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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Apr 04. 2019

봄바람 타고 땅끝마을 해남으로~.

청보리의 계절,  한반도 최남단 해남으로 가보자~





이 나라의 땅끝마을은 생각만 해도 아득하게 먼 느낌이어서 언제쯤에나 다시 가보나 늘 그래 왔던 곳이었다. 세상천지에 봄꽃이 피어나고 꽃샘바람이 살랑대는 날 그곳을 향해 나섰다. 아주 오래전 무덥던 여름날 어린 아들 손에 유홍준 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들고 삐질삐질 땀 흘리며 남도 땅을 누비며 다녔던 날들이 있었다. 그 후 몇 번 더 다녀왔지만 아들과 남도답사 일번지 책을 들고 다녔던 오래전 그 감흥을 얻기는 어려웠다. 과연 이번에는 땅끝마을 해남이 어떨지 살짝 기대를 하며 남으로 남으로 떠났다. 




해남의 드넓은 청보리밭이 두 눈을 시원하게 해 준다.

아직 보리는 패진 않았지만 오름길과 내림이 부드럽게 완만한 곡선을 이룬 황산 연호 보리밭은 바라만 보아도 싱그럽다. 구릉의 높낮이를 그대로 살린 지형이 자연스럽다.

<전남 해남군 황산면 연호마을>에 위치한 '냔냔이 농장'의 약 20만 평 부지에 심은 청보리밭은 이젠 축제의 장이 되었다. 특히 고두심 주연의 영화 <엄마>의 한 장면이 이 청보리밭에서 연출되어 화제가 된 곳이기도 하다.


점차 고령화되어가는 시골마을을 활성화시키고 지역을 살리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만들어가는 <해남 황산 연호 보리축제>는 해마다 사월이면 축제를 연다. 청보리축제는 오는 4월 22~28일까지이며 27~28일 양일간 축제 행사가 열린다. 청보리의 계절에 먹거리와 볼거리 많은 행사도 즐기고 남도의 풋풋한 청보리밭 물결 속에서 노닐며 힐링도 할 기회다.  061-535-1092 // 전라남도 해남군 황산면 연호리 482-2 

 



세계 최초로 익룡, 공룡, 새 발자국이 동일 지층에서 발견된 지역이 바로 해남이다. 

<해남 우항리>는 지난 1992년 한국자원연구소의 지질학 연구조사 중 공룡발자국이 최초로 발견된 곳이다. 그 후 해남군의 발굴 노력과 학술조사로 현재는 천연기념물의 가치뿐 아니라 지질사의 무수한 수수께끼를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자연유산을 지닌 지역이다.

<해남공룡박물관> 밖으로는 초대현 공룡발자국이 찍혀있는 <야외박물관>도 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금방이라도 뛰어오를듯한 생생한 공룡의 야외 조형물이 신나는 하루를 만들어 줄 것이다. 그 앞으로 펼쳐진 바다처럼 넓은 호수를 보며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은 마냥 평화롭다.

해남군에서는 이러한 자연유산을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우항리 공룡 화석 자연사유적지>라 명명하였다. 현재도 많은 국내외 관람객들이 다녀가고 있다. 그리고 질 좋은 서비스를 위해 음성안내기(MP3)와 야외전시관 영상 안내시스템을 비치해두었고 유모차와 휠체어를 무료 대여하는 등의 다양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061.530.5949 // 매주 월요일은 휴관 // [59007] 전남 해남군 황산면 공룡박물관 길 234




해남이라 하면 무엇보다도 대흥사를 떠올리게 된다.

천년고찰 대흥사(大興寺)를 가기 위해서는 입구에 위치한 <유선관 여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100년 전통의 한옥구조인 유선관은 그 옛날에는 뜰에 납죽 엎드려 바라보던 누렁이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유명세에 힘입어 많은 여행객들이 끊이지 않고 드나들고 있다. 이젠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언급되었던 그 누렁이는 간데없고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예능의 촬영지로 더 알려지고 있는 중이다. 근래엔 TV 예능 알쓸신잡에서 초대된 잡학박사들이 이곳에서 토론을 하던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반질반질 세월을 더께가 느껴지는 고택의 마루에 걸터앉거나 누워서 책을 보면 딱 좋겠다. 마당의 평상에선 막걸리와 파전을 먹고 싶게 하는 여유로운 풍경의 한옥 경관이다. 그리고 동백꽃방 벚나무방 이름 붙여진 온돌방에 들어 하루쯤 쉬어가면 더없이 좋겠다.  ☎061-534-2959 // 전남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376

  


우리 국토의 최남단에 위치한 두륜산(頭崙山)의 빼어난 절경을 배경으로 자리한 대흥사(大興寺)는 땅끝마을 해남의 대표적인 사찰이다. 일주문을 지나 내 앞에 떡 버틴 두륜산을 바라보니 아직은 봄이 더디다. 그렇지만 절입구엔 동백이 뚝뚝 떨어져 있고 개나리와 벚꽃이 사찰의 담벼락 너머로 피어나고 있었다. 널따란 절집 마당은 봄볕이 가득하다.  

 

대한불교 조계종 22 교구의 본사이기도 한 대흥사는 현재 해남, 목포, 영암, 무안, 신안, 진도, 완도, 강진, 광주 등 9개 시군의 말사를 관할하며, 서·남해 지역 사찰을 주도하고 있다. 규모가 아주 큰 절이다. 경내가 넓어서 표충사, 대광명전, 박물관 3구역으로 나뉜 건물들을 모두 다니기엔 여유로운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각각의 문화재와 유물들이 많다. 마음이 무한이 편안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특히 천불전 남쪽의 동국선원은 1978년 문재인 대통령이 머물며 사법시험공부를 했다고 해서 유명해진 곳이다. 소박한 방에서 누군가의 큰 꿈을 이루어가던 시간이 거기 있었다. 

전남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400 // 대한불교 조계종 제22교구 본사 두륜산 대흥사(頭輪山 大興寺) // 종무소 : ☎(061) 534-5502~3 / 템플스테이 사무국 : 061) 535-5775 / 팩스 : 061) 535-5357




마침내 땅끝마을이다.

한반도 육지의 남쪽 끝에 있는 ‘땅끝마을’이 해남에 있다. 정확히 말하면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다. 한반도 맨 끝 해남에서도 남쪽으로 43.5km 지점이다. 땅의 맨 끝자락이라 해서 토말(土末)이라고도 불린다. 또한 이곳은 칡이 많이 나는 곳으로 ‘갈두(葛頭)’ 또는 칡머리라고도 불렸고 2008년 ‘땅끝마을’로 행정명이 바뀌었다.


마을 입구에 드니 땅끝 표지석이 서 있다. 그리고 156m 갈두산 정상의 전망대에 쉽게 오를 수 있는 모노레일이 있다. 걸어보기로 했다. 바다를 옆으로 한반도 최남단길을 걷는 것은 의미 있다. 조금 걷다 보니 개나리가 눈부시게 만개한 조붓한 내리막 계단에 최남단 초소가 있다. 거기서 바라보는 땅끝마을의 잔잔한 바다 위로 하루가 천천히 저물어가고 있다.  061-530-5544 //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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