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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Feb 22. 2019

영화 <인턴>과 시니어 인턴 이야기

취업과 퇴직과 재취업, 그리고 시니어 인턴 이야기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의 두드러지는 문제는 취업난이다. 그중에서 특히 일선에서 은퇴한 퇴직자들의 거취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각 가정마다 은퇴한 가장들이 설 땅이 없어 서성인다. 아직은 더 일을 할 수 있고 또 하고 싶어도 사회적 현실이 따라주지 못한다. 청년 실업 못지않게 일자리를 간절히 희망하는 사람들이 시니어들이다.

   

영화 <인턴>에서 벤(로버트 드 니로扮)은 말한다. 그는 40년간 대기업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다가 은퇴했다.

"은퇴 후 초반엔 무단결근하는 느낌이었죠. 여행도 다녀보고 가능한 몸을 계속 움직이는 것, 아침에 일어나서 집 밖에 어디든 가는 것이었어요. 비가 오든 해가 쨍쨍이든 7.15분이면 스타벅스에 가요.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제가 뭔가의 구성원이 된 것 같아요."    


사회생활을 평생 해온 그에게 사회 구성원에서 배제된 것과 같은 상실감을 견디는 일은 고통이다. 아들네 가족을 만나거나 골프나 화초 가꾸기, 북경어도 배워 본다, 하지만 늘 자신의 인생 어딘가 빈 구석이 있음을 느끼고 그것을 채우고 싶다고 말한다.    


이때 사회환원사업으로 은퇴한 어르신을 시니어 인턴으로 선발하는 프로그램에 벤이 선발된다. 쉽게 말해서 이런 보여주기식 마케팅을 우리나라도 간혹 하고 있기는 하다. 예전에는 임시직이나 계약직이라는 이름으로 고용했다. 요즘에는 규약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인턴이라는 이름으로 선발한다고 볼 수 있다. 그중에 대부분의 시니어 인턴은 마치 선심 쓰듯 고용해서 저임금으로 인력 활용을 한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채용되기를 희망하는 시니어들이 무수히 대기하고 있는 현실이다. 엄청난 스펙보다 더 귀한 스토리가 있는 긴 삶을 살아낸 그들의 풍부한 경험과 능력은 소중하다, 그리고 긴 세월 갈고닦아 온 노련한 능력과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이득이다.

   


영화 <인턴>에서 줄스오스틴(앤 해서웨이扮)은 한창 핫한 스타트업의 30대 CEO다. 경험 많은 70세의 인턴 벤은 30대의 젊은 리더에게 부족한 경험이나 포용력을 연륜으로 보완한다. 주변을 살피고 해결하며 이미 습득된 조직생활의 강점으로 여유롭게 소통해 나간다. 젊고 서툰 보스를 잘 따르거나 묵묵히 지켜본다. 때론 의지가 되고 진정한 멘토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시니어 인턴은 단지 단순한 노동력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살아온 경험이 부족한 30대의 CEO 줄스오스틴이 힘겨울 때 풍부한 연륜의 누군가 곁에서 지혜를 나누어 주는 것은 큰 힘이 된다. 마치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음이 힘겨울 때 친정엄마나 허물없는 선배에게 전화해서 듣는 한 마디 위안이 큰 힘이 되어 주는 것처럼 말이다.


혹시라도 가끔 나이나 경륜을 내세워 꼰대스러움을 드러내거나 작위적인 훈수를 두는 모습을 염려할 수도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대차이는 존재한다. 때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주장이나 그동안 살아온 습관처럼 자기만의 판단이 정답인양 밀어붙이는 모습도 더러는 예상된다. 고령화 시대의 예기치 못한 모순이 존재하는 일터의 불편한 인간관계를 경계할 일이다. 시니어 인턴이라면 간과해서는 안될 소통의 중요한 부분이다.

   

영화 <인턴>에서 70세 벤 역할의 로버트 드 니로는 시니어 인턴으로서 너무나 중후하고 완벽하다. 호감도 넘치게 멋지고 젠틀맨이어서 어쩐지 살짝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시니어 인턴으로서 품위 있게 늙어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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