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주 가끔씩 보는 친구들을 만났다. 일 년에 두세 번 정도는 얼굴을 보기 때문에 크게 변한 모습들은 아니다. 여전한 그녀들이 반갑다. 그런데 이번엔 한 친구가 달라졌다. 예뻐졌다. 청춘도 아니고 이 나이에 이뻐지면 얼마나 이뻐졌다고 그러냐 하겠지만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시술을 했거나 미용관리를 했다는 말이 아니다.
"오... 너 이뻐졌다.~" 했더니, "그래? 살이 좀 쪘는데?" 한다. 그러고 보니 바바리코트 속으로 슬쩍 좀 넉넉해진 듯도 하지만 뭐.. 몸매가 문제가 아니고 얼굴이 환해졌고 표정과 안색이 썩 좋아졌다. 와, 보기 좋은데?~
한동안 건강이 좋지 않았던 시기가 있던 친구였다. 이제 암투병과 추적관찰 시기도 다 지났다. 아들딸도 제각기 행복한 삶을 살고, 다정한 남편과 인생의 평온함을 나누며 사는 게 그녀에게서 다 보여진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안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내어놓고, 풀어놓고, 욕심 없이, 세상 만족하며 행복을 받아들이는 게 얼굴에 다 나타난다. 온몸의 모든 근육에 불편한 긴장감이 다 사라진 듯하다. 밝고 환하다. 가만히 있어도 얼굴이 다 말해주고 있었다. 정말 보기 좋다.
언젠가 또 다른 친한 친구를 만났을 때도 그런 적이 있었다.
본성이 참 반듯하고 내가 좋아하던 친구. 가끔 어쩐지 약간의 경직된 듯한 표정이 늘 얼굴 미간에서 느껴졌다. 언제나 담담했지만 얼굴이 그리 환하지만은 않았다. 한참 지난 어느 날 만났을 때 나도 모르게 말했다. "오모... 너 참 이쁘구나..." 수 년을 준비한 딸의 사법고시 최종합격 후 조금 지난 후였다. 얼굴이 편안하고 부드러워졌다. 자식을 향한 어미의 조바심나는 긴장감도 다 날려버렸으니 그녀의 착한 인성에 눈빛의 순함이 그대로다. 비로소 이전의 착하고 이쁜 친구의 편안한 얼굴로 돌아왔다. 보고 싶다...
본성이 선하고 마음이 이뻐도 가끔 불가피한 환경으로 인상이 조금 달라지는 걸 본다. 좋은 친구들이 편안하고 부드러운 인상으로 돌아오는 걸 보는 건 행복하다. 늘 편안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아가길, 그녀들이 부드러운 표정의 이뻐진 얼굴로 쭉 신나고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때로 마음속에 가려진 욕심과 계산을 담고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이는 힘들다. 이 또한 얼굴에 스며있다. 본인의 편리를위해 늘 자신의 입장이 우선이다. 대체로 그런 이기심을 기반으로 한다.상대편을 향한 존중감 결여의 모습에 종종 상처를 받는다. 이젠 사람으로 피곤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