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마을에 가면 흔히 방풍림을 보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 가 본 장항 송림마을 솔바람 숲의 방풍림은 산림욕장 내에 있는 27ha 규모의 곰솔 군락지다. 엄청난 규모다. 뿐만 아니라 울창한 숲길을 걷다 보면 수령 50년 이상의 해송이 하늘을 가려서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 국가 산림문화 자산으로 지정된 솔바람 숲을 따라 길이 이리저리 여러 갈래로 나 있다. '해찬솔'이라 불리는 고즈넉한 산책길은 해안가까지 이어진다.
특히 해송 아래엔 현재 송엽국이 이쁘게 피어나 있다. 그런데 송림 아래에 여름이 끝날 무렵이면 온통 맥문동이 피어난다고 한다. 성주나 경주 황성공원 등의 맥문동 군락지는 잘 알고 있으나 장항 솔밭 아래 맥문동은 가을에 꼭 다시 와서 보고 싶다.
해솔 밭 산책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 기벌포 장항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있다. 체온 체크와 손 소독 후에 오른 스카이워크는 발아래가 훤히 다 보이는 강화유리가 아니어서 겁날 일은 없다. 그러나 15m의 높은 상공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상쾌한 시간 속에 서는 것은 멋진 일이다.
이곳 이름이 기벌포 해전 전망대인데 백제의 마지막 해전지였던 곳이다.
발아래로 해송림이 있고 서천 바다 갯벌이 눈 앞에 있다. 멀리 서해 근대산업의 중흥을 이끌었던 장항제련소도 볼 수 있는 곳이다.
모래 갯벌에서 노니는 사람들과의 조화로움,
바다 끄트머리에서 배 한 척 지나가고 햇살이 반짝인다.
스카이워크를 뒤로 하고 나오면서 부러웠던 것은 바로 장항 오토캠핑장이었다.
캠핑카는 물론이고
군데군데 자리 잡은 텐트,
여유롭게 흔들리는 해먹 속으로 푹 파묻힌 아이들,
그 옆에 야외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휴식하고 있는 사람들,
부럽다.
코로나 19로 불편한 날들을 보내는 요즈음,
공기 밀도 걱정 없는 이렇게 널찍한 숲에 나와 크게 숨 한번 편이 쉬어 보는 것도 행복이다.
점심시간이다. 이름도 친근한 '실비식당'에서 먹었던 홍어탕엔 미나리도 푸짐, 홍어찜이나 삼합은 흔히 들어봤어도 홍어탕은 처음인데도 의외로 부담 없이 맛있다. 인정 많고 이웃 어른 같은 쥔장님의 인심 또한 감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