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네 브런치 극장 "인턴" 7

- The Intern, 2015.

by 예나네


2019. 4. 14. 일.


오늘은 영어가 실타래 풀리듯 잘 풀려 나왔다. 입안이 잘 풀리니, 듣는 귓밥도 꼬부랑 말을 유연하게 잘 감아들였다. 조슈아 목사님 말씀도 마음에 심기듯 쏙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내 잉글리시가 물처럼 흐른 날이다.



9시 예배를 마치고 가까운 벗 스타와 조앤이랑 가벼운 인사를 했다. 서로들 교제를 하며 찻잔을 손에 든 사람들 속에서 주변을 둘러보니, 귀걸이를 예쁘게 단 할머니 옆자리가 비어 있었다.

나와는 초면인 그녀, 조이스는 이 교회에 24년째 다니고 있는데, 20대 때 시드니에서 일하다가 영국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여 영국으로 건너 가 살다 왔단다. 24년 전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친정어머니 홀로 여기 계셔서, 영국에서의 남편 직장을 접고 귀국하여 어머니를 모셔왔단다.


지금 그들은 여기 북쪽의 은퇴자 하우스에서 산다. 330 호나 되는 리타이어먼트 빌리지에 그들과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사니, 서로 공감대도 형성되고 간호사도 내방을 자주 하니 살기 좋단다.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그녀 조이스와, 나중에 합류한 남편 토니가 평화로워 보였다. 영국에서도 노인들과 더불어 살면서 노인들의 심리상태를 서치 해왔다는 토니는 호방하고 유쾌한 성격 때문인지, 할아버지가 아니라 씩씩한 아저씨 같은 느낌이었다.


다음은 그들이 나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왔다. 왜 호주에 왔니, 왜 여기에 사니, 직업은 뭐니, 누구랑 사니... 예의 비슷한 질문을 주고받다 보니 그들은 내 딸이 다니는 약국의 단골손님이었다. 후후 훗, 호호홋, 드디어 공통점이 하나 생긴 우린 그걸 빌미로, 친숙한 이웃처럼 서로 마주 보고 웃었고, 더 긴밀하고 더 많은 수다를 떨 수 있었다.

내가 그들이 건강하고 활동적이며, 프리티 해 보인다고 하자, 조이스는 내가 건강하고, 프렌들리 해서 좋다면서 다음에 또 만나고 싶다는 긍정의 화답을 해왔다. 그리고 일단 오늘은, 짧은 손짓으로 바이 바이를 했다.


이래 세상은 넓고도 좁다.




듬성듬성 서 있거나 앉아있는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오는데, 나와 나이가 비슷한 샤론이 이번엔 반색을 했다. 늘 시원하게 활짝 웃는 샤론 꽃을 닮은 샤론은, 매주 수요일 담임목사 리처드와 함께하는 수요 기도모임에서 만난 사이다. 나는 영어학교 다니느라 기도회에 결석 중이고, 간호사로 일하는 그녀는 수요일 날이 근무일로 바뀌어서 기도회에 못 나가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보면, 내가 긴 한국말과 노루꼬리만큼이나 짧은 잉글리시를 섞어 기도한 어느 한 날, 그 기도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면서 씩 웃곤 하는데, 오늘도 그 말을 빼먹지 않았다. - 그렇다고 나의 기도가 절대로 유창한 건 아니다. 그녀에게만 그렇게 먹혀들었을 뿐이다.

- 그래도 난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그날 내 기도 후에 눈물을 흘렸던 그녀의 모습이 회상되곤 하면서, 괜히 그녀와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 겸손하고 다정한 그녀가 나는 좋다.


4남매를 둔 샤론은 다음 주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이스터 홀리데이' 기간에 자기 자녀들을 만나러 가는 먼 여행을 할 거라 했다. 나는 시드니에서 딸과 외손자가 올 거라는 이야기를 하는 등, 그간의 안부를 주고받은 후 서로 꼭 껴안는 포옹을 하고 헤어졌다. 그녀는 내 뺨에도 쪽, 입을 갖다 대었다. 난 그것까진 아직 몸에 배지 않아 조금 어색했다. ㅎ






오늘은 다른 날과 달리, 물 흐르듯, 별 쏟아지듯, 잎 떨어지듯, 바람 불어오듯... 술술술 내 입에서 꼬부랑 말이 박자를 어느 정도 맞추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꼬부랑꼬부랑거리면서 내 속에서 자꾸만 꼬깃꼬깃 구겨지기만 하던 남의 나라 말이 예상외로 술술술 풀려 나온 오늘은, 돌아오는 길의 운전대도 제 갈길을 술~ 술~ 더 부드럽게 흐르는 듯 집을 향해 둥글둥글 굴러가고 있었다. 이게 분명 "인턴", 이 영화를 보고,


쓰고, 멈추고, 읽고... 노력한 덕이다.




영어회화는 대화 속에서, 즉 자신에게 흥미로운 영화주인공들의 대화 Dialogue를 통해 배우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는 걸, 나는 지금 실감하고 있다. 그들의 대화를 보고 또 보며 자신의 언어를 익힌다는 것. 이거, 속는 셈 치고 한 번 시도해 보라, 후회 안할 거다. ㅎ


집에서 한국말만 하고 살아온 나는, 영어 하는 가족을 만나 집에서도 영어로 대화를 하여서, 하룻밤 사이 찰진 고무줄같이 착착 입에 붙듯이 혓바닥을 굴리던 그녀들이 무척 부러웠었다.


그런데 이 영화 속 대화를 보고, 듣고, 멈추고, 쓰고, 따라 하고, 말해보고... 하다 보니 내 영어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내 영어도 좀 자랐다. 이렇게 연습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을 제공한,


여기 브런치가 새삼 고맙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즐겁게 보시기 바랍니다.


* 나머지 더 인턴, 8~12 회분은 예나네 매거진, 재미있는 잉글리시 클라스에 수록되어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줄스 : 아뇨, 좀 쉬어야 해요. 사진 있으세요?

벤 : 아뇨, 필요한가요?

줄스 : 고등학교 시절 예쁜 친구 찾으시려면 선생님의 사진도 필요하죠. 자, 찍을게요. 치~즈,

벤 : 치즈.

줄스 : 같이 웃는다. 귀여워요. 제가 이걸 보낼게요. 프로필에 질문이 여럿 있는데 골라서 대답하시면 돼요. 종교적 시각이라든가, 정치적 시각이라든가,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들요.


벤 : 줄스 오스틴. 아부하는 건 아니에요. 난 비즈니스 세계에서 오래 몸담고 살았지만 사장님 같은 사람은 본 적이 없어요. 정말 영감을 줘요.

줄스 : 난 그저 와인 잔과 노트북을 든 한 여자가 쇼핑 잠재력이 있던 걸 알았을 뿐이에요. 그런 여성에게 핏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면...

벤 : 그것 봐요. 바로 그거예요.


줄스 : 예... 음.. 좋아하는 명언 있어요?

벤 : 예. 옳은 일을 하는 것은 결코 잘못이 아니다.

줄스 : 누가 그 말을 했죠? 본인이세요?

벤 : 예. 아마도 마크 트웨인이 가장 먼저 한 말일 거예요.

줄스 : 좋아하는 음악은요?

벤 : 맙소사, 샘 쿡.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죠. 러브 마일스 데이비스 빌리 홀리데이요.

줄스 : 대단했죠. 맞죠. 아무튼, 정말...

벤 : 감동을 줬어요.

줄스 : 네, 책은요?

벤 : 클랜시 러들럼. 해리포터, 정말 좋아해요.

줄스 : 맷도 좋아해요.

벤 : 그래요?

줄스 : 네, 책이 나오면 2주 내내 읽어요.

벤 : 나도요.


줄스 : 결혼은요? 유부남이세요? 독신?

벤 : 홀아비.

줄스 : 죄송해요... 독신이라고 하면 되죠?

벤 : 네

줄스 : 이제 뭐가 필요한지 아세요? 친구를 골라야 해요.

벤 : 다른 인턴하고 친구 하죠. 내일 오전에 불어보죠.

줄스 : 저랑 친구 하세요.

벤 : 고마워요.


줄스 : 네. 축하합니다. 이제 페이스북 세대의 공식 회원이 되셨어요.

벤 : 아주 좋은 거래예요.

줄스 : 됐나요?

벤 : 예, 고마워요.

줄스 : 네,.. 이제.. 한 시간 더 일해야 해요. 괜찮으세요?

벤 : 물론이죠. 같이 시간 보내서 정말 좋았어요, 줄스.

줄스 : 어른과 어른다운 대화를 나눠서 즐거웠어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일 얘기가 아닌... 그런 게 아닌...

벤 : 무슨 뜻인지 알아요.





퇴근길 자동차 안, 줄스 집 앞에 왔는데 줄스는 토를 골고 있다. 크르렁 크르렁.... 크크크르렁.... 줄스의 코 고는 소리 장난 아니다.


줄스 : 도착한 거예요?

벤 : 네.

줄스 : 제가 코를 골았나요?

벤 : 아뇨, 아뇨, 그냥 잤어요.

줄스 : 죄송해요. 부모님은 수면 연구학자신데, 평생 제 수면 패턴을 연구하셨어요. 제가 시끄럽게 자는 사람의 표본이래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게 재미있으시죠?

벤 : 재미있어요.


줄스 : 전 차 안에서는 여간해서는 안 자요. 그래서 놀라워요. 시끄러우셨다면 사과할게요.

벤 : 거의 안 들렸어요.

줄스 : 믿는 척할게요... 줄스, 자기 집을 보면서, - 전 이 집에 정말 좋아요. 그냥 행복해 보여요. 아이들 그림책에 있다면 이 페이지를 볼 때 정말 기분이 좋을 거예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벤 : 알아요.

수 : 그럼... 안녕히 가세요. 사요나라. Sayonara.

벤 : 안녕히 쉬세요. 사요나라. Sayonara.




맷 : 들어오는 소리 못 들었어.

줄스 : 알아, 우리 더 어른끼리 있을 때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아. 응, 이것도.





아침 -

줄스 : 안녕하세요.

도리스 : 안녕하세요. 전 도리스예요. 오늘 저 보고 모시라고 했어요. 준비되셨어요? 안전벨트 매셨고요?

줄스 : 벤은 어떻게 되었죠?

도리스 : 다른 팀으로 옮겼대요. 본사로 들어가는 가장 빠른 길 아세요?

(말하면서 핸들을 돌리는 순간 사고 날 뻔함) 끼익 ~~ 끽!!

줄스 : 악, 맙소사!!

도리스 : 이런!!! 조심해 미친놈!! - 상대방 남자 운전자를 보고 -

줄스 : 뭐야!!

도리스 : 완전 방향을 잃었어요. 어느 방향이죠?

줄스 : 도리스, 도리스,

도리스 : 왜요, 왜요!




카메론 : 전화 - 다른 팀으로 보내라고 했잖아요.

줄스 : 이틀 전이지, 왜 나한테 확인 안 했어?

카메론 : 우선 그건 어제였어요.

줄스 : 어디 계셔? 벤도 알아?




사무실 - 줄스, 출근 - - 벤, 카페에서 커피 잔 8개가 든 트레이를 받고 있다.

벤 : 잔을 받으면서 - 고마워요.

줄스 : 내가 정신분열증 환자 같으시죠?

벤 : 내가 사용할 단어는 아니지만, 전화받고 좀 놀랐어요. 줄스, 내가 무례했다면 사과할게요.

줄스 : 아뇨, 아뇨, 아뇨, 아뇨. 사과하지 마세요, 잘못하신 거 없어요. 제가 워낙 일도 많고 사적인 걸 중요시해서요. 처음엔 잘 안될 거란 생각을 했지만 제가 틀렸어요.... 하난 제가 들게요.

벤 : 아뇨, 아뇨, 아뇨, 줄스, 설명할 필요 없어요. 제발.


줄스 : 사실 전 이것보단 좋은 사람이에요.






Jules: No. I need a diversion. You have a photo of yourself?

Ben: No. I need one?

Jules: Uh, if you wanna look up all those hotties from high school, you do. Say cheese.

Ben: Cheese.

Jules: That is cute. Okay, I just need to send that to you.

Uh... All right, so there are all these questions for your profile that you can answer if you want to or not. Like religious views, political views, people who inspire you.


Ben: Jules Ostin.

I'm not trying to brown-nose you, but I've been in business a long time and I've never run across anyone quite like you. You do inspire, Jules.

Ben: I just knew, at the end of the day, that a woman with a glass of wine and a laptop had real shopping potential. And if you could actually promise her things would fit...

Ben: See? That's what I mean.


Jules: Okay. Mmm. You have a favorite quote?

Ben: I do. "You're never wrong to do the right thing."

Jules: Who said that, you?

Ben: Yeah. But I'm pretty sure Mark Twain said it first.

Jules: Okay, favorite music?

Ben: Uh, jeez. Sam Cooke, one of my all-time favorites. Love Miles Davis, Billie Holiday.

Jules: Oh, she was great, right? I mean, she could just, like...


Ben: Transport you.

Jules: Oh, yeah. Okay, books?

Ben: Love Clancy. Ludlum. Crazy about Harry Potter

Jules: Matt loves Harry Potten too.

Ben: Oh, yeah?


Jules: Yeah, he, like, read them all the week they came out.

Ben: Ah, well, me, too.

Jules: Um, okay, what's your relationship status? Are you married? Single?

Ben: Widower

Jules: I'm sorry. I think we should just say single, then?

Ben: Yeah.

Jules: Okay, do you know what you need now? You need someone to friend.

Ben: I'll be friends with the other interns. They'll show me how to do it in the morning.

Jules: Well, you can friend me.

Ben: Okay, thank you.


Jules: Okay. Okay. Congratulations, you are now officially part of the Facebook generation.

Ben: Good deal.

Jules: Um, you done?

Ben: Yes, thank you.

Jules: Okay. Well, I have, uh... I have another hour of work.

Are you... Are you okay with that?

Ben: Of course. This was great, Jules.

Jules: Yeah. It was nice to have an adult conversation with an adult man, you know what I mean?

Like, not about work. Not about...

Ben: I know what you mean.



Jules: Oh, we're here?

Ben: Yeah.

Jules: Was I snoring?

Ben: No, no, no. Just sleeping.

Jules: Sorry. My parents are sleep researchers, and they've been studying my sleep my whole life.

Apparently, I'm a classic noisy sleeper. Fun getting to know me, huh?

Ben: It is.

Jules: I never fall asleep in the car, so that was actually amazing. Apologize for the racket.

Ben: Barely noticed.

Jules: I'll pretend I believe you.

Jules: I love this house. It just looks happy to me.

Like, if it was in a kids' book, it would make you feel good when you turned the page and saw it.

You know what I mean?

Ben: I do.


Jules: Well... Sayonara

Ben: Sayonara




Matt: I didn't hear you come in.

Jules: You know, I was thinking we need some awake time together. Yeah, that, too.

Jules: Morning.



Doris: Good morning. I'm Doris. They asked me to drive you today.

Are you all set back there? You got your seat belt fastened?

Jules: What happened to Ben?

Doris: Oh, somebody said that he got transferred.

Um, you know the best way to get back to headquarters?

Doris: Oh, my!

JUles: Oh, what...

- Come on!

Doris: Hold your horses, maniac! Which way, hon? I'm all turned around here.

JUles: Doris. Doris! Doris!

Doris: What? What?

Cameron: You told me to transfer him.

Jules: That was two days ago. Why didn't you check with me?

Cameron: First of all, that was yesterday.

Jules: Where is he? Do you know?



Ben: Thank you.

Jules: You must think I'm demented.

Ben: Not the word I would use, but I was a little surprised when I got the call.

Jules, I apologize if I overstepped in some way.

Jules: No. No, no, no, no. Please don't apologize.

You have done nothing wrong. Look, I have a lot going on, and I'm a very private person.

And at first, I don't know, I thought maybe this wasn't gonna work, but I was wrong.

Let me get one of those.


Ben: No, no, no.

Jules: No.

Ben: Jules, no explanation necessary. Please.

Jules: No, actually, one is, because I am usually better than this.

The truth is...



7회 끝, 감사합니다. 8회에서 만나요.



이전 08화예나네 브런치 극장 '인턴'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