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포기하지 않기로 한 조용한 결심.
나는 다시 시작해 보려 한다.
누군가에게 알릴 만큼 거창한 결심은 아니다.
다짐을 적어 벽에 붙이지도 않았고,
새로운 계획표를 만들지도 않았다.
그저 마음 한편에서
이대로는 그만두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조용히 고개를 들었을 뿐이다.
살다 보면
시작하지 못한 일보다
중간에 내려놓은 일이 더 오래 남는다.
그땐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바빴고, 지쳤고,
지금이 아니라는 말로
스스로를 설득했다.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그 선택들이 모두 틀렸다고는 말할 수 없다.
다만 미뤄둔 마음들이
어느 순간 다시 나를 불러 세운다.
"이제는 정말 괜찮을까.”
다시 시작하려는 사람은
대체로 늦었다고 느끼는 사람이다.
이미 많은 시간을 지나왔고,
한 번쯤은 포기를 배워버린 사람이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그래서 더 진지하다.
젊을 때의 시작은
기세였고 용기였다면,
지금의 시작은
확인에 가깝다.
내가 아직 이 길을
완전히 놓지 않았는지,
마음이 아직 움직일 수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묻는 일이다.
다시 시작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달라질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속도가 느릴 수도 있고,
중간에 멈출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만큼은
놓치지 않으려 한다.
우리는 종종
늦었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쪽을 선택한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늦었다고 느낀다는 건
아직 마음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정말 끝났다면
아쉬움도, 망설임도 없다.
다시 시작하려는 마음은
자신에게 보내는 작은 신호다.
“나는 아직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혹시 지금
다시 해볼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면
이 말만은 전하고 싶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남들보다 늦어도 괜찮다.
지금의 당신이
조심스럽게 내딛는 한 걸음은
이미 충분히 의미가 있다.
나는 다시 해보려 한다.
더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나처럼 다시 시작하려는 누군가에게도
같은 말을 건네고 싶다.
지금도,
다시 시작해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