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며
여행 중에 카카오스토리에 틈틈이 메모처럼 적어두었던 짤막한 이야기를
이곳에 그대로 기록해 둔다.
평소엔 자동차 또는 버스나 지하철이 거의 내 교통수단의 대부분이었는데 이렇게 북유럽 쪽으로 나와서 비로소 골고루 이용해 본다.
마치 동화 속에서 거닐다 온듯한 착각을 하게 했던 에스토니아의 탈린을 떠나 밤바다 위를 달리던 헬싱키행 페리 이후, 새벽 공기 가득한 헬싱키 중앙역의 신비로운 여명 속에서 열차를 타고 러시아에 입성.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할 때까지 기차를 타고 오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자작나무 숲을 지나왔다.
어릴 적 톨스토이 소설에서 영화 닥터지바고에서나 보았던 자작나무 숲을 차창 밖을 통해 원 없이 보면서 혼자서 잠깐 추억놀이를 하기도 했다. 십 대와 이십 대의 내 모습을 참 멀리도 나와서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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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후 잠깐 쉬는 동안 대낮처럼 환한 북유럽의 오후(?)에 올려보는 놀이, 백야현상으로 아직도 한낮처럼 긴 하루를 즐기는 중이다.
*친구의 댓글 하나~
- 원 없이 본 자작나무 숲의 정기를 만빵 받은 그대!
덩달아 행복합네다.
- 러시아 횡단 열차,
너저럼 영화 속에서나 얼마 전 지인이 보내 준 40분짜리 카톡 영상으로 보았다.
그곳에 함께 하고 있는 남편님께
감사하단 말 한마디 애교 있게 날려 보시라~~~
이미 했으려나...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