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최후의 의병–1954 독도 대첩.
요즘은 운동이 필수인가 싶을 정도로 너도나도 열심히 운동을 한다. 운동을 안 한다고 하면 문제가 있는 듯 왜? 한다. 나는 스포츠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직접 해야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게으름이 있다. 헬스센터를 등록해도 끝까지 마무리한 적 없고 남들처럼 동네 한 바퀴 돌기도 가뭄에 콩 나듯 어쩌다 한 번이다. 근처 산길을 걸어도 남들처럼 씩씩하게 걸어본 적이 없다. 그냥 산책 수준으로 천천히 걷는 걸 좋아한다. 당최 운동일리가 없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핑계라도 생긴 듯 더더욱 움직임이 적어졌다. 밖으로 다녀야 할 일이 있거나 취재차 움직여야 할 때는 그나마 이 때라도 운동삼아 좀 더 움직이려는 편이기는 하다. 일부러 하는 운동은 내겐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보다 못한 아들이 생일 선물로 운동기구를 선물하겠다고 했다. 효용성을 따진다면 좋은 선물이 아닐 거라고 간곡히? 말해주었지만 이미 결제를 할 태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법 고가의 헬스자전거가 우리 집 베란다 쪽에서 10여 년 자리 잡고 있던 적이 있었다. 물론 초반엔 종종 이용했었다. 나중에는 빨래걸이로 전락했고 자리만 차지하는 것 같아서 없애버렸다. 아니, 아는 분이 기쁘게 가져갔다.
그렇게 헬스자전거의 추억이 있어서인지 이번엔 러닝머신이 배송되었다. 그래 해보자 뭐~. 선물해 준 사람의 성의도 있고 이 지경으로 운동을 안 하는 나도 문제 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닥에 방음매트를 깔고 러닝머신을 이용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정확히는 워킹머신이다. 걷기도 성가신데 뛰다닛. 게다가 아파트에서 러닝은 무쓴!~
문제는 날마다 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짧게 한다는 핀잔이 난무한다. 지금까지 한 시간 걷기가 두 번이다. 그리고 30분 걸은 것이 몇 번 정도. 대부분 10 여분이다. 흉내내기로 숙제를 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바로 이 짧은 걷기가 날 행복하게 한다는 사실이다. 잠깐 올라타고 조금 빠르게 10분~15분 정도 걸으면 적당히 몸의 세포를 깨우고 살짝 심장이 뛰기 시작하는 느낌이 기분 좋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10분이 어디냐구~ 하면서 혼자서 만족한다.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는데 행복해지려면 마음의 근육을 단련시켜야 하는데, 그 내용 속에는 몇 가지의 생각하기나 글쓰기와 다양한 방법의 소통 등등이 있었다. 그중에 한 가지가 10분인가 15분이던가 심장이 뛰는 정도의 운동을 하면 좋다고 했다. 오, 지금 내가 하는 거잖아... 10분 걷기가 날 기분 좋게 하는 건 그래서였나. 15분 걷기 정도는 어려울 일이 아니다. 하긴 내게 15분은 최선이다.
오늘은 드디어 한 시간을 걸었다.
걷기 스타트와 함께
TV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재방송이 시작되었고
TV 시청을 멈출 수가 없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 독도대첩 편>이었다.
'최후의 의병 – 1954 독도 대첩.
독도로 향한 33인 영웅들의 험난한 생활기와 일본과의 치열했던 전투가 가슴을 뜨겁게 했다. 독도의용수비대원들의 오래전 영상 속에서 독도는 우리가 지킨다는 민초들의 자발적인 열정에 뭉클...
“장미꽃이 활짝 핀 정원에서 책만 읽게 해 줄게요”
의용수비대를 이끌던 남편 홍순칠 대장의 로맨틱한 결혼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지만 그의 아내 영희 씨는 남편의 투쟁과 희생을 끝까지 지지했다.
이야기 친구로 나온 패널 한분이 말한다.
'그분들 덕분에 지금의 우리들이 장미가 피어난 정원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 독도대첩
고맙고 뭉클한 그분들 이야기 덕분에 오늘은 1시간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