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하여

by 홍승표 승우담


이른 새벽,

거울 앞에 선다

희끗한 머리카락보다

먼저 눈에 밟히는 건

무거워진 내 눈빛이다


젊은 날엔 바람을 쫓았다

불꽃처럼 사는 것이

의미라 믿었고

넘어져도 금세 일어설 줄 알았다


이제는 안다

고요히 흐르는 강이

더 멀리 간다는 것을

말없이 피는 꽃이

더 오래 남는다는 것을


나는 누구였을까

아버지의 뒷모습 속에,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 속에,

스쳐간 친구의 웃음 속에

나는, 있었을까


부끄럽지 않으려 한다

한 번 주어진 삶을

어떻게든 바르게

때로는 넘어지더라도

진심만은 꺾이지 않게


오늘도, 다짐한다

어느 날 마지막 숨을 내쉴 때

나, 참 괜찮았다고

스스로를 안아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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