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산 언덕 위의 작은 천국.

도원교회! 내 인생의 첫 번째 천국.

by 홍승표 승우담

초안산 언덕 위의 작은 천국

초안산 언덕 위, 붉은 벽돌로 지어진 작은 교회가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 친구 손에 이끌려 처음 올라갔던 그 언덕길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작고 다소 낡았지만, 그 안에는 늘 따뜻한 숨결이 있었다.


예배가 끝난 후 선배들은 어깨를 두드려 주었고, 친구들은 함께 웃으며 미래를 이야기했다.

청년부 모임이 끝나면 늦은 밤까지 이어지던 대화들,

교회 뒤편 작은 마당에서 불어오던 바람,

여름수련회에서 잠 못 이루며 나누던 고민들…

그 모든 순간이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도 반짝였다.


세월은 흘러 그 교회가 어느덧 창립 50년을 맞았다 한다.

나도, 함께했던 사람들도 각자의 삶 속에서 흩어졌지만

그 시절의 선배들, 친구들, 후배들 얼굴은

문득문득 마음속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문득 생각한다.

왜 그렇게 그리운 걸까?

어쩌면 그때의 교회는, 그때의 사람들은

내게 ‘천국’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불완전하고 부족했지만,

그곳에서는 서로를 믿었고, 따뜻했고,

미래가 막막해도 함께라 괜찮았던 시간이 있었다.


세월이 지나 삶이 복잡해질수록

그 언덕 위의 작은 교회는 더 단단한 빛으로 마음을 비춘다.

나는 그곳에서

‘함께 있음’의 의미를 배웠고,

‘누군가를 향한 진심’을 배웠으며,

‘믿음’이라는 것이 꼭 종교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를 밝히는 마음임을 배웠다.


지금은 멀리 떠났지만

그 교회는 내 청춘 한가운데에

아직도 환하게 서 있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걸어 올라갈 수 있는,

내 인생의 첫 번째 ‘천국’.


그 시절의 나를 키워준 모든 얼굴들—

지금도 여전히 그립고,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