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거울 앞에 선다
희끗한 머리카락보다
먼저 눈에 밟히는 건
무거워진 내 눈빛이다
젊은 날엔 바람을 쫓았다
불꽃처럼 사는 것이
의미라 믿었고
넘어져도 금세 일어설 줄 알았다
이제는 안다
고요히 흐르는 강이
더 멀리 간다는 것을
말없이 피는 꽃이
더 오래 남는다는 것을
나는 누구였을까
아버지의 뒷모습 속에,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 속에,
스쳐간 친구의 웃음 속에
나는, 있었을까
부끄럽지 않으려 한다
한 번 주어진 삶을
어떻게든 바르게
때로는 넘어지더라도
진심만은 꺾이지 않게
오늘도, 다짐한다
어느 날 마지막 숨을 내쉴 때
나, 참 괜찮았다고
스스로를 안아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