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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Jun 13. 2020

남도 땅  신안, 목포에 가거들랑~

천사대교를 지나 신안 12 사도 순례길 가는 중 








요즘은 무언가 강조를 하거나 한껏 좋으면 같은 단어를 반복하는 어법을 사용하는걸 흔하게 본다. 여성스럽다 하여 여자여자스럽다고도 말한다. 여름이 한창인 숲을 보며 초록초록하다, 분홍으로 꾸민 모습을 핑크핑크 하다고 표현한다. 보랏빛으로 물들인 섬이 있다. 이럴 때 당연히 보라보라 하다 라고 할 수 있겠다. 


신안의 박지도와 반월도는 최근 섬 전체가 온통 보라색으로 뒤덮인 섬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이곳을 가기 위해 목포역에서 버스로 이동해서 천사 대교를 건넌다. 목포시와 신안군을 잇는 천사 대교는 2019년 4월에 개통되었다. 이 다리가 이 지역 사람들의 생활은 물론이고 여행자들의 신속하고 여유로운 이동을 돕는다. 다리 명칭은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신안군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이름이다.



▶ 안좌면의 반월 박지도, 퍼플 섬

11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안좌면의 작은 섬 박지도에 도착하니 눈 앞이 온통 보랏빛이다. 할머니가 쉬고 있는 정자의 지붕도, 표지판이나 안내 광고판도, 공중전화 부스도, 동네 길의 바닥도, 물 위에 떠 있던 작은 배와 섬 쓰레기를 버리는 차량까지... 정말 동화 속 같은 퍼플 섬이다. 


무엇보다도 길게 이어지는 목교 퍼플교를 건너봐야 한다. 안좌도 두리 섬에서 박지도까지 그리고 반월도까지 총 1,460m로 이어진 다리다. 다리를 건너면 바가지를 닮았다는 섬 박지도, 이곳에 유명한 보랏빛 라벤더 정원이 있지만 이미 시기가 지나서 들러보지 못했다. 그리고 반월도가 이어지는데 다리가 마저 완공되면 한 바퀴 빙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반월 박지도-전남 신안군 안좌면 박지리/ 061-271-3330  



▶ 김환기 화백의 고택

퍼플 섬을 나와 멀지 않은 곳에 김환기 화백의 고택이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의 화가다. 안좌면 마을 안쪽에 위치해 있으나 길 가 도로변이어서 들어가 보기 쉽다. 안채와 화실이 있는데 돌아보며 방학이면 내려와 그림을 그렸다는 화가의 옛 모습을 떠올려 볼 만하다.


화면 가득 푸른빛을 채우는 것은 아마 고향의 푸른 바다와 하늘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작은 섬 안좌도와 갯벌과 바다 바람이 만들어 낸 그의 감수성이 예술로 표현되었을 것이다.


예술가의 정갈한 목조 기와집이 조용히 앉혀져 있는 섬.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서양화가 김환기 화백의 옛 시절과 그림을 향한 열정을 인문학적으로 느껴볼 시간이다. 그의 작품세계와 그의 곁은 지켰던 김향안 여사와의 사랑과 열정과 예술혼의 바탕이 여기에 있었다.


*중요 민속문화재  제251호 // 전남 신안군 안좌면 읍동리 955번지 외 1필지



▶ 암태도 소작 항쟁 기념탑

김환기 화백의 고택 바로 맞은편에 암태도 소작인 항쟁 기념탑이 있으니 들러봐야 한다.

일제 강점기 일제의 비호를 받던 땅 주인들에게 소작인들이 맞서 승리한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일제는 농민들을 공갈 협박 등 다양한 죄목으로 구속하고 심하게 탄압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지역 농민들의 항거는 우리나라 농민운동의 큰 획을 그은 소작쟁의였다. 그 배경이 된 암태도에 세운 탑이 소작 항쟁 기념탑이다


*전남 신안군 암태면 단고리 542-1




▶ 동백꽃 파마의 노부부 벽화

이제  이동하는 길에 빠드릴 수 없는 벽화가 있으니 길 가다가 멈출 수밖에 없다. 바로 '동백꽃 파마'를 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그린 벽화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명소가 된 것이다. 


지나면서 볼 때는 파마머리를 한 노부부인데 다가가 보면 담벼락 안에서 자라는 동백나무가 머리 위에 얹혀 있는 모양이다. 재미있고 정겨운 벽화 덕에 천사 대교 개통과 함께 암태도 최고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아마 인자하고 편안한 모습이 서로 닮아 더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을 것 같다. 평생을 사이좋게 잘 살아온 노부부의 얼굴이다.


*전남 신안군 암태면 기동리   



▶ 여인송이 기다리는 분계해수욕장

이제 여름이다. 해변을 찾는 계절이다. 자은도 끝자락에 위치한 해변은 산으로 둘러싸여서 아늑하다. 조용한 피서를 원한다면 바다도 잔잔하고 적당한 곳일 듯하다. 


특히 소나무 숲이 운치 있는데 그 숲 속에 여인송이 있다. 여인이 기품 있게 몸매를 드러냈다고 해서 관심을 끈다. 나무 주변이나 발아래 자잘한 꽃이 피어나 더욱 예쁜 곳이다.


*전남 신안군 자은면 백산리   



▶ 신안 섬 수석 정원

다시 압해도를 향해 달리는 길에 잠깐 멈추었다. 수석 정원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기암괴석과 폭포, 무수한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지역사회의 환경이나 관광사업을 위해 새로운 개발을 하고 많은 노동력들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본다. 그리하여 날마다 아름다운 나라로 거듭나는 것이 아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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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교통편

목포역에서 천사 대교를 건너

압해도 송공선착장에서 배편을 통해

대기점도에 도착,


그리고

12 사도 순례길 걷기를 마쳤다.

https://brunch.co.kr/@hsleey0yb/562


돌아올 때는 목포역에서 서울행 Ktx를 탄다.

이 짧은 과정에서 목포의 맛과 즐거움과 함께

여러 가지의 교통편을 경험했다.

'여객선'을 타고

'요트투어'와

'목포 해상 케이블카',

'버스'

그리고 서울행 'KTX'




먼저 오전 10:32분발 송공항행 천사 아일랜드호에 승선을 하기 위해 대기점도 선착장에서 기다렸지만 해무와 물때 사정에 따라 예정시간보다  50분 늦추어졌다. 섬에서는 자연의 변화에 따라 변동되는 것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12 사도 중에서 베드로의 집이 위치해 있어서 선착장에서 사진도 찍고 갯벌에 물이 차오를 는 것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대기 점도를 떠나는 배를 타고 송공항을 향해 달리는 바닷길에 천사 대교가 오래오래 눈에 들어온다. 길기도 하다. 길이 7.22km의 길이로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긴 다리이다. 천사 대교 덕분에 쉽게 섬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침 점심때가 되어서 송공항 선착장 부근에서 낙지 연포탕으로 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목포행의 교통편으로 암태도 오도선착장에서 1004 섬 세일링 요트 투어를 하기로 했다. 하늘도 맑아졌고 바람도 좋고 햇살도 적당히 뜨겁다. 승선 인원이 47명까지 가능하고 중앙홀에는 숙식 가능한 시설과 즐길거리도 갖추어져 있다. 요트투어로는 기본 투어. 낙조 투어. 야경투어가 있었다. 살다가 가끔은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가족이나 모임, 또는 자신에게 이런 시간을 한 번씩 선물해보면 좋을 듯하다.  



목포에 도착해서 KTX를 타기 전 남은 몇 시간은 바로 목포해상 케이블카를 타고 높은 공중에서 목포 구경을 하기로 했다. 고하도 승강장으로 이동. 이 케이블카는 두 가지로 나뉘어 있다. 일반 캐빈이 있고, 크리스털 캐빈은 바닥이 투명해서 발밑으로 숲과 바다와 목포 시내를 볼 수 있는 짜릿함을 누릴 수 있다. 목포 원도심과 다도해상이 한눈에 즐긴다. 스테이션은 세 번 있어서 원하는 곳에서 내리면 된다.


내리려는 마지막 지점쯤에서 멀리 누워있는 세월호가 보여서 갑자기 마음이 아릿했다. 왕복 티켓으로 유달산에서 내렸다. 전망대에 오르는데 길은 가파르고 날씨는 더워서 기진맥진했다. 그러나 기어이 전망대에 올랐으므로 또 다른 목포 풍경을 기억하게 되었다.  



예매한 서울행 KTX를 타려면 한 시간 반 정도 여유가 있다. 땀을 많이 흘리고 기운을 뺐더니 목포의 저녁 밥상을 받아놓고 입맛이 돌지 않는다. 그러나 역시 목포의 해산물은 신선하다. 소라와 생선회도 쫄깃, 특히 낙지를 돌돌 말은 낙지 호롱이 입맛을 살린다. 홍어삼합은 아직도 적응되지 않아 다음에 도전하기로.  



숨 가쁜 이틀이었지만 천사 대교 덕분에 시간 단축을 도왔고

남도 땅

목포,

신안, 

이곳이

내게 뜨겁게 기억될 초여름의 1박 2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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