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여의도, 밤섬, 서래섬, 세빛섬 그리고 이젠 사라진 난지도... 그리고 ‘백로가 노닐던 징검돌’이라는 이름의 <노들섬>이 한강 위에 두둥실 자리 잡고 있다.
노들섬은 1950년대까지는 중지도(中之島)라고 불렸던 섬이다. 현재 행정 구역상 용산구의 눈부신 도심 속에 위치해 있지만 예전에는 갈대가 가득했던 모래밭이었다고 한다.
<1795년(정조 19)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 씨와 함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찾아 수원 화성으로 행차하는 모습을 그린 8폭짜리 〈화성능행도〉(華城陵幸圖)에도 노들섬이 등장한다.>-퍼옴
그 오랜 세월의 부침을 지나면서 2019년 도심 속 자연의 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 제법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고 잘 어우러지도록 나지막이 만들어져서 사람들이 그 섬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 이젠 그 작은 섬이 다양한 복합 문화시설로 거듭나 시민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천천히 자리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Nodeul Island
노들섬에 들기 전까지는 깜박 잊고 있었다.
그 유명한 노래 가사의 섬이라는 것을.
노들강변 봄버들 휘늘어진 가지에다가/무정세월 한 허리를 칭칭 동여 매어나 볼까/에헤요 봄버들도 못 믿으리로다/ 푸르른 저기 저 물만 흘러 흘러서 가노라//♪~
노들강변 백사장 모래마다 밟은 자국/만고풍상 비바람에 몇 번이나 지어 갔나/에헤요 백사장도 못 믿으리로다/푸르른 저기 저 물만 흘러 흘러서 가노라//♩~
노들강변 푸른 물 네가 무슨 망령으로/재자가인 아까운 몸 몇몇이나 데려갔나/에헤요 네가 진정 마을을 돌려서/이 세상 쌓인 한이나 두둥 싣고서 가거라//♬~
새롭게 조성된 노들섬은 친구를 만나기 좋은 곳이다.
버스나 지하철로도 접근이 쉽다.
자동차는 이촌역 인근 한강 공영 주차장을 이용해도 된다.
서울의 거의 중심지에 위치해서 만남의 장소로 더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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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친구는 벤치에 앉아 카메라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노들강변을 한 바퀴 돌면서 두런두런 밀린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진도 찍으며 여기저기 들여다 보기도 하면서 한 시간 이상 천천히 걸었다. 바람과 햇살이 가득하다. 군데군데 각종 문화공간 들러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노들 서가에 들어가 커피 마시며 보냈던 차분하고 여유롭던 시간들.
아직은 찬 기운이 훅~
가끔씩 노들강변의 강바람 앞에 서서 한가롭게 풍경을 즐기면 된다.
곧 봄버들 휘늘어진 봄볕 아래서 푸릇푸릇해져 가는 노들강변을 걸을 날이 눈 앞에 와 있다.
멀리 한강 철교 위엔 또 다른 사람들을 실은 기차가 달린다.
그 풍경 속에서 한강을 옆에 두고 걸으며
세상 소음의 방해 없이 이리저리 엉켜진 복잡한 마음을 나눌 수 있다.
도심 속에 자연과 라이브 공연이 있고 커피가 있고 책이 있다.
운동삼아 노들강변을 걸을 수 있어서 좋고 연인들에게도 더없이 자연스럽다.
아직은 공기가 가 차지만 상쾌하다.
한가한 선착장 건너 가끔씩 강 위로 보트가 쏜살같이 지나가곤 한다.
강변을 한 바퀴 돌다 보면 노들섬 남단에 한강 결빙 관측장소 표지석이 있다.
1906년 이래 정부에서 한강의 결빙상태를 확인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군데군데 오래 전의 이야기들이 나타나서 의미 있다.
여유롭게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둘이 자연 속에서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싶을 때,
그리고 여럿이 누리기도 좋은 곳.
걷다 보면 강가에 앉아 내면의 대화가 오가는 듯한 우리네들의 뒷모습을 본다.
광장 오른쪽의 노들 서가에 들어가 본다.
<읽고, 쓰고, 만드는 모든 마음이 모인 책문화 생산자의 플랫폼 노들 서가>라고 소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