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즈 Jun 03. 2019

섬 속의 동화마을, 고흥 연홍도(連洪島)

섬 in섬 고흥 연홍도, 지붕 없는 미술관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엔 섬이 많다. 2000개가 넘는다. 그중에 전남 고흥 반도 남쪽 끝자락에 아주 작은 섬 연홍도(連洪島)가 있다. 100명 남짓 남아있는 주민들이 조용히 지키고 있는 연홍도는 섬 전체가 가히 미술관이다.


고흥의 거금도 신양 선착장에서 작은 배를 타고 3분쯤 바다 위를 떠 가다 보면 연홍도 마을 전경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선착장 입구부터 미술전시회를 알리는 포스터가 기다린다. 그리고 어든 가고 싶은 으로 갈 수 있도록 친절한 방향 표시가 안내를 한다.


축구선수 박지성과 왕년의 프로레슬러 김일 선수의 벽화가 초입에 보인다. 이 지역 출신의 유명인 외에도 주민들의 옛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들이 200여 개의 타일벽화로 벽면 가득 채워져 있다. 과거와 현재의 사람들이 연결고리가 되어 소통하듯 함께 있는 듯한 마을사진관이 따뜻하다.


벽화는 섬마을 곳곳엔 계속 이어진다. 추억의 놀이나 전래동화가 그림으로 그려져서 걸음걸음마다 즐겁다. 아이들은 모두 떠나고 없지만 마을 담장에 그림으로 남아있었다. 또한 입체적인 야외 조형물들이 바닷가 마을에 잘 어우러져서 정말 섬 전체가 지붕 없는 미술관이다. 걷다 보면 연홍 공방이 있고 어촌마을의 버려지는 재료들이 도처에 작품이 되어 있다.


동화 속을 거닐듯 마을 골목 따라가다 보니 우리나라 최초의 섬 미술관인 연홍미술관이 나온다. 아이들이 모두 떠나간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미술관이 된 것이다. 화가 선호남 관장이 2005년 폐교를 만나 마을 주민들과 손을 잡고 섬 속의 섬 미술관으로 거듭난 것이다. 지금까지 기획 전시회 등 국내의 굵직한 전시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술관 앞으로 푸른 바다가 탁 트여 쉼터로도 더없이 좋다. 차를 마실 수 있는 갤러리 카페가 있고 미술관 별채엔 숙소가 있어서 이곳에 머물 수도 있다.


미술관을 나와 마을길 따라 걷다 보면 완만한 오름길과 둘레길이 있다. 길 옆의 밭에는 수확 중인 마늘이 쌓여있고 일하다 만 바구니도 뒹굴고 있다. 푸른 바다를 눈 앞에 두고 들꽃이 피어있는 숲 사이 오솔길을 걸으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섬에 머무는 개인적인 시간에 따라 반나절 코스 하루 코스 일박 코스로 걸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 섬이 많지만 섬마다 각기 다른 문화나 풍경이 있을 것이다. 사람 사는 모습도 다르듯 연홍도는 여행객이 다녀도 마치 동네 사람들이 다니는 듯하다. 주민들이 낯선 눈으로 바라보거나 외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한다. 바다를 앞마당으로 둔 연홍도 주민들의 여유로움이 아닐지.


이런 작은 섬을 찾아 여행하는 것이 흥미롭다. 진정한 휴식을 위해 세상과 단절된 듯 오디오가 꺼진 듯 조용히 지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때 이렇게 마치 숨어있는 듯한 작은 외딴섬 여행은 어떨까.


▷전남 고흥군 금산면 연홍길 49-9

▷고흥 녹동신항 여객선터미널에서 금당행 배편 1일 2회 연홍도 경유(20분 소요)

▷신양 선착장에서는 1일 7회 운항(2~3분 소요)











http://bravo.etoday.co.kr/view/atc_view.php?varAtcId=9737


매거진의 이전글 생거진천(生居鎭川), 하루쯤 호젓하게 떠나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