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시월에 난,
사진폴더를 뒤적이다가
벌써 한참 지난 여행 이야기를 하려고
몇 줄 글로 표현하려니 이 무슨 무모한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단순한 몇 줄 기록으로 프라하를 말하려는 것은 더없이 무모하다.
그러나 개인 기록장에 저장해 두려는 생각으로 그냥 주저리...
까를교 ( Czech Praque Karluv most )
아름다운 건축물로 손꼽힐 뿐 아니라 다리 양 쪽으로 30개의 성상이 있으며
히브리어로 거룩, 거룩, 거룩한 주여~라는 문구가 첫 부분에 쓰여있다.
150년 이상 걸려서 만들어진 이 다리 위에는
거리의 악사들이 연주를 하고 있었고, 어디선가 찾아든 수많은 여행객들이 오가고 있었다.
물론 나도 그 여행객들 중의 하나~
그리고 그 다리 아래의 아름다운 볼타 강엔 유람선이 흘러가고...
프라하에 가면 저녁에 인형극을 보는 것이 코스인 것처럼 되어있기에
할인쿠폰을 챙겨서(민박집에는 이런 게 있다) 나섰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국립극장'과 '돈지오바니 인형극'을 이야기하며 몇 번을 물어보았으니
아는 사람이 이리도 없다니... 이상했다.
결국 대학생인 듯한 아이가 친절하게 알려줘서 찾아갔지만 어? 한적하다.
알고 보니 그곳에서는 그리 인기 있는 것도 아니란 것.
한국사람들에게 특히 알려져서 한국 관광객들이 꼭 들린다는 말.
어쩐지 입구의 게시판에 한국어 안내가 있어서 놀라웠다.(아니, 어이없다고나 할까?)
사실 별로 보고 싶은 생각도 없었던 참이었다.
그 시간에, 그 입장료로 다른 음악공연을 보거나
프라하 거리를 쏘다니다가 체코 맥주를 마시는 게 더 좋겠다...로 결론.
체코에서 빠뜨릴 수 없는
쯔비벨무스터와 크리스탈.
그릇을 좋아하는 내가 안 챙길 리 없다.
한국보다는 조금(정말 쪼끔만..ㅠ) 싼 편이긴 하다.
그런데 종류가 다양하다.
쯔비벨무스터 직영매장이어서 인지 할인쿠폰(미리 챙겨두었다)이 적용되고,
출국 시 공항에서 텍스 리펀이 되니까 제법 저렴해졌다.
몇 가지 구입~
프라하성에서 내려다본 시가지,
그리고 성 주변...
이곳에서 한국의 여자 아이들을 만났다.
그곳을 오가는 여행객들 중에서 가장 이쁜 아이들이었다는 건 지나치지 않은 말.
우리 한국의 아이들이 너무 밝고 착하면서도 이쁘다. 휴학 중이라고, 휴가 중이라고~
우리 부부에게 두 분의 사진 찍어드린다고 자청하면서 열심히 찍어준 아이들.
한창인 젊음이 더 이쁘던 아이들이 생각나게 하는 곳.
바츨라프 광장의 주렁주렁 소시지와 맥주 한 잔,
노천카페에 앉아 가을 하루를 즐기는 이들이 가득하다.
시민들과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번화가를 벗어난 프라하의 골목...
노면전차도,
지하철도,
숱하게 타고 다녔다
.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었고
거리 전체에 역사와 전통이 숨 쉬고
아름다움이 공존하던 곳
수많은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오가던 곳.
프라하를 떠나던 새벽
바츨라프 광장의 불빛과 새벽바람 속에 MUZEUM 역으로 첫 지하철이 들어오고 있었고.
프라하 공항의 시곗바늘은 5시 35분을 알리고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뮌헨행 루프트한자 항공 티켓팅을 위해 가던 길에 눈에 들어오는
SAMSUNG 광고판이 여행자의 눈길을 멈추게 하는 그 무엇.ㅎ~
프라하에 머물던 며칠 동안 간간히 비도 뿌리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여행길 외출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밤길에 나는 자주 이런 말을 했었다.
서울은 따뜻할 텐데...
집 안에 들어서면 따뜻해서 너무 좋은 내 집이 그리워...
곧잘 흐리기도 하던 그곳은 늦가을인데도 난방도 하지 않았고
나는 자주 추위에 떨곤 했다.
프라하 성을 덮던 시월의 흐린 하늘과
카를교 위에 불던 바람,
환청과도 같은 그 도시 골목의 발소리들...
지금도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