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자라면서 이런 생각을 자주 했었다.
내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왜 낳아놓고 이렇게 키워..
차라리 낳아주지나 말지..
이런 생각을 자주했던 만큼 나에게는 애는 낳기만 하면 알아서 잘 크는게 아니라 부모도 애키우는 공부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왠지 모르게 내가 자라온대로 애를 키우는거는 아니라는 직감이 있었다.
당췌 내가 자라온대로 키우는 것도 아니거 같고, 암만봐도 신랑이 자라온대로 키우는 것도 아닌 것 같고, 학원에 있으면서 문제 있는 아이 뒤에는 문제 있는 부모가 있음을 두 눈으로 톡톡히 봐왔기에 육아를 공부했다.
진짜 그 썩을 놈의 육아를...
아마도 내가 애를 낳지 않았으면 관심조차 두지 않았을 분야를 내 평생 고3 때도 그리 열나게 해보지 않던 공부를 내가 엄마가 되고나니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공부를 하게 됐다.
육아라는 썩을 넘의 학문을 공부하면 할수록 멘탈이 수시로 안드로메다를 향해가기도 했었다.
그 이유는 내가 그동안 봐오고, 당연하게만 생각해오던 양육스타일은 아이에게 독이 되는거였기 때문이다.
이 책이 지금도 있을라나? 난 도서관에서 제목보고 충격적으로 다가와 빌려읽고 역시나 충격받았던 책이다.
부모가 아주 당연하게 생각하는 육아신념들 중....아이 잘되라고 하는 말들과 행동들은 아이를 잘되게는 커녕 아이의 날개를 꺽어버리는 어마무시한 것들이 많았다.
신중함이 철철 넘치는 나란 여자가 이 책 하나만 믿고 맹신했을까? 아니다.
처음 이 책을 읽고 충격은 받았지만, 어디서 듣도보지도 알려주는 이 없는 완전 다른 관점의 이야기였기에 이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은 아닐까? 의심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왠걸....국내외 막론하고 다른 저자들의 육아서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들을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깨달았다.
아...그냥 하는 이야기가 아니구나..
우리가 무심결에 애한테 하는 말들, 행동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부모가 된 자는 육아를 공부해야한다.
육아를 공부하면서 나의 상황에서 확신을 갖게 된 것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가 공부해서라도내가 키워야겠다..
신랑을 비롯한 양가식구들 중 이런 것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기에...어떡하겠어..알게 된 나라도 공부해야지..
근데 이 썩을 넘의 학문인 육아라는게 공부한대로 되는게 아니라 더 미치고 팔짝뛰는 학문이었다.
나라도 공부하면 가족들도 함께 관심을 갖고 협조해줄거라 생각했던건 아주 경기도 오산이었다.
내가 배워서 애한테 해줬다가 실패하면 그 실패에서 다시 배우고 애한테 사과하고 다시 또 해주면 되는거였다.
이보다 나를 더 미치고 팔짝뛰게 만든 것은 기껏 배워서 애한테 해줄라치면 주변에서 초치는 식구들은 나를 수시로 환장하게 만들었다.
대놓고 나를 아이 앞에서건 어디서건 비난했고, 내가 아이를 안는 것부터 다 못마땅해했었다.
나만 못마땅했을까? 아니. 나랑 애를 묶어 쌍으로 못마땅했었지.
애 앞에서 대체 재는 누굴 닮아 저렇다는둥, 지 엄마아빠 닮아 아주 성격이 보통이 아니라는 둥..
육아관이 안맞고 초치는 동네엄마들은 내가 안보면 그만이다. 하지만 가족들은 내가 이혼해서 어디 숨어 지내지 않는 이상 안보고 살 수 없는 노릇이었다.
양가어른들이야 가까이 사시지도 않고, 어쩌다 뵙게 되니 어른들의 비협조적인 것들이야..견디겠는데 한 집에서 살면서 아이와도 매일 함께 봐야하는 신랑은 도움은 커녕...
내가 기껏 배워서 쌓아놓은 성을 한마디의 말과 행동으로 우르르 무너트리는 상황이 수시로 일어났었다.
몰라서 알려주면 좀 들어먹고 도움은 못주더라도 방해는 말아야지!! 내가 어디서 애 망가지는거 배워서 하는거니?
내가 협조를 부탁하거나 이야기해주는 것들은 죄다 쌈싸먹고, 어떻게 된게 넌 너대로 해라. 난 나대로 한다 모드-.-;;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자기를 낳아주고 키워주고 있는 부모가 서로 다른 양육방식으로 대하는 것은 대혼란이다.
아이가 태어나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사람은 엄마, 아빠이다.
아이는 이 엄마아빠의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소통을 배우고, 엄마아빠가 비춰주는 모습으로 자신을 비롯하여 타인을 세상을 알아간다.
그런데 그런 엄마아빠가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양쪽에 대고 해대면? 아이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걸까?
잘 공감이 되지 않는다면,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 나로 돌아가 내 부모가 그러하다면? 어린 나는 그 안에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배우게 되는걸까?
결과는 상상에 맡기겠다.
이런 속타는 시기를 겪으면서 뼈쪄리게 깨닫게 된 것은 육아라는 썩을 놈의 학문의 공부가 우선이 아니라 이게 최우선이었다.
부부의 화합이것이 애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어느 육아서에서 보았던 글귀>
이것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암만 그 썩을 놈의 학문 육아를 공부하여 애를 키운다한들 말짱 도루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