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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석 Nov 03. 2023

이두나?이두나!

20대들의 사랑 이야기에 빠진 40대 아줌마 이야기

TV 보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다.

영상보다 문자가 편하기 때문이다.

최근 식사를 하며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드라마는 한 회가 30분이 좀 넘어서 식사시간 30분을 맞추기 위해서 억지로(?) 본 것이다.

그나마 평소 자주 보던 "오은영의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려다 신작 드라마에 눈이 갔다.


이. 두. 나?

배두나도 아니고 이두나?

뭐지?

호기심이 생겼다.

1회부터 빠졌다.

우선 수지의 미모에.

사람 같지 않았다.

마네킹 같았다.


자극적이거나 엄청난 갈등의 이야기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그런 평범한 20대들의 이야기 같았다.

그런데 왠지 계속 보게 되었다.

등장인물들에게 감정이입도 되었다.20대 때 자취하며 아르바이트하던 때가 떠올랐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를 스쳐 지나간 인연 속 남자들 중 한 사람이 떠올랐다.

사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알게 된 오빠였다.

그런데 남자 주인공을 볼수록 닮았다.

평범하지만 단정한 얼굴도 닮았지만 하는 짓이 특히 비슷했다.

챙겨줌이 몸에 밴 남자.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눈앞의 여자를 최고로 대해주는 배려심들.

그분과 만날 때는 마치 공주님이 된 기분이었다.

뭘 해도 이쁘다 해줬다.

새벽 내내 불 꺼진 도서관 정문 앞에서 이야기를 할 때 계단 위에 손수건을 깔아줬다.

아무튼 아주 잠깐 스쳐간 지난 인연을 생각하게 해 줬던 드라마였다.


그때는 나 혼자 이 세상에서 참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지금 20대들도 그렇게 살고 있겠지.

20년이 지나 40대가 된 아줌마도 이제야 알았다.

세상은 원래 힘든 거라고.

그러니 힘들어도 괜찮다고.

 

오랜만에 설레었잖아요... 양세종 님.^^;


덧. OST도 너무 좋아서 요즘 차 안에서 연속재생 중이다.

특히 BIG Naughty의 <Day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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