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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다른 형태 우정

by 숨선생

“네가 먼저 나랑 친구 하자고 했잖아.... 이제는 내가 너랑 친구 그만할래. “

“.........”

“힘들어서 더는 못하겠어. 나는 너를 너무 많이 사랑하고, 정말 좋아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상처받고 싶지 않아. ”



언뜻 보면 꽤 절절한 사랑을 하다가 이별하는 연인처럼 보이기도 했다. 사실 나는 이별의 말을 뱉으면서 인정하기 싫었지만, 구태어 그때의 내 감정을 되짚어 표현하자면 정말로 연인과 이별이라도 하는 기분이었다.


마음속으론 내 이별에 그녀가 응하지 않기를 은근히 바라면서 예상치 못한 나의 말에 그녀 마음속 깊은 곳이 아리길 바라는 마음도 같이.


내가 그간 쌓였던 응어리들을 털어내며 절절한 마음을 쏟아낼 때에도 그녀는 묵묵히 듣기만 했다. 나는 어쩐지 그 침묵이 무섭기도 하고 괴롭기도 했다.


한마디라도 더 내뱉어야 내 마음을 알아줄 것만 같았기 때문에 횡설수설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을 입 밖으로 내쏟았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난 항상 그녀에게 많은 이야기들을 해왔다.

언어, 표정, 행동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을 했지만 어쩐지 내 진심이 온전히 잘 전달된 기분이 들지 않아 늘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그녀 앞에서 낑낑거렸더랬다.


“어차피 우리의 주파수는 달라. ”


달라서 좋아했고 그 다름이 우리를 지금까지 함께하게 했지만 지금은 그 다름으로 내가 너무 괴로워.

너의 필터 없는 표현들은 나의 마음을 할퀴었고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너와 대화할 때면 마음에 숭숭 구멍이 난 듯이 너무 춥고 외로워.

그러니까 이제 우리 그만하자.

너도 이런 내가 지겹다는 표정을 하고 있잖아. 더 기대하고 바라고 싶지만 그마저도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


갑자기 찾아왔던 여름처럼 숨 막히게 길고 길었던 시간들을 이제는 더 갑작스레 성큼 다가와 선선하다 못해 차가워질 가을바람 속에 내 던져 버리자.


“함께해 줘서 고마웠어.. 잘 지내... “

언제 어디서든 널 응원한다는 말은 가식이라서 그 말은 못 하겠어.

언젠가 네 그 찬란하고 뒤엉킨 삶 속에서 내가 꼭 필요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길 바라.



엔티제와 인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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