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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Apr 05. 2019

남도 여행길의 고마운 한 끼

해남 미황사 템플스테이 공양과 차 한 잔의 행복. 인정 넘치는 남도음식







남도 음식은 상다리가 휘일 정도로 반찬 가짓수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그 모든 반찬이 정갈하고 맛깔스럽다. 그런데 이제는 차츰 그 엄청난 가짓수를 펼쳐놓는 일은 조금씩 줄어드는 듯하다. 한 끼를 먹어도 소박한 밥상에서 식재료의 맛과 정성을 느끼며 먹는 것이 먹고 나서도 흐뭇하고 감사하다. 이번 전라도 해남 여행길에서는 수수한 듯 정성이 담긴 한 끼를 먹었다. 

소박한 듯하면서도 손맛 정성이 느껴지는 밥상이다.

음식점도 자그마하고 가족 느낌의 분위기로 밥상을 받았다. 보리밥 정식인데 함께 나온 제육볶음 쌈이나 도토리묵무침이 맛있었다. 특이한 건 반찬들 속에 차조밥이 한 접시 담겨 있어서 한 번씩 맛보았다. 고소하고 찰진 맛이 좋다. 


그리고 새우젓인 듯 아닌 듯 한 연한 자줏빛을 띠는 젓갈이 있어서 물어보니 '자줏빛의 작은 새우'라는 뜻으로 '자하젓'이라고 한다. 입맛 없을 때 물 만 밥에 한 점씩 먹어도 좋을듯하다. 막걸리 한 잔도 잘 어울리는 남도의 점심 밥상이었다. 이곳은 늘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요리하는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158-1 보리향기 // ☎061-534-3376



미황사(美黃寺)에서 하룻밤 템플스테이 하면서 먹은 특별했던 공양.

단 한 가지도 나무랄 것 없이 모두 맛있다. 개운하고 담백함으로 누구도 거부감 없는 식사였다. 채식 위주의 사찰요리여서 먹은 후 속도 편하고 소화도 잘 되고 맛깔스러움이 모두에게 만족한 한 끼였다.

-미황사美黃寺 전남 해남군 송지면 미황사길 164☎061-533-3521



이젠 후라이드와 양념치킨이 국민간식이 되다 보니 닭고기의 명칭이 무조건 영어의 치킨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오늘 먹은 닭고기는 진정 닭 한 마리로 다양하게 먹은 닭 코스 요리다.


우선 닭고기 회라는 것이 나왔는데 닭안심회, 닭똥집, 닭발 다짐육이었다.

처음 보는 것이라서 도저히 먹을 엄두가 안 났지만 도전하는 마음으로 참기름장을 듬뿍 푹 찍어 두 눈 질끈 감고 조금 맛을 보니 특별한 맛을 모르겠다. 암튼 모두들 맛있다고들 한다. 매콤달콤한 주물럭이랑 담백한 백숙이 이어서 나오는데 푸짐하다. 이곳에도 역시 차조와 녹두가 들어간 찰진 차조밥이 나온다. 나는 닭고기보다는 주로 차조밥이랑 녹두죽으로 한 끼를 해결했다. 


이곳이 맛집으로 유명해서 해남에 오면 무조건 들르는 소문난 맛집이라고들 한다. 가게 안엔 매스컴을 통해 방송했던 사진이나 유명인들의 인증 서명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원조장수통닭 : 해남군 해남읍 고산로 295 //  ☎061-535-1003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먹었던 목포의 유명한 빵집 <코롬방 제과점>의 크림치즈 바게트, 옆자리 정희씨와 맛있게 먹었던 호남선 Ktx.


이번 여행에서 가장 으뜸의 맛 기억은 미황사 금강스님이 만들어주신 <미황사 차 한 잔>이다.

차를 마시던 그 방의 분위기와, 함께 마시는 사람과, 들려주시던 말씀...

이 모든 것이 마음 깊이 최고였던 차 맛이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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