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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Mar 18. 2024

2024. 3월

소소하고 하찮은 평온한 봄날 하루





     

때로 삶을 계절에 비유한다. 겨울이 지나 다시 봄이다. 이젠 또 다른 시작이라는 의미가 붙는 계절이기도 하다. 지난날과 현재의 시간을 조명하며 제자리걸음일지도 모를 시간을 박차고 한 걸음 시작하는 청춘들의 이야기가 담긴 독립영화 한 편을 보았다.


-독립영화 ‘창밖은 겨울’ When Winter Comes2022

영화 '창밖은 겨울'은 경남 진해의 한적한 풍경 속에서 시작한다. 두 젊은이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야기 속에 내면의 생각을 들추거나 감추거나 하면서 미로와 같은 시간을 함께 나눈다. 결국 복잡다단한 마음의 여정은 자신을 향한 시간들이었고 기억과 추억은 해프닝이거나 또 다른 시작을 하게 한다.


곽민규, 한선화라는 두 배우가 시종일관 이끌어가는 '창밖은 겨울'이라는 영화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특별한  장치가 있거나 딱히 비틀어진 내용도 없다. 보는 내내 평온하다. 청춘들의 오늘을 다시 한번 이렇게 이해하는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새롭게 발걸음 하나 내딛는 청춘들. 어느덧 창밖은 겨울지나 봄이다.  



딱히 즐기는 차()가 있는 편이 아니다. 뭐 습관처럼 그냥 커피를 주로 마신다. 찻잎을 발효시켜 만드는 tea나 각종 녹차 종류, 중국차와 같은 것은 선물을 받으면 그제야 마신다. 그 마저도 끝까지 다 소비하지 못하고 묵히다 버려진다. 지난번 아이들에게 선물 받은 차()를 이번엔 열심히 즐겨보려는 중이다. 차맛, 조금씩 재미가 붙었다. 봄이라 하니 오래전 꽃프린팅 머그를 꺼냈다.



비로소 늦잠을 잘 수 있어서 어찌나 행복한지.

난 원래 아침잠이 많다. 아~주 많다. 언제나 늦잠이 소원이었다. 그러나 도대체 어찌 그걸 이룰 수 있었겠나. 날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헐레벌떡 학교 다니던 시절이 있었고, 결혼 이후 출근 또는 등교하는 분들(?) 때문에 수십 년 기계처럼 새벽 댓바람에 일어나야 했었다. 이제는 마음껏 늦잠을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난다. 사람들은 말했다. 나이 먹으면 아침잠이 없어진다고. 그럴 리가. 나이를 먹어도 아침잠은 여전하다. 창 밖의 아침 햇살이 환하게 쏟아지는 걸 멍하니 바라보는, 미치게 행복한 게으름을 누리는 시절이다.     



정신없이 바쁘다고, 동으로 서로 홍길동처럼 분주히 돌아치고 있다고 쏟아내는 말들이 당췌 어지럽다. 바쁨을 자랑한다. 잘 놀고 있음을 전해온다. 뭐 하니, 뭐 하심 보내오는 문자들, 바쁘고 복잡한 일상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하여 돌아올 말을 기대하는 문장의 카톡 보기를 하루쯤 미루어 둔적있었다. 피곤한 감정소모를 피하고자. 소소하게 평온한 일상유지를 위한...  매월 꼭 해내야만 하는  몇 가지 약속된 일들을 고요함 속에서 집중하고  싶어서.


그냥... 소소하고 시시하고 하찮은 나만의 하루가 마냥 기껍다.

드라마 '연인'에서 남궁민이 그랬던가.

"능군리로 가자. 거기서 돌덩어리, 풀떼기처럼 살자. 하찮게, 시시하게, 살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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