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1년 중에서 하반기로 들어서는 한 중앙에 놓여있는 달이다. 1월부터 7월까지 오르막길이라면, 7월부터 12월까지는 내리막길이라 할 수 있다. 마치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사람처럼 정상에 깃발을 꽂고 다시 12월을 향해 가볍게 내려가는 하산 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델타 변종 바이러스 확산으로 강화된 4단계 거리두기로 격상하였다. 갈 길은 바쁜데 등에 무거운 짐을 잔뜩 짊어지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하산을 해야 하는 것은 국가나 국민이나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최근에 1,600명까지 늘어난 확진자 수와 여기저기서 터지는 집단 감염으로 다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짧은 시간 내에 감염 지수를 낮추려는 정부와 국민 사이 팽팽한 긴장감 앞에서 우리는 누구를, 무엇을 탓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제아무리 괴질이 극성을 부려도 지구는 언제나 같은 속도와 같은 방향으로 돌고 있다. 불과 두 달 전만 하여도 백신 접종을 받으면 곧 해외여행도 몇 개국은 가능하고 실외에선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을 주었다. 처음 시행하는 백신 접종이니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거부하거나 망설이던 사람들도 서둘러 맞으면서 접종률을 높였었지만 변종 바이러스 때문에 지금의 추세로 진행되면 8월 말에는 3천여 명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이다. 그래도 우리는 어려운 가운데 각자 맡은 자리에서 일하면서 언젠가는 소소한 일상을 되찾을 거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반드시 잘 극복해 낼 것이라고 확신을 한다.
7월의 태양은 가장 뜨거운 빛으로 우리에게 빛을 발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포도나무를 가꾸는 농부처럼 꿋꿋하게 다디단 열매를 꿈꾸며 많은 땀을 흘리며 기다려야 하는 인내심이 필요한 때가 바로 7월이다. 들판에서는 알곡을 매단 곡식들이 햇빛과 바람과 흙의 조화로운 만남으로 낟알을 채우기 시작하고, 과일나무는 뿌리의 힘으로 줄기마다 열매를 단단히 여미며 다디단 꿈의 열매를 키우는 7월이다.
인디언은 7월을 ‘열매가 빛을 저장하는 달’과 ‘산딸기가 익는 달’ 혹은 ‘천막 안에 앉아 있을 수 없는 달’과 ‘사슴이 뿔을 가는 달’, ‘들소가 울부짖는 달’ 등 부족마다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였다. 우리나라는 한여름 삼복더위를 초복, 중복 말복이라 하여 보양식을 먹으면서 더위를 이겨내려고 하는 전통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소서(小暑)를 보내고, 장마가 끝나면 나면 가장 후덥지근한 여름 마지막 절기인 대서(大暑)가 있다. 7월의 탄생석도 태양을 상징하는 ‘루비’다. 그래서인지 7월에 탄생한 사람은 열정적이고 카리스마가 있는 리더형 인물이 많았다.
(강동구 중앙 보훈병원 선별 진료소. 사진=연합뉴스)
오늘도 땡볕 더위에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나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나 봉사자들을 보면 얼마나 덥고 힘든지 상상해 본다. 실내에서 가만히 앉아 있어도 힘든데, 변종 델타 바이러스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올여름도 많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값진 땀방울로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전쟁에서 이기고 풍요롭고 걱정 없는 가을을 맞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반면에 강화된 4단계 거리두기에도 아랑곳없는 사람들은 인내심이 폭발한 듯 여름철 휴가를 떠나고 있다. 지금 추세로 확진자가 증가하면 8월에는 3천 명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 한다. 정말 자중해야 할 시기에도 불구하고 피서지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이제 무덤덤해진 안전불감증이 아닌가 싶다. 그러잖아도 회사에서 일하는 아들이 날마다 출퇴근을 하니 불안한 노파심에 퇴근 후에는 곧장 집으로 오라고 잔소리를 습관처럼 하곤 하였는데, 며칠 전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 하나가 열흘 간 여름휴가를 다녀와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한다. 갑자기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어 2주간 자가격리로 들어가고 보니, 남은 가족 모두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 방이야 혼자 사용하니 화장실까지도 혼자 사용할 수는 있지만, 같은 공간인데 한창 더운 삼복더위에 방문을 각자 닫고 생활하는 것, 식기류와 세탁물까지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 등, 한둘 불편한 게 아니다. 물론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2주간은 서로 불안한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변에서 두서너 번씩 자가격리를 경험했다는 이야길 들으면서도 남의 일로만 여겼는데, 이제 점점 가까이서 조여오니 철저한 방역으로 감염예방에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다시 실감한다.
이미지 출처 (인터넷 아이엔티 트레이닝 하우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라는 속담처럼 지금 이 쓰디쓴 시간을 잘 견뎌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열매가 빛을 저장하는 7월이라는 인디언의 표현처럼 뜻하지 않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빛을 저장하는 것은 바로 온 국민이 힘을 합하여 백신 접종을 받고 철저한 방역과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는 신약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 일이다.
포도나무는 한겨울에는 뿌리로 빛을 저장하고 봄이 되면 줄기를 뻗어 꽃을 피우고 이파리에 빛을 저장하면서 아주 작은 열매를 맺기 시작하여서 성장한다. 7월부터 작은 알갱이가 굵어지면서 곧 검푸른 빛으로 익으면서 그 빛을 열매에 저장하여 새콤달콤한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검푸른 포도송이를 주렁주렁 매단 포도나무를 바라보면 위대한 여름의 절정은 역시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 아닌가 싶다.
한 그루의 나무가 열매를 맺기 위해 빛을 저장하는 것은 추운 겨울부터 봄을 거쳐 여름까지 시련을 겪으면서 그 인내력으로 이뤄낸 결과이다. 그렇듯, 지금의 이 혹독한 코로나바이러스와 사투를 겪고 있는 전 세계 인류 역시 각자 어떠한 빛을 지혜롭게 저장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사과는 붉은빛과 상큼한 향기로, 포도는 검푸르고 새콤달콤한 빛으로, 각기 다른 맛과 향기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온갖 시련을 잘 극복하고 태풍에 맞서서 열매를 지키려는 뿌리와 나무줄기의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 뿌리와 줄기의 힘은 바로 우리 민족이 지녀온 끈질긴 국민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