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에서
바위는 묵언으로 천 년을 살고
소나무는 바람에 등을 맡긴다.
나는 오늘, 그 고요한 품에 안겨
세상 짐 하나 내려놓는다.
숨 가쁜 도시의 끝자락에서
수락산은 조용히 나를 불렀고
그 부름 따라 오르다 보니
내 안의 소음도 점점 작아졌다.
계단 같은 바위길을 넘으며
삶의 굴곡을 다시 되새기고
산허리 감도는 햇살 아래
작은 나를 사랑해 본다.
저 멀리 서울의 숲이 펼쳐지고
나는 그 한가운데 선 나무처럼
잠시 멈춰 선 오늘을
깊이, 아주 깊이 숨 쉬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