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즈 Aug 14. 2016

화담숲의 여름




수국이 한창일 때 한 번 보러 가야지 하다가 때를 놓쳤다.
늦은감은 있지만 그래도 나서보자며 간 곳이 화담숲이다.
아침 8시에 출발하니 출근시간대를 지나고 있어서인지 길도 막히지 않고 한 시간 여 달려 도착.
하늘은 더없이 맑다.
쨍쨍 내리쬐는 햇볕은 이미 땀을 흘리게 하지만.

입장료 9000원이라면 다른 테마파크나 식물원들에 비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그만큼 보여주는 게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LG재단에서 공익사업으로 운영하는 곳이어서인지 초반부터 잘 관리된 모습을 보여준다.
식물이나 곤충 등을 테마별로 수집 전시하고 있어서 마음껏 구경할 거리들을 도처에서 볼 수 있었다.
또한 곳곳에 안내원이 배치되어 산책길 코스 선택이나 식물에 관한 질문에 도움을 주는 친절함도 있다. 

시작부터 더위에 지치는 날이다. 
그런데도 아름다운 자연생태의 다양한 면면들을 볼 수 있게 하는 건 감동이고 고마운 일.

이렇게 더운 날 걷기 싫은 사람은 모노레일을 탈 수가 있다. 4000원~
꿋꿋하게 걸어보기로 한다. 
숲인데도 비 오듯 땀을 흘린다. 정상까지 걸어올라 가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되고 내려오는데도 한 시간,
그렇게 두 시간 걸리는데 우리 일행은 사진을 찍느라 내려오니 4시간 정도 걸렸다. 휴~

그런데  꼭대기까지 데크가 완만하게 이어져있어서 산책하기엔 더없이 편안하다.
비록  인공적으로 조성되어 있어도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자연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무더위만 아니면 편안하게 힐링 숲을 거니는 건강한 기분이 참 좋을 듯하다. 
일행들과 늦은 가을에 다시 와야겠다는 얘기를 했다.
가을의 절정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 분명하니~ㅎ 

온몸은 땀으로 젖어있고 모자 썼던 머리도 마치 땀으로 머리 감은 듯하다.
아래로 내려와 매점에서 생수 한 병씩 사서 단숨에 들이켜도 더위는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내려오니 세 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배가 고프다.

거길 내려와 당연히 곤지암의 유명한 소머리국밥집을 찾았다.
배연정 소머리국밥집 옆의 최미자 소머리국밥집으로. 원조라니까.ㅎ~
고기가 꽤 많이 얹혀 있다. 국밥 한 그릇의 행복을 만끽한다.
허기진 사람들의 신나던 식사시간~ 최고의 맛이다.

돌아오며 이야기한다.
서늘한 만추 지절에 다시 오자~~~ 


*
*
*



입구에 들어서니
이끼계곡에서 다람쥐가 반긴다.






















약속의 다리라고 한다.
어딜 가나 자물쇠 걸어놓고 사랑을 약속하는 게 유행인가. 저 끄트머리엔 우체통까지.


모노레일이 달린다.
걷지 않고 유람하듯 천천히 달리며 편안히 화담숲을 내려다보는 재미도 나름대로 뭐...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그 옆에서 사랑을 주고받던 한국문학의 한 장면이 연상된다.


초입부터 산꼭대기까지 이루어진 데크는 걷기에 좋은 환경을 이루어 놓았다.
자연을 닮은 합성목재여서 걸으면서도 무리가 없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 올라가도 될 만큼 완만하여 누구라도 즐길 수 있게 해놓은 점,
칭찬할 만하다.

젊은 연인들의 뒷모습이 이쁘다.



그렇게 올라오다가 중간에 쉬면서 땀도 닦고 배낭에 담아온 도시락이나 과일 들의 간식을 먹어도 좋겠다.
중간중간에 마련된 벤치나 탁자에 앉아 맛나게 소풍 나온 듯 즐기는 사람들을 본다. 




수목원에 꽃과 나무, 연못, 폭포....
그뿐인가.
온갖 곤충들이 자연을 누리며 살고 있다.


꽃과 나비와 벌들이 그들의 세상인 듯 
편안히(?) 살고 있더라~


초록의 숲에서 행복해 보이네?~


소담한 꽃이 있어 함께 더 행복하길...


올라가면서 곳곳에 폭포들이 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트라이포트를 가져가지 않아서 
그냥 손각대로 아무렇게나 찰칵~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자라나고 꽃을 피워내는 길가의 꽃들...

거의 다 올라갈 무렵에 자작나무 숲이 있다.
아직은 어려서 나무가 가느다랗고 지지대를 받치고 있어서 숲이 이쁘지는 않다.
적어도 5년, 아니 10년쯤 지나면 제법 자작나무 숲의 멋을 보여줄 거란 생각을 해 본다.  


41만 평의 수목원에 일일이 말할 수 없을 만큼의 꽃천지인데 이렇게 한 장으로 끝내기로 한다.
찍어온 꽃은 무수히 많지만 언제 다 일일이 올리느냐고...



드디어 산 꼭대기에 올라 하이앵글로 한 장~

하늘과 숲과 멀리 곤지암 스키장과 평화로운 수목원이 내 가슴으로 들어온다.
아름다운 세상이다.






















여기서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가도 된다.


     

아이야,
늘 곁에서 손잡아 줄게~


걸어내려가며 다시 또 보지 못했던 연못도 만나고 꽃도 나무도 곤충도 폭포도 쉬어갈 곳도 만난다.
올라갈 때와는 달리 보인다. 그리고 다 져버린 줄 알았던 수국이 군데군데 남아있어서 땡큐다. 
내가 좋아하는 푸른 수국도~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詩. 고은

괜히 혼자 웃었다.


숲에서 보낸 여름 한나절,
돌아와 다시 이렇게 그 시간을 생각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치지 않고서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