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랑 연말이 다가오니
문득 이렇게 우울하게 지내는게 억울했다.
컬리에서 스테이크와 샐러드, 디저트를 사고,
와인도 한병 주문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파티 분위기는 내고 싶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남편과 함께 폭싹 속았수다 마지막회를 보았다.
주문한 와인 한잔도 하면서 말이다.
나는 술김에 섭섭한 마음을 솔직히 말하고
술김에 미안한 마음도 솔직히 사과한다.
그렇게 나는 또 기대하고 나의것을 내놓았다.
그래도 우리 둘은 안맞아도
엄마 아빠로서의 책임감과
가정에 대한 애정이
우리를 ‘우리’로 존재하게 한다.
아이들은 우리를 어른이 되게 하고,
서로 다른 우리가 가보지 못한 세상을 알게 한다.
그러다 결국 남편은 내게 사과를 했다.
내가 찌질해서 그렇다고 미안하다고.
그 한마디에 나는 울컥, 울어버렸다.
남편은 울지말라고 울지말라고.
이 한마디에 그동안 쌓였던 마음이
사르륵 녹아내린다.
미움가득했던 마음에 미안함과 고마움도 드러선다.
기다렸던 것처럼 너무 쉽게 마음이 풀려버렸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두 아이들과 함께 케이크도 먹고
와인과 두유를 한잔씩 마시며 분위기를 낸다.
그래. 이렇게 소소하게 함께 하는게 행복한거지.
그걸 아니깐 더 행복하다.
남편과 내가 변하지 않을 거라는걸 안다.
우리는 또 피터지게 싸우고.
몇일간 대화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또 알수없는 화를 낼 것이고
나는 그게 또 쌓여서 꿍하게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 평화가, 조금이라도 오래가기를 바래본다.
더 큰 어른이 되라고 하늘이 내게 아이를 주셨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