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 작은 마을에서 보낸 하루,
울릉공

호주 여행의 잔잔한 기억

by 리즈







내게 기차여행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 여행이어서 늘 마음만 먹다가 말곤 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우선 자동차를 몰고 나가는 게 쉽다 보니 더욱 그랬다.

그러다 보니 특이하게도 국내에서는 거의 해보지 못하는 기차여행을 번번이 해외여행 중에 하곤 한다. 뮌헨에서 잘츠부르크로, 프랑크부르크에서 로맨틱가도로, 또 파리에서도 그랬고, 비엔나에서 부다페스트로,
일본에서는 북해도나 하코다테에서도 그랬고, 교토나 고베 등등... 숱한 기차여행을 해외에서 한 셈이다.

이번 시드니 여행에서도 두 번 정도의 기차여행을 했다.
그중 동화 속의 작은 마을 울릉공(Wollongong)을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해서 시드니 센트럴 역에 갔더니 아침 찬바람에 한기가 온몸으로 엄습한다. 8월 중순이면 거긴 아직 겨울이다.

울릉공 역으로 향하는 시티레일은 남쪽으로 80Km 정도 달려서 약 두 시간쯤 걸리는데 차창 밖의 겨울 풍경이 우리나라의 늦가을의 풍경으로 차분하고 맑다.


차츰 울릉공이란 안내 글자와 그림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
기차가 역에 정거하자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기에 당연히 울릉공이란 생각에 우리도 따라 내렸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가는 방향으로 무심코 가다 보니 젊은 아이들이 모두 어느 버스에 오르고 있었고, 그제야 자세히 살펴보니 그건 등교하는 울릉공 대학교 스쿨버스였다. 우리가 한 정거장 먼저 내린 것이다.

아차, 어쩌지?...
그때 당황하는 우리 표정을 읽은 후덕해 보이는 아줌마 운전기사가 내려오더니 우리 부부에게 자기네 스쿨버스에 타라고 한다. 그리고 중간에 내려서 그린색 셔틀버스가 있을 테니 이용하면 된다면서. 무조건 땡큐다. 젊은 대학생들로 가득 찬 울릉공대학 스쿨버스에 학생이 아닌 단 두 명의 우리 한국인 부부를 태운 버스 덕분에 목적지인 울릉공에 무사히 도착. 지금도 가끔씩 떠오르는 고마운 여행의 기억이다.

저 멀리 등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넓고 화려하진 않지만 정겨움이 느껴지는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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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을 위해서,
사색의 시간이 필요해서,
행복한 대화를 위해서......
그들이 거기에 와 있다.


갈매기가 사람과 같이 놀아주는 곳,
낮은 파도가 마음을 위로하는 곳,
바람이 좋아서 맑은 날에는 행글라이딩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
시드니의 명물인 오페라하우스의 화려함이나 거대한 하버브리지만큼 대단하지는 않아도 여행자를 편안하게 해주는 정감 있는 곳이 바로 울릉공이다.
요즘엔 우리나라 사람들이 신혼여행지로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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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그들과 절로 동지의식이 생긴다.
여유롭게 바다를 향해 벤치에 앉아 겨울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그 시간을 편안히 누렸다.

아마도 그 시간들을 다시 누리기는 어렵겠지만,
삶이 고단하거나 숨 차오를 때 가끔씩 그 시간들을 떠올리며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다면 이날 울릉공에서의 하루는 값진 날이라 할 수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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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longong,

이번 여행의 순서대로 가 아닌,
두서없는 포스팅에서 울릉공을 먼저 떠올린 것은 것은 다만 오늘 가라앉은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그 바닷가에 반짝거리던 햇살만큼 따사롭던 울릉공역 부근의 카페에서 마셨던 커피 한 잔의 따뜻함이 오늘 문득 그립기도 한 가을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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