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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Feb 09. 2023

달콤 쌉싸래한 초콜릿 세계로, 나들이 가볼까요?

-겨울날 실내체험, 내가 만드는 초콜릿

            





-송도초콜릿문화박물관, 다양한 초콜릿전시 구경하고 체험도 가능

-몰드에서 쏟아낸 초콜릿을 상자에 담아 누군가에게 전하려는 순간의 설렘...

   

알고 보면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이라고 하는 밸런타인데이가 도대체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며 반문하는 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그런 날 말이다. 이 또한 시기적으로도 비슷한 우리 24 절기 중의 하나인 경칩인데 음력으로는 2월이고, 양력으로는 3월 초순이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이날에 사탕이나 초콜릿이 아닌 고소한 은행알을 먹었다는 이야기다.  

    

바야흐로 조선시대 이야기이다. 달콤한 것들이 흔치 않았던 시절이다. 가을날에 주운 은행을 겨우내 잘 간직했다가 마음에 둔 이와 은행나무 주변에서 함께 먹으며 돈독한 사랑을 확인했다고 한다. 은행나무는 암수가 나뉜 나무라서 서로 가까워야만 열매를 맺는데서 유래한 상징적 의미가 깃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일찍이 그 옛날 우리의 풍습이 요즘의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의 역할을 했던 것이었다. 굳이 밸런타인데이가 아니어도 초콜릿은 남녀노소 지위고하 상관없이 누구나 여전히 선호하는 품목이다. 그러기에 특정한 날을 빌미로라도 초콜릿의 달콤함을 즐겨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초콜릿문화박물관은 달콤한 초콜릿을 테마로 이루어진 곳이다.


인천 송도의 오래된 골목으로 접어들면 나타나는 벽돌질감의 3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초콜릿문화박물관 입구에 들자마자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포스터가 맞아준다. 배우 조니뎁이 나오는 초콜릿 관련 내용이다. 판타지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가벼울듯하지만 동화처럼 마음이 착해지고 따뜻해지는 영화다.

        


일 년에 단 한 번만 초콜릿을 살 수 있는 아이 찰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에 갈 수 있는 초대장은 5장뿐이다. 이 또한 초콜릿을 사 먹어야 그 안에 초대장 황금테켓이 있을지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돈을 주운 찰리에게 다섯 번째 황금티켓의 행운이 주어졌다. 이제부터 펼쳐지는 초콜릿 공장의 놀라운 광경들...    




-전시장을 돌아보면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의 재배환경과 문화사적 이야기를 자세히 알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송도 초콜릿문화박물관에 들어서면서 역시 초콜릿 세상의 신기한 볼거리들로 가슴이 두근거린다. 초콜릿 이야기로만 가득 찬 건물이라니 시종일관 달콤 쌉싸래한 기분이다. 초콜릿 박물관에 머무는 시간은 달콤함 그 자체가 아닐지. 1층 초콜릿 카페, 2층 송도 초콜릿문화박물관, 지하 1층 교육장 겸 체험실이다.       




2층의 초콜릿박물관은 무료 개방이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열매와 초콜릿이 녹아 흐르는 벽화를 따라 계단을 오르면 나타나는 전시공간에는 온통 초콜릿 야기로 빼곡하다. 초콜릿에 관한 세계사와 문화발전사가 꼼꼼히 전시되어 있다. 관련벽화와 조형물들, 섬세한 도자기류와 유물들이 가득하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나무 재배환경과 다양한 종류를 비롯해서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 안내문들이 이해를 돕는다. 귀하던 초콜릿 음료를 즐기던 유럽 중세의 상류문화와 더불어 고급스러운 전통 도구와 주전자 등의 구경거리가 제법 쏠쏠하다.      



   

 

지하층의 교육장은 단체로 찾아온 아이들이 한바탕 체험활동을 하고 막 빠져나간 후였다. 널찍한 교육장은 교육 영상이 흐르고 체험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다. 이곳에서 다양한 맛과 모양의 초콜릿을 만들어 본다. 단체 어린아이들과 학생들, 연인들이나 관심 있는 이들의 달콤한 시간이 이루어진다.   

       


"현재는 주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아이들이 많이 오죠. 요즘은 학교에서 감성적이거나 정서적인 것도 좋고 또 다양한 시야가 필요하니까 초콜릿 이야기와 함께 직접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방학 때는 고등학생들도 많이 오고 취업 관련학교나 특수학교 장애우들이 좋아해요. 장애우들이 실내활동을 재미있어하니까 가끔이지만 함께 체험을 하고 선물처럼 싸가지고 가면서 성취감을 얻는 모습입니다. 어르신들도 오십니다. 요즘은 밸런타인데이가 가까워오니 연인 커플들의 예약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조금 전 아이들의 교육을 막 마친 이미숙 대표는 초콜릿박물관의 일이 이제야 다시 시작된 느낌이라고 말한다. 4년 전 개관을 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의 여파로 한동안 주춤했었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쯤부터 비로소 초콜릿 카페도 차츰 활기를 찾고 체험 교육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20대 때부터 시작된 초콜릿 사랑으로 현재의 박물관 운영에 이르렀다는 이미숙 대표다. "처음엔 나 하고 싶은 것 해보자 하다가 도무지 사회적 인맥이나 기본적인 영업능력조차 없이 박물관 운영이 시작되었어요. 우연히 지역에서 알려지기 시작해서 알음알음 찾는 이들이 생겨나고 이제는 인터넷 포털을 통해 예약을 하고 오십니다."          


쇼콜라티에 이미숙 대표는 초콜릿의 모든 걸 내 손으로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체험교육을 비롯해서 카페 매장에 진열되는 초콜릿들도 직접 여러 가지를 만드느라 늘 바쁘다. 좋은 재료를 공급받아서 각기 다른 레시피로 다양한 모양과 맛을 낸다. 언제나 빠르게 원재료의 회전을 시키자는 생각이다. 수십 년 달려온 시간들이 있지만 여전히 끊임없는 노력 속에 있다. 마스크를 뚫고 나오는 이미숙 대표의 상냥함과 함께 치밀한 전문성과 겸손함을 엿본다. 초콜릿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마스크 너머로 눈빛이 더욱 빛난다.   


"커피도 산미가 있듯이 카카오도 지역이나 토양, 환경에 따라 다르거든요. 카카오 열매 안에 카카오 콩이 50~60개가 들어 있지요. 발효 후 뜨거운 팬에 볶아 카카오닙스... 중략. 원래 카카오콩은 맵싸해요. 마치 인삼 먹은 듯합니다. 여기에 넣는 설탕의 양에 따라 카카오 함량의 수치가 달라지고요... "   


    

-벽난로가 실내를 따뜻하게 덥히고 있는 박물관 1층 초콜릿 카페 창밖으론 겨울 추위가 한창이다.      

직접 카카오열매와 재료들을 보여주며 초콜릿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문성이 깃든 이야기라서 처음 듣는 사람은 금방 알아듣기가 쉽진 않다. 초콜릿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그저 행복한 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초콜릿 맛이 절로 연상되기 때문일까. 카페 구석구석 초콜릿 만드는 도구와 소소한 조형물들, 예쁘게 진열된 그릇과 벽난로가 계절의 정취를 듬뿍 전한다. 코너 한쪽으로는 동네 주민이 취미로 만드는 친환경 수세미도 진열해 주는 마음 나눔을 볼 수 있다. 창밖으로 고즈넉한 동네 골목의 겨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위치상 구 송도이다 보니, 아님 제가 소극적인 건지 오가는 분들이 많은 편은 아니에요. 다만 초콜릿문화박물관이 송도 어드메쯤에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기억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어요.    

  


우리네 삶이 어찌 달콤함만 있을까만 인천 연수구 송도의 오래된 어느 골목길에 들어서보라. 가끔의 아픔과 씁쓸함을 잊게 하는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맛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송도 초콜릿문화박물관

주소 인천 연수구 능허대로 227-10(옥련동)

주요 시설 및 전시관 안내 : 1층(카페), 2층(전시관), 지하 1층(교육 체험장)

이용시간 : 평일 10:00~20:00. 주말 10:00~18:00

휴무일 : 1월 1일, 설·추석 연휴

입장료 : 무료. 주차가능. 주차무료

체험프로그램 : 체험·교육 프로그램 (문의전화 032-831-9922)

외국어 안내 서비스 : 영어 회화 가능 직원 있음    

    







간 김에 조금 더 돌아보기

-갯벌과 어우러진 바위섬 아암도해안공원, 송도센트럴파크의 겨울


인천의 송도 해안 도로를 달리다 보면 길 옆으로 갯벌이 이어진다. 해안공원의 갯바위와 소나무숲으로 이루어진 작은 섬 아암도에서 바라보는 갯벌과 송도국제도시의 스카이라인이 아득하다. 호젓한 산책과 함께 시간이 잘 맞으면 떼 지어 나는 철새들의 날갯짓을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맛집이 즐비한 송도 신도시에서 맛난 식사 후, 송도센트럴파크 호수 주변을 둘러보며 누리는 여유도 빠뜨릴 수 없는 시간이다. 꽁꽁 언 겨울풍경이 생각보다 멋지다. 산책로를 걷거나 자전거 투어도 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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