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리즈 Oct 18. 2021

술이 익어가는 느린 마을 산사원

가을 여행으로 이 보다 좋을 수 없다. 포천 술 익는 마을 산사원의 가을







가을볕이 딱 어울렸다. 두 팔 벌려 안아도 모자랄 커다란 술독 500여 개에 내려앉은 가을 햇살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쏟아지는 가을볕에 술이 익어가는 포천 산사원의 세월랑에 들면 느긋하게 계절의 풍류를 즐겨보고 싶은 마음이 불끈 솟는다.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풍성해지는 술독 사이를 걸으며 저만치 한시름 밀어내고 술향기만으로도 취하고픈 가을이다.




술과 가을이 함께 무르익어가는 풍경 속에서 하루쯤 보낼 수 있는 곳. 포천의 느린 마을 양조장 배상면주가는 다가가자마자 한적함으로 우선 차분해진다. 입구에 술박물관이 있지만 그곳을 지나 '느린 마을'이라는 문패가 높이 매달린 정원으로 먼저 마음이 간다.



약 4천 평 규모의 산사원에는 이곳의 상징과도 같은 항아리 행렬들이 맞아주고 있다. 전통주들의 숙성 공간 '세월랑'이다. 베보자기로 덮인 뚜껑 아래로 내려앉은 먼지가 햇볕 받아 유난히 선명하다. 희끗한 것은 옹기가 숨 쉬면서 배어 나온 가루 이기도해서 술 발효에 방해되지 않도록 일부러 닦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온갖 세월을 겪어낸 사람의 연륜을 헤아리듯 숙성되어 가는 술독의 먼지 또한 과정 속의 일부가 되는 듯 얼핏 생각해 본다.


산사원이라는 정원 이름은 산사나무의 정원이라는 뜻이었다. 한때 우리에게 많이 알려졌던 술 산사춘의 원료인 산사나무가 이곳의 곳곳에 심어져 있는데 수령이 무려 200년이라고 한다.   

    


한 켠의 풀밭 근처 '줄행랑'에는 1930년대 호남지역에서 실제로 사용하던 수동과 반자동의 양조 기계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 옛날 술이 만들어지던 모습과 술통을 매달고 배달하던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다.



산사원 저편으로 너른 정원이 펼쳐져 있다.  소쇄원의 광풍각을 본뜬 취선각이 숨은 듯 저쪽에 자리 잡고 있다. 느긋하게 산책하다가 멈추고 사방이 열린 취선각에 마냥 앉아있고 싶은 곳이다.



눈앞으로 2층 석조 누각이 멋스럽다. 위층의 우곡루에 올라 멀리 운악산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신선놀음하기 좋을 듯 하지만 아쉽게도 개방을 하지 않는다. 아래층의 한옥카페 다주헌(茶酒軒) 역시 열지 않는다.


바로 옆으로 경주 포석정을 본뜬 유상곡수가 있다. 술을 담은 잔배를 띄우고 그 사이 시 한 수를 쓰는 동안 연못 입구까지 1분 걸려 도착한다는 곳. 코로나19가 방문자의 만고시름 잊고 취해도 좋을 한나절 풍류를 온통 막아버린다. 쩝~



전통술에 빠질 수 없는 부재료 누룩 이야기를 살필 수 있는 부안당. 누룩의 미생물을 이용해서 술의 주원료 쌀과 곡류를 분해해서 알코올을 생성하는 과정...

한 줄기 빛으로 술의 향기와 맛을 내는 부안당의 누룩을 비춘다.



이제 그 과정들을 통해 만들어진 전통술을 빚어낸 우곡 배상면 선생의 양조 철학을 살피고 우리 술의 역사를 풀어낸 박물관의 전시관을 둘러보면 된다. 술 문화의 면면을 살피는 시간이다.



'찾아가는 양조장'은 지역의 우수 양조장을 대상지로 선정하여, 품질·환경 개선과 체험 프로그램 개발 및 홍보 마케팅 등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주관하는 전통주 유통·소비 활성화 정책 중 하나이다. 본 사업의 목적은 양조장 콘텐츠 다양화 및 차별화를 통해 양조장을 지역 관광명소로 가꿈으로써 국내외 전통주 산업을 발전시키고, 지역 관광지와의 연계 및 지역 농산물 사용 증진을 도모하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의 전통주에 대한 규제가 심했을 때 우리 고유의 술을 살리기 위한 그 분만의 노력이 있었다. 그 시절 각자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것으로 이 땅의 국민으로서의 본분을 지켜왔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전통주의 제조과정과 지금껏 변모해온 모습, 그것들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를 알리고 있다. '백번을 시도하고 천 번을 고쳐라' 그분이 남긴 말이 오늘에 남겨진 우리들이 할 일 아닐지. 끊임없는 열정으로 더 나은 우리의 맛을 찾아가는 것. 누룩 왕으로 불리던 배상면 선생의 기록실에서 술을 향한 일생을 보았다.  



어딜 둘러보아도 술이다. 술, 술, 술...

마음이 한껏 여유로워지고 풍성해진다.

그리고 가을이 한창이다.

가을여행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경기도#경기도G#경기도유랑단#경기그랜드투어#경기관광자차투어#언택트여행 #ggroute

해당여행은 경기도 역사문화생태 관광지 홍보를 위한 경기유랑단 서포터즈로 운영되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허브마을에 들다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