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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림 Jul 13. 2022

민생 안정이 우선입니다, 대통령님

 - 한상림 칼럼

      

  “지금은 비상 상황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비상 경제 민생회의에서 한 말이다. 정부는 민생 안정에 사활을 걸어야 하며, 국민과 연대를 통하여 하루속히 위기 극복을 위한 총력 대응을 하라고 지시하였다.

 

  며칠 새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인 BA.5 코로나 재유행이 시작되어 확진자가 점점 늘어나 1주일 새 더블링 현상까지 나타나자 윤 대통령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소통하던 ‘도어스테핑(출근길 회견)’을 중단하였다. 도어스테핑 중단에 따른 여러 가지 말이 오가면서 혼란스러운 시기에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두 달 만에 37%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왈가왈부 비난이 많다.


  예나 지금이나 한국인들의 냄비 근성은 여전한가 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절대로 느긋하게 지켜보면서 기다려주지 않는 게 바로 정치 현실이고, 그를 지켜보는 국민도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 확실하게 손에 쥐어지지 않으면 비난하고 원망하는,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로 인한 지지율 하락은 여러 가지 인사 논란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경제 위기로 인한 민생이 갈수록 불안하기 때문이다. 신임 정부가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여도 미흡하고 성이 금방 차지 않는 게 당연하다. 취임 후 두 달이 지나자마자 지지율 하락에 대한 평가를 언론이 들썩이면서 국민은 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지난 정부의 불만에 대한 국민의 언성이 컸던 것 중의 하나가 부동산 문제와 서민 경제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정권이 교체되면서 여당과 야당이 바뀌었지만, 조금도 바뀐 게 없다. 서로 상대 정당을 비난하고 힐책하는 말들로 국민의 피로도만 갈수록 커진다.


  민주당은 정권이 바뀐 두 달 만에 현 정부가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여당이었을 때도 국민이 보기에는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그새 상황이 바뀌었다고 자기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거침없는 비판을 일삼는다. 여당은 전 정권을 파헤쳐 보복 정치를 하는 인상을 받고 있다.


 더군다나 국제적으로 온 세계 경제가 어려운 시점이라 우리나라라 해서 예외는 아닌데 정부나 국민이 어려운 위기를 잘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에 내 탓이 아닌, 남의 탓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요즘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어느 정당이 옳다 그르다고 평할 수 없을 만큼 짜증스럽다. 양당이 힘을 합해 국민이 안정되게 살아가도록 힘써야 함이 옳은데, 곧 있을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로 정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민망스럽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민의 눈을 가장 무서워해야 한다. 국민은 예리한 눈으로 정치인들의 말과 언행을 지켜보고 있다.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이지 자기 실리를 위해 하는 언행인지 알아차리고 지지하게 되기 때문에 신뢰감과 진실성을 보여 주어야 한다. 특히 국가 원수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하나가 국민과 초점을 맞춰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또한 국민은 대통령과 정부를 믿고 좀 기다려주어야 한다. 어떤 정책을 만들어 놓고 시행을 하기도 전에 비판부터 하는 것은 정부를 불신하고 방해하는 행위일 뿐이다.


  윤 정부에서 당장 시급한 문제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을 해결하고 서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불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장마와 폭염, 코로나 재유행까지 겹쳐서 이중 삼중고를 겪는 서민들을 위해 몇 가지 문제를 잘 풀어가지 않으면 지지율은 앞으로 더 하락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지지율 하락에 신경 쓰지 않겠다고 하지만, 지지율 하락은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서 그동안 고집해 온 주장들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요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시대에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반발하는 자영업자들 입장과 임금을 올려야 살 수 있는 노동자 입장은 대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를 들면, 식자재값이 올라가도 음식값을 올릴 수 없는 자영업자에게 시급 9,160원은 부담이 간다. 시급뿐 아니라 그에 따른 4대 보험금까지 포함하니 수입보다 지출이 더 큰 데다 임대인은 가게 임대료까지 올려 받게 되니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저임금을 기존 방식으로 일률적으로 정할 게 아니라 산업별로 구분해서 정해야 한다.


  요즘은 마트에 나가서 장보기조차 겁이 난다. 밥상머리 물가가 너무 올라 서민에겐 그야말로 먹고살기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한번 오른 물가는 거의 내리지 않는 것도 관례가 되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식료품 재료도 올랐고, 휘발유와 경윳값 역시 많이 올라서 운송업자나 자영업자와 기업들 역시 비용 부담이 크다.


  밥상 물가 대책으로 수입 농축산물 해외 수입을 대폭 늘리기 위해 한시적으로 소고기, 닭고기 등 7개 품목에 대하여 긴급 관세를 0%로 감면해 주겠다고 하자, 국내 농축산물 업자들은 민생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항의 시위를 하였다.


  2030 청년 주택 역시 애초의 취지에 걸맞도록 시정해야 한다. 사회 초년생에게 목돈마련을 위한 정책으로 역세권 청년주택이 사실상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았다. “행복주택‘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청년이 감당하기 어렵다. 5천만 원에서 2억 원 보증금과 비싼 월세, 그렇다고 고금리로 대출마저 쉽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계약률은 40% 정도였다. 따라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민간 임대보다 공공임대 비율을 늘려야 한다. 또한 공공과 민간을 명확하게 구분해 지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유가(油價)가 오르니 비상 대책으로 정부에서 세금을 인하해 주었지만, 여전히 피부로 느끼는 체감온도가 비싸다 보니 경유를 직접 만들어 몰래 판매하다 걸린 업자도 있다. 정부에서는 기름값을 잡기 위한 유류세 탄력세율 한도 확대도 추진한다고 하였다.


  청년 세대의 금리 부담 경감, 공공 임대주택 임대료 동결 연장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집중 지원을 강조하고 민생 문제에 전념하여 이를 정면 돌파하겠다 한다. 이런 정부의 새로운 각오를 믿고 좀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국민의 태도도 필요하다.

 

그리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구조 조정으로 풀어가려는 노력을 보이고, 각 부처 장관들과 독대하면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니 모두를 만족시킬 수야 없겠지만, 서민의 눈높이에 최우선으로 맞춰 주었으면 한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대기업 정책에 중점을 두고 감세 등 우호적인 면을 보였지만, 이제는 서민을 향한 정책에 더 중점을 두고 초심을 잃지 말고 잘 이끌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어버이시다. 제발 신뢰감을 잃지 말고, 국민은 어버이를 잘 섬겨야 한다.  또한 선거 유세 기간에 보여왔던 후보자로서의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공정과 정의로운 수장으로 후세에 길이길이 이름이 남겨지는 대통령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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