할 수 있는 고창이었다.  








추가사진으로 조금 더 보기~

<연기도예체험장>

잠깐이지만 도공의 마음으로 창조의 즐거움을 느껴보는 시간이다.

유약을 바르고 나무 그늘에서 말리면서 산들바람맞으며 쉬는 시간은 마치 신선 인양 평온하다. 풀밭의 군데군데 놓여있는 도자기가  멋스러운 풍경을 더해준다.



<고인돌 들꽃학습원>

들꽃과 약용식물, 소나무 분재 등을 심고 가꾸어 학생들의 자연관찰 학습장으로도 활용한다. 야생화, 수생식물, 분재, 약용식물, 소나무들로 가득하다.



카페에서 차도 즐기고 음악도 들으며 한가로운 시간도 보낼 수 있는 곳.



젊은 부부의 함박웃음이 보기 좋은 곳.

검게 그을린 피부가 노력하는 모습을 전한다.

부디 더욱 번창하여 부농이 되시길.

고창 만석꾼 농장에서 들고 온 멜론으로

나도 집에서 멜론청을 만들었다.

11병.


멜론청은 차(茶)로 마시는 것도 좋지만

요거트 위에 뿌려먹거나

우유에 섞어먹는 것이 더 나으니

과육을 조금 잘게 썰어서 청을 만드는 게 좋다.


그리고 친구에게도 나누어줄 생각.

멜론차 마시며 고창을 떠올릴 가을이다.





<선운사 꽃무릇>

꽃무릇 속에 마음껏 파묻혀 보았다.

사진을 찍기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길을 걷고 바라보고  여유롭게 꽃을 들여다 볼수 있는 시간이었다.

꽃무릇에 내린 가을볕이 따사롭다.



<만돌갯벌>

바다와 섬 바위가 어우러진 갯벌에 노을이 내리고 있다.

살아 숨 쉬는 갯벌을 직접 체험하기도 있다. 여름엔 아이들과 뒹굴며 몸으로 놀아볼 수도 있는 갯벌이다.

바람이 몹시 불고 해는 빠르게 지고 있었다. 


https://www.seantour.com/village/mandol/main/



우렁된장에 쌈밥은 더 말할 것 없이 최고의 맛이다.

요즘 채소가 비싸서 음식점에서 리필이 없다던데 이곳은 직접 밭농사를 짓기 때문에 쌈채소가 무한 리필된다. 채소를 실컷 먹으니 흐뭇~ <텃밭쌈밥010-9189-0543>



고창의 장어는 유명하다.

애벌구이가 되어 나오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 별로 없이 살짝 구워지면 금방 먹을 수 있다.



팜팜 스테이션은 농촌관광 네트워크 사업의 주요 관광거점 역할 수행 및 팜팜 농가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고창 여행 길라잡이다. 고창읍성, 선운사 스테이션, 갯벌 스테이션, 청보리 스테이션 각 권역은 물론이고 고창의 모든 여행이 편리하고 알차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읍역(토), 광주문화예술회관(일) 9.40분 출발 / 고창터미널10.20분(토.일) /예약전화 : 02-735-8142~3

문의 : 고창 농촌관광 팜팜 사업단 TEL. 063-563-8808 대표:김수남 010-6315-4766

http://www.gofarmfarm.co.kr/farmfarm/bbs/board.php?bo_table=tour_sub4고창시골버스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8092009253097825 신문기사


고창의 유채밭. 해바라기밭. 청보리밭, 사계절 자연의 광활한 풍경을 볼 수 있다. 학원농장
단풍이 아름다운 문수사. 붉은 동백과 눈내린 선운사의  감나무. 봄날의 고창읍성에는 봄꽃이 눈부시다.
고창의 고인돌 유적지. 람사르 갯벌. 운곡람사르습지 자연과 환경보존의 가치를 느껴볼 기회다.

고창의 가을은 물론이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의 아름다움을 언제라도 볼 수 있는 곳이 고창이다. 



새벽 산책

-이 원 문

 

먼동 트이기에 아직 이른 새벽

걷는 길 하늘 높이 샛별 마중 나오고

냇가의 맑은 물 공기 맑은 새벽이다

섬짓 무서워 뒤돌아 보는 길

내 겁이 많아 뒤돌아 보았나

쭈빗 오른 머리에 쪽제비 길 건너 가고

돌아서 오는 길 가벼운 몸에 공기 맑다

훤할 듯 먼동 트면 아침 해 떠오를까

들리는 새소리 부지런도 하다


<모래언덕 펜션>의 편백나무 방에서 편안한 잠을 잤다.

새벽에 일어나 일출도 볼겸 근처로 산책 나갔다가 뜻밖에도 생각지도 않은 고창의 너른 가을 들판이 나타났다. 놀라웠다. 해가 떠오르는 들길따라 걸으며 여물어가는 우리나라의 가을을 비로소 본다. 조금 더 걸어가다 보면 갯벌이 나온다. 이런 산책길이 있는데 더 바랄게 무엇일지. 절로 힐링이 되던 행복했던 그 날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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