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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Jul 04. 2019

시원하게 프랑스 코미디 한편,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인생의 벼랑 끝에 선 8인의 중년 남자들이

마지막 희망을 걸고 나선

좌충우돌 수중발레 도전기를 그린 썸머 코믹버스터.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Le grand bain, Sink or Swim)



즐거워질 준비를 시키는 멘트와 스틸컷이 기대를 하게 한다.

일기예보에서는 연일 폭염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머릿속 복잡하게 엉킨 일들을 그저 우두커니 방치하고 있자니 마음이 편편치 않은 중이다.

이럴 때 122분의 프랑스 코미디 영화가 있었다.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이 좀 가볍게 해 줄까 하며 영화관 12층의 나인 아트에 올라갔다. 더욱이 울퉁불퉁한 몸매의 치명적인 수영복 차림과 시원한 수영장 배경의 포스터가 이 여름을 위한 영화일 것 같았다. 


 

영화관 입장 전의 홀 안은 푸릇푸릇한 청춘들이 차를 마시고 파이를 먹으며 서로 눈을 맞추며 소곤거린다. 누군가는 혼자 앉아 책을 보거나 영화 안내문을 읽기도 한다. 우두커니 창가에 기대어 오직 영화 볼 시간만 기다리는 모습은 가장 확실한 목적성의 모습이 아닐지. 영화를 통한 인간관계를 위한 연인이나 친구들, 모녀, 모자간들이 있는가 영화 한 편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려는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역시 내 앞자리에 앉아서 머리를 맞대고 속삭이며 영화를 보는 젊은 연인의 뒷모습은 이쁘다. 그러나 영화 집중에 가끔씩 방해가 된다. 가볍고 즐거운 내용의 이야기인 것이 그나마 다행인 건가. 암튼 이야기가 옆 길로 샜지만 이런 영화 외적인 것들도 내겐 영화보기에 포함된다.


질 를르슈가 감독은 영화배우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영화 <세라비, 이것이 인생> 이 영화는 보고 싶은 영화다.

이번의 영화는 첫 단독 각본과 연출을 맡아서 해냈다. 그리고 배우 기욤까네는 한 달여 전에 보았던 영화 '논-픽션'에도 출연했었는데 연달아 그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이번엔 영화 스포일러보다는 그 주변적인 이야기를 더 할 생각으로 이렇게 주저리 하고 있다.


경제위기에 처한 우리들도 이해할만한 사람들의 모습,

직장에서 밀려나고 가정에서 외면당한 사람들이 어느 날 뭉치게 된다. 수영장 모집에 신청한 것을 계기로 오합지졸의 중년의 남성들이 싱크로나이즈 수영대회 도전을 꿈꾼다. 또 다른 어벤저스가 시작된다. 물론 미숙하고 실수투성이지만 그 과정에서 웃음을 주고 아릿하게 응원을 하게 된다.


훈련 중에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찰지게 등짝을 후려치고 거칠게 야단을 치는 열혈코치 아만다의 장면이 나올 때마다 모두들 크게 웃어댄다. 빵빵 터진다. 그게 통쾌해서인지 대리만족인지 정말 상황이 재미있어서인지 모르겠다. 조금 의아하다가 그걸 따지지 말고 나도 재미있는 영화로만 봐야지 생각해 버린다.  


영화 보면서 간간히 웃음 포인트가 있고 안쓰럽다가도 과연 어떤 결말일지 미리 생각하게 된다. 물론 모두들 예상하는 결과일 수는 있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툭탁거리며 성장해 나가며 발전의 방식들을 찾아간다. 각자 가족 간의 사랑이나 부부간의 위기극복의 모습도 빠지지 않는다.

   

인생의 낙오자들이 어벤저스로 거듭나며 들판에 내리는 멋진 일몰을 함께 바라보는 모습은 기분 좋은 장면이다. 누구의 삶이라도 언제나 해피엔딩이기를 바라는 요즘의 내 마음이 너무 티 나나? 







http://bravo.etoday.co.kr/view/atc_view.php?varAtcId=1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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