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성곽을 거닐다.~
끊임없이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하는 것이 봄꽃이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음을 알리는 꽃이 피어나고 또 다른 꽃이 쉬임 없이 이어서 피어난다.
수원성에 오르는 날엔 밝은 봄햇살이 가득했고 노을도 아름다웠던 날이었다.
성곽에는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성곽의 산책로를 걸으며
역사도 생각해 보고 꽃무리도 즐길 수 있는 곳.
이런 곳에 오면 늘 생각하는 것이 이렇게 잘 보존하려 애쓰는 분들이 있는데
우리는 자연스러운 역사의식과 함께 잘 이용하고 아껴주는 일이 주어졌다는 것.
방화수류정에 다다라 잔디언덕에 털썩 앉아 쉬기로 한다.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도 세워놓고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
꽃에 취했을지도 모르겠다.
미끄러지듯 연못 위를 한가로이 노니는 백조 한 마리
진달래 꽃숲에서 날개를 쉬고 있는 새 한 마리의 시선을 따라 본다.
수원성에 노을이 내리기 시작한다.
바다의 일몰이나 어느 산 고개의 일몰도 멋지지만 우리의 전통 한옥,
이렇게 성곽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품격 있고 아름답다.
노을 아래서 아름답던 철쭉꽃무리가
어둠 속에서도 그 멋을 잃지 않는다.
수원성 사월의 끄트머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