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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 Sound of Music ♪~

그해 시월에 난,

by 리즈




이른 아침에 프라하 발 비행기로 한 시간여 만에 도착한 뮌헨,
곧바로 예약해둔 호텔에 짐을 맡기고 그 아침 새벽 공기 가득한 뮌헨 중앙역으로 가서 짤츠행 기차에 오른 것은
여행의 설렘도, 피곤한 여행객들의 단잠도 함께 했다. 그리고 짤츠부르크로 향해 달리는 창 밖의 늦가을 정취도.


차창 밖으로 쭈욱 이어지는 풍경들...


잘츠부르크 중앙역에 도착,



사랑하는 연인들의 조우가 있는 역 앞의 풍경,
아름다운 청춘~

어디쯤일까...

' 모차르트 '와,
영화 ' 사운드 오브 뮤직 '이 먼저 떠오르는 잘츠부르크.
마리아와 트랩 대령의 아이들이 부르던 건강하고 생기 넘치던 요들송이 청량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17세기 바로크 양식으로 꾸며진 < 미라벨 정원 >
중앙역에서 라이너 길을 따라 가끔씩 한 두 방울 씩 뿌리는 비를 맞으러 10분 정도 걸어가면 나타났다.



제각기 다른 모습의 7명의 아이들과 마리아가 도레미송을 부르며 달리던 곳에 가을 낙엽이 비에 젖어 있다.

엄격하고 깐깐한 트랩 대령과 대립하던 초반과는 달리 그를 사모하는 마음이 생겼지만 이미 그에게는 백작부인이 있었고, 아픈 마음에 마리아는 수녀원으로 돌아갔지만 대령과 아이들, 그리고 마리아. 서로의 그리움이 넘치던 정경과 대비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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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학적으로 가꾸어진 아름다운 정원과 그리스 신화의 내용에 따른 분수와 많은 조각상들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미라벨 성은 이곳의 주교가 사랑하는 연인 살로메를 위해 건축한 것으로 성직자는 결혼할 수 없다는 법을 어기며 사랑한 주교는 정치의 희생양이 되고 살로메도 쫓겨나는 슬픈 이야기가 있는 곳. 훗날 모차르트가 당시의 주교를 위해서 연주를 하기도 했다는 곳.

멀리 호엔잘츠부르크 성이 보인다.
트랩 대령의 아이들이 마리아를 찾아갔던 곳.


그 성을 가려면 건너야 하는 강 위의 다리를 시원하게 가랑비를 맞으며 걸었다. 우산 쓴 사람이 아무도 없다. 도대체 사람들은 비가 오거나 말거나 개의치 않고 걷고, 웃고, 서서 이야기하고, 입 맞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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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의 중심가인 게 트라이 데이 거리. 양 옆으로 카페와 상점들이 쭈욱 이어져 있는데 이곳의 간판들이 멋스러움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생가가 눈 앞에 있다. 들어가 조용히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모자가 그려져 있는 멋진 간판, 물론 모자를 팔고 있고 술병이 그려져 있거나 신발이 그려져 있다. 멋진 카페 분위기의 표시, 가게마다 무엇을 파는 곳인지를 말해주는 장식을 걸어놓았고 그 디자인들이 가히 예술작품들이어서 이미 명물이 되어 있는 곳.

그 옛날에 글을 모르는 백성들이 가게를 제대로 찾아가게 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것인데 그 디자인들이 가히 예술작품들이어서 이미 명물이 되어 있는 곳, 쇼윈도의 전시물이나 건물 하나하나의 창문까지도 아. 름. 답. 다...


야외 노천카페에 앉아 비 내리는 짤츠의 거리를 바라보는 노부부


호엔 잘츠부르크 성이 안개비 속에 묻혀있다.


짤츠성에 올라서
둘러보고,
내려다 보고.

짤츠에 내가 있음을 느끼게 하던 곳...

슈베르트가 이곳에 와서 우물 앞 보리수가 몇 그루 있던 성을 기억하며 만들었다는 노래..
♪~ 성 문 앞 우물곁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 단 꿈을 보았네.~~..♩♪♬

슈베르트도 모차르트도 이 아름다운 곳에서 예술가의 영혼을 살찌운 공기 속을 걸어 다녔던 시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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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죄가 아니다...
수녀원장이 전해주던 용기에 영화를 보면서 안도하며 보던 적이 있었다.
마리아와 트랩 대령의 사랑고백과 결혼, 행복해하던 7명의 아이들,

그러나 2차 대전, 나치 반대주의자인 트랩 대령의 참전 명령의 압력에 거부하며 탈출 시도했으나 게슈타포에게 발각되지만 음악회 가는 길이라며 위기 모면,

음악회에서 트랩 대령이 부르던 에델바이스,
조국의 현실을 생각하며 목이 메던 끝부분에서 마리아와 아이들이 나와서 노래를 도와주던 장면,
그리고 관객들도 모두 함께 따라 합창이 되는 장면에서 나도 목이 메고 눈물이 났었지...
공연 심사할 때 수녀들은 독일군 자동차의 바람을 빼놓았고
마리아와 트랩 대령, 7명의 아이들은 무사히 탈출
그 들 앞에 펼쳐지는 청정하고 푸른 대자연~~~

아~~~
끝나면서 행복했던 영화였다.
Sound of Music ♪~


https://youtu.be/CI7hQEfwYc8





산으로 에워싼 잘츠부르크가 한눈에 보이는 호엔잘츠부르크 성으로 가는 길은 케이블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걷기만 하는 여행은 때로 피곤을 부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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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음악을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들이 눈에 들어오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과 , 알 수 없는 놀이(?)에 열중하거나 전통복장을 입고 오가며 제 할 일들을 해내는 모습들. 자기들만의 일에 몰두한 모습들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야외 카페엔 하루를 즐기는 사람들의 평화로운 모습이 그림 같다.

참,
성 위에서 한국인 유학생 커플들을 만났었다.
"두 분을 만나서 너무나 감격스러워요.
저.. 세종대왕님을 사랑하거든요.
예기치 못한 곳에서 우리말이 들려오니 이렇게 행복할 수가요~ "

건강하고 밝은 남학생의 너스레를 들으며 잠깐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 이 먼 곳까지 와서 꿈을 향한 날들을 지내고 있는 아이들이 짠하면서도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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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짤츠에 머무는 동안 잠깐 멈춰주었던 비가 성을 내려와 중앙역으로 가는 길에 다시 쏟아지기 시작했다.고전적이고 차분한 행복이 넘실대는 도시의 이미지에 걸맞은 날씨라고 내 마음대로 해석해 보았다. 앞으로 짤즈는 내게 비 내리던 풍경과 함께 늘 오버랩될 것이다.

이 도시 사람들의 음악적 향취처럼 차창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도 도도하다. 잘츠부르크를 떠나는 기차 차창 밖으로는 영화보다도 더 아름다운 전원풍경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나는 뮌헨으로 달리는 기차 안에서 간간히 조을며 모차르트의 마음의 고향을 꿈속에서 거닐기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어느새 이렇게 추억이 되고 있는 그 날 하루 속으로 들어가 보는 미친 짓도 가끔 한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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