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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Sep 27. 2018

2018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목포에 가면 수묵향이 가득~







이전과는 달리 요즘은 규모가 큰 문화행사를 지방에서도 많이 한다. 거의 모든 것이 서울 중심적이던 과거 와는 달리 오히려 지방에서 더 개성적이고 독특한 특징을 살린 행사를 하는 걸 자주 본다. 영화나 음악은 물론이고 미술 역시 각 지방마다 특색 있는 진행으로 펼쳐지고 있다. 그중에 미술분야에서 비엔날레 형식의 전시는 이미 여러 형태로 열리고 있는 걸 본다. 광주비엔날레가 그렇고 청주 공예비엔날레도 있다. 창원의 조각비엔날레 기사도 본 적이 있다.


비엔날레(biennale)는 이탈리아어로 ‘2년마다’라는 뜻으로 미술 분야에서 2년마다 열리는 전시 행사를 일컫는데 그중에 베니스 비엔날레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목포에서 열리고 있는 2018 국제 수묵 비엔날레를 보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을 때는 하늘이 흐리고 빗방울도 한 두 방울 뿌리고 있었다. 이럴 땐 친구나 좋은 사람과 전시장 복도에서 커피 마시며 조용히 앉아있다가 천천히 그림도 보다가 그렇게 느릿느릿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는 수묵의 진중함으로 차분히 그림을 돌아볼 수 있었다. 이제는 수묵이라 하여 묵향을 뿜어내는 그림이나 우리가 많이 보아오던 산수화와 같은 그림은 물론이고 현대적으로 재창조되어 좀 더 파격적이거나 획기적이고 다양한 표현으로 보이고 있음을 본다.


색감이나 터치, 그리고 달라진 스케일이 이것이 수묵인지 동양화나 서양화인지 구분 짓기 애매한 작품도 눈에 띈다. 다행히 해박한 지식으로 열정적인 설명을 해주는 도슨트 덕분에 그림의 의도를 이해해 본다. 뿐만 아니라 그림의 기법이나 작가의 면면도 말해주어 지루함 없이 기분좋은 감상을 했다. 작품은 복도마다 대작이 전시되어있고 미디어나 입체적인 설치미술과도 같은 작품을 볼 수 있다. 1 관부터 7관까지 전시되어 있다. 

      

전시는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두 달 동안 목포와 진도 운림산방에서 열린다.

주제는 오늘의 수묵 - 어제에 묻고 내일에 답하다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데 수묵화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매력을 널리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전시장 주변에 목포 달맞이 공원에서 이어지는 갓바위 해상 보행데크도 있으니 산책하기에 좋을 듯하다. 바다를 앞에 두고 연인의 길도 있고 이쁜 카페나 맛집도 있으니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위치다. 또한 시내 중심 쪽으로 가면 옥단이 길이 시작되는데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노래비가 있는 유달산까지 걸어 올라가는 맛도 남다르다. 이어지는 그 아래로 발걸음을 돌리면 목포 근대역사관이 있다. 일본인들이 남긴 적산가옥과 일제의 흔적들이 남겨져 있고 골목마다 아픈 역사의 상흔을 느낄 수도 있는 곳이다. 한 번의 나들이로 역사와 함께하는 목포여행도 겸할 수 있는 하루가 될 수가 있다.    


계절이 가을 속으로 들어가는 이때 목포 나들이는 차분한 감성을 충전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을 듯하다. 


http://sumukbiennale.org/








추가 사진으로 조금 더 보기~

전시작품을 이해하기 쉽게 해설해주는 도슨트와 함께 하면 감상이 더 즐거워질 수 있다.


1~7관까지 전시되어 있다.


비엔날레 1관 

제 1 전시실: < 자연의 서정을 재현하다>

제 2 전시실: <수묵 표현의 진폭>

제 3 전시실: <기운의 가시화>

제 4. 5 전시실: <동양 3국의 수묵 해석>

제 6.7 전시실: <서체적인 수묵 추상화>

비엔날레 2, 3관에서는 수묵의 숲, 종가의 향기를 감상할 수 있다.


수묵으로 표현하는 허와 실, 각종 조형, 상상력을 자극하는 모호한 깊이로 한없이 들여다보게 한다.



박태후 작가의 <자연 속으로...>

발묵법으로 흩뿌리듯 표현한 작품이다.

전시실 한 면을 다 차지하는 크기에 눈에 확 띄는 색감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일렁이다>라는 제목으로 신학 작가의 작품인데,

푸른 조명으로 우선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평면의 종이에 표현하던 작품을 이제는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작품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볼 수도 있는 현대적 창조예술을 경험해 볼 수도 있다. 작가와 관람자의 소통이랄까... 느낌은 보는 사람에 다르니까 각자 개인에게 맡기는 수밖에. 



박순철 작가의 <흥>이다. 흥이 많은 전라도 사람의 몸짓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붓을 한 번 찍어 한 번에 길게 뻗으며 칠해지는 시간 1초, 임현락 작가의 <호흡 1초>, 현대미술에서 볼 수 있는 작품세계를 수묵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장르를 규정짓는 것이 의미 있는 건지 이럴 땐 애매하다.





멋진 문화생활을 했으면 맛의 고장인 전라도에서 밥상을 맛볼 차례다.

연포탕과 갈낙탕의 맛이 일품인 곳이 있다.

연포탕은 개운하고 진국이란 느낌이다.

갈낙탕은 조금 더 비싼데 갈비탕에 낙지가 들어있는 느낌이랄까...

목포에 왔으면 꼭 맛보고 갈 일이다.  


목포는 역사적으로 일본과 떼어놓을 수없으며 일재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기왕 온 김에 역사의 거리도 걸어보고 힘겨웠던 시절의 아픈 기억도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 있다. 물론 바닷가를 거닐거나 이쁜 카페와 맛집이나 빵집을 찾아 즐거운 추억 만들기도 해 볼 수 있다.



목포역에서 끝나는 여행은 어쩐지 진짜 여행의 마무리 같다는 생각이다. Ktx에 오르면서 이젠 정말로 귀가한다는 기분으로 다시 한번 기차역을 뒤돌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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