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우담 承又潭》

– 다시 깊이를 잇는다

by 홍승표 승우담


언제부턴가 나는 ‘깊이’라는 단어에 마음이 끌렸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무엇 하나 곰곰이 들여다보는 일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생각은 얕고, 말은 가볍고, 관계는 순간을 스치듯 흘러갔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승우담(承又潭)'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승(承) – 잇는다.

우(又) – 다시.

담(潭) – 깊은 못, 깊이.


다시, 깊이를 잇는다.

이 짧은 세 글자가 마음에 오래 머물렀다. 마치 한 줄의 시처럼, 한 마디의 격언처럼.


**


나는 누군가가 남긴 길 위를 걷고 있다.

오래전 조상들은 글 속에 마음을 담고, 예절 속에 삶을 지탱했다.

그들의 사유는 물처럼 고요하고 깊었다.

쉽게 판단하지 않고, 느리게 결심했으며, 오래도록 곱씹어 살아냈다.


나는 그런 정신을 다시 이어가고 싶다.

빠름보다 깊음을, 효율보다 품격을, 자극보다 여운을.


**


승우 담은 단지 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되고 싶은 삶의 태도이며, 되찾고 싶은 정신의 자리다.

아버지의 말투 속에 깃들었던 온유함을,

어머니의 손끝에서 느껴졌던 정성스러움을,

책 속에서 배운 옛사람의 절제와 아름다움을

나는 다시 잇고 싶다.


그리고 나의 아이들에게도

'얕은 유행보다 깊은 마음을 품을 줄 아는 사람'이 되어달라고 말해주고 싶다.


**


깊은 못처럼 말없이 가라앉은 사유,

겹겹이 쌓인 시간 속에서 우러난 한 줄의 깨달음.

나는 그것들을 다시 길어 올리는 사람이고 싶다.


승우담,

이 이름으로 오늘도 조용히, 그러나 깊이 살아가고 싶다.

깊이 잇는 사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