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목석 Aug 27. 2023

소설 쓰고 앉아있네

필명을 하나 더 만들까 고민하다

"너의 진짜 모습을 보여줘"


20년 지기 친구가 내 첫 책을 읽으며 나 같지 않다 했다. 너무 정제되었다고.

똘기 가득한 말들을 마구 해대는 실제의 나와 달리 책은 너무 바른 모습만 있는 것 같다고.

 

고민했다.

진짜 내 모습은 대체 뭘까?

평범한 직장인으로 가끔 글 쓰는 바른생활 워킹맘.

일탈과 졸혼을 꿈꾸며 세계여행을 하는 자유로운 영혼.

 

결론은 모두 나겠지 뭐.


그리고 내가 아는 사람들도 실은 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을까? 나쁘게 말하면 표리부동이지만,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 어쩔 땐 더 무섭다.(나만 그런가?!)

 

아무튼 그래서 에세이 말고 소설을 써볼까도 고민했다.

마치 내 얘기가 아닌 것 마냥, 내 생각이 아닌 것 마냥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고쳐먹는다.


댓글도 익명성이 보장되면 오히려 욕이 난무한다.

그래서 요즘은 온라인 카페도 다 실명제로 회원을 받는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쓰는 글이 더욱 진실하고 정제되지 않을까?


소설에 소자도 모르는 나 같은 이가, 소설이랍시고 허무맹랑하다 못해 요란스러운 글을 쓰는 건 내가 꼴 보기 싫다.


잘 살고 잘 살아가다 잘 살아간 이야기를 소설로 쓸 날을 기다려야겠다.

그게 옳다.




좋아하는 것으로만 일상을 채우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인생에 채워 넣는 것은 다른 문제다.

좋아하는 것으로만 일상을 채울 순 없어도,

좋아하는 것을 좀 더 인생에 촘촘히 채워 넣을 수는 있다. 그러기 위해 싫어하는 일도 한다.  


- <작가의 루틴: 소설 쓰는 하루>,

김중혁 , 박솔뫼 , 범유진 , 조예은 , 조해진 , 천선란 , 최진영


서점원의 내 모습도 이젠 또다른 나의 모습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울할 땐 외출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