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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림 Sep 02. 2022

거대한 지구, 거주 불능한 지구

-한상림 칼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성난 지구의 모습을 올여름 장마철에 뼈저리게 경험하였다. 강남역 주변 물난리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빗물에 잠긴 도심 거리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특히 하수도 물이 솟구쳐 맨홀뚜껑이 날아간 구멍 속으로 성인 남녀가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갈 거라고는 단 한 사람도 상상해 본 적 없을 거다.


  오래전부터 우리는 신음하는 지구의 경고등을 보면서도 외면한 채 20세기를 건너왔다. 여전히 이상기후 현상의 심각성을 깨달으면서도 실천은 제대로 하지 않는다. 지구 한쪽에서는 지독한 가뭄으로 고통을 받는데, 다른 쪽에서는 홍수와 산사태가 나고 집과 자동차와 사람이 떠내려갔다. 영국의 폭염, 미국 알래스카와 호주,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산불, 토네이도 등 지구촌 여기저기에서 기후 이상 현상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도 대홍수로 1,000명 넘게 사망하여 대책이 없는 지옥이 열렸다고 하였다.


  북극과 남극의 빙하도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 중이다. 만약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아버리면 해수면은 7.5m 상승하여 한 번 녹은 빙하의 복원은 절대 불가능하다. 빙하 물이 강을 이뤄 바다로 대량 유입되어 해수면이 높아진다. 알프스산맥 최고봉 몽블랑의 만년설이 녹아 최근 10년 만에 0.3도 상승하여 전 세계 평균 기온 상승 속도가 2배로 역대 가장 빨라졌다. 이는 지나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탄소배출이 증가하여 빚어진 결과이다.


  마치 성난 야수처럼 생명이 거주할 수 없는 행성으로 된다면 결국 인류는 멸망할 수밖에 없다. 머잖아 기후난민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ICCP(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는 기후난민을 2050년도에 약 2억 명으로 예상한다. 기온 2도 상승 시 4억 명 이상이 물 부족을 겪어 적도지방 주요 도시 사람들은 살 수가 없고, 폭염으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게 된다.


  기온이 3도 상승 시 남부 유럽이 영구적인 가뭄을 겪으며 중앙아시아의 건기가 지금보다 19개월 더 지속되고, 카리브해 지역은 21개월, 북부 아프리카 거기는 60개월 지속될 거라 예측된다. 지중해 지역 산불은 2배, 미국은 6배 이상 증가하며, 기온이 4도 상승 시 라틴아메리카는 뎅기열로 800만 건 이상 증가하여 식량 위기를 겪으며 사망자가 9% 증가하게 된다.


  하천 범람으로 방글라데시는 30배, 영국은 60배가 기후난민이 증가한다. 이렇게 된 후에는 기후를 거꾸로 돌리고 싶어도 비가역적으로 되돌릴 수가 없다. 현재처럼 그대로 살면 2100년도에는 기온이 4.5도 상승하게 되고 상한선 8도로 추정한다면 그때는 이미 사람이 살 수 없는 면적이 1/3에 달하게 된다.


 지구가 뜨거워지면 북극의 얼음이 녹고 태양광이 덜 반사되어 지표면에 흡수돼 바다는 대기 중 탄소를 덜 흡수하고 온난화는 가속화된다. 북극에서는 현재 대기 중 탄소량이 2배 이상 포함하고 있어 영구 동토층이 녹기 시작했다. 방출된 탄소는 메탄으로 기화되어 지구는 더 뜨거워진다.


 산림은 점점 고사하고, 밀림이 탄소 흡수를 못 하면 산불이 일어나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구 표면의 1/3인 바다에서 열 흡수가 적어지면 산소가 부족해지고, 바다식물이 광합성을 하지 못하면 플랑크톤이 줄어든다.


산불이 빈번할수록 탄소 배출량이 늘어 바다생물이 살 수 없으니 ‘기후-탄소되먹임(carbon-climate feedback)’의 악순환이 지속하게 된다.

 지난 3월 우리나라도 강원도에서 인위적인 산불이 발생하여 아직도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고 있지 않은가.


  이로 인해 기후 계급제도가 발생하여 빈곤 국가 계층과 부유층의 격차가 커지면서 빈곤층은 더욱더 고통을 당한다. 결국 기후변화의 존재론적 위기 결과로 최악의 경우 인류 멸종 위기를 직면하는 것이다.


  한국도 탄소 배출량이 세계 10위권 이내로 ‘매우 불충분’한 국가로 분류되었다. 중국이 세계 1위임에도 대책만 쏟아내고 실행의 속도를 내지 않는다. 지금 지구는 인류를 향해 비정상 사실을 세차게 전하고 있다. 복원 불가능한 수준까지 가지 않도록 서둘러 지구의 자정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을 당장 줄이도록 온 인류가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머뭇거릴 때가 아닌, 지구를 살리기 위해 서둘러야 할 매우 시급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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