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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Jul 11. 2019

한 여름밤의 로코 영화. 롱샷~

웃음 팡팡, 유쾌해 지기






이제 본격 더위다. 거리에 나서면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난다. 이럴 때 심각하고 복잡하게 엉킨 이야기를 골치 아프게 풀어가는 영화는 사양한다. 웃을까 말까 점잖빼다 슬그머니 웃어주는 영화도 별로다. 아무 생각 없이 한바탕 웃어주기. 간간히 웃음폭탄이 기다리고 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그뿐일까.

배우들의 맞춤 연기도 찰지다.

로맨틱 코미디가 한 물 갔다고 누가 말하나. 재미없고 팍팍한 세상에 가끔씩 이런 영화 한 편쯤 만들어서 웃겨주어야 한다. 어떤 포인트에서 굴러야 하는지 어떤 몸짓과 말투를 해야 하는지 아는 연기는 그저 가볍게 무심히 웃음을 준다.


코믹 연기로 잘 알려진 세스 로건(프레드)은 신념이 중요한 기자 캐릭터다.

그런데 몸담고 있던 언론사가 자신의 가치관과 다른 미디어 기업에 통합되자 사표를 던진다. 백수가 되었다. 그런 프레드가 친구 따라갔던 파티에서 20년 전 자신의 베이비 시터이자 첫사랑인 누나 샬롯을 만난다. 


샬롯은 미국 국무장관이다.

그리고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다. 샤를리즈 테런이 연기했는데 당당하고 똑부러진 커리어 우먼의 매력을 뿜뿜 뿜어낸다. 그럼에도 코믹 연기를 완벽 소화시킨다. 그녀가 실직 기자인 프레디를 자신의 연설문 작성자로 채용하면서 이야기가 널뛰듯 아슬아슬한 즐거움을 능청맞고 유쾌하게 발산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코믹한 모습의 두 남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프레디와 세련되고 멋진 샬롯이 상상불가 케미를 보여주니 시종일관 흥미롭다. 굳이 의미 깊은 메시지와 고급스러운 코미디를 기대할 것 까지야... 가끔은 가볍게 웃자.


전편에 기상천외의 엉뚱함과 재치가 넘치지만 군데군데 현실감 없는 전개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것으로 덮어줄 수 있다. 너그럽게 상쇄시켜줄 만하다. 지루함 없이 빠른 진행은 킬링타임용으로도 좋다. 앞자리에 앉은 젊은 커플들은 수시로 빵빵 터진다. 아이들 말대로라면 핵꿀잼인 모양.



그럼에도 선거유세 장면에서 생각해 볼 몇 가지를 노출시킨다.

샬롯 역의 샤를리즈 테런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남자 때문에 자신의 야망을 던져버리지 않는 모습이 많은 현대 여성을 대변한다" 고 했듯이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이 문제란 것이 이 영화에 스며있다. 그리고 종교, 인종차별, 보수언론과 결탁한 대통령... 에 대한 날카로운 정치 풍자적 비판 메시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결국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프레디와 샬롯은 끝까지 신선한 결말을 유지한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입꼬리가 내려오지 않는다. 유쾌한 여름밤이다.









https://youtu.be/k2 C5 TjS2 sh4   It Must Have Been Love // 영화 속에서 자주 들려오던 노래





http://bravo.etoday.co.kr/view/atc_view.php?varAtcId=11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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