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에서 한라까지, 내 조국

하나 된 조국을 염원하며

by 홍승표 승우담

구름 위로 햇살이 스며든다. 백두의 능선에 첫눈이 내릴 무렵이면, 나는 먼 고향을 떠올린다. 눈으로 덮인 장엄한 산맥이 남쪽으로 이어지고, 그 끝자락 어딘가엔 여전히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나와 같은 말을 쓰고,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같은 조국의 하늘을 그리워하고 있다.


분단의 선은 강처럼 우리 사이를 가로막았지만, 마음까지 막을 순 없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체제 속에서 살아왔지만, 한 핏줄이라는 사실은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백두에서 흘러내린 물이 압록강과 두만강이 되어 흐르고, 다시 낙동강과 한강을 따라 남으로 흘러드는 그 물줄기처럼, 우리는 하나의 대지를 공유하며 살아왔다.


어릴 적 학교 교과서에선 늘 이렇게 적혀 있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그 한 문장을 가슴에 품고 자라며, 나는 이 땅의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세월은 흘러도 현실은 아직 그대로다. 비무장지대 철책 너머의 산천은 여전히 닿을 수 없는 그리움이고, 같은 겨레의 얼굴은 뉴스 속 희미한 그림자일 뿐이다.


그럼에도 나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봄은 찾아오는 법이니까. 작은 새싹이 언 땅을 비집고 올라오듯, 민간의 교류, 작은 손길 하나, 따뜻한 시선 하나가 모이면 다시 길이 열릴 것이다. 말문이 트이고, 발길이 이어지고, 웃음이 퍼질 때, 백두에서 한라까지 이르는 그 길 위에 우리는 다시 하나로 서게 될 것이다.


나는 상상해 본다. 평양의 거리에서 서울의 친구들과 손잡고 걷는 모습을. 백두산 천지에서 남녘의 노래를 부르는 순간을. 제주 바다의 바람에 북녘의 아이들이 웃음을 흩뿌리는 모습을. 그 모든 장면이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 언젠가는.


통일은 거창한 정치적 합의만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따뜻한 마음의 결속이고, 가슴속에서 피어나는 '그리움'의 다른 이름이다. 이산가족의 한숨, 군사분계선 너머에서 손을 흔들던 눈물, 서로를 부르다 지친 수많은 이름들이 이 나라의 진짜 역사이고, 그 염원이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힘이다.


이제는 우리가 그 마음을 이어갈 때다. 분단의 아픔을 품고 살아온 세대가 지쳐갈 무렵, 새로운 세대에게 통일의 희망을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다시 하나가 되는 길은 먼 길이지만, 우리가 함께 걸으면 언젠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조국은 둘이 아니다.

하나의 강산, 하나의 이름, 하나의 겨레.

그 꿈을 노래하며 오늘도 나는 다시 외쳐본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이 땅은 내 조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