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데드크로스

-한상림 칼럼

by 한상림


인구 데드크로스



출산율 저조로 인하여 각 지자체마다 출산장려 정책을 내세우며 비상이다. 심지어 애를 낳으면 1억 빚을 갚아주거나 아파트 임대료를 면제해 주고, 출산장려금을 대폭 인상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사상 첫 ‘인구 데드크로스’에 접어든 심각한 현상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인구 데드크로스’란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인구는 약 5,183만 명으로 1년 새 2만 838명(0.04%)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주민등록인구가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이유로는 저출산, 혼인율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불과 40년 전만 해도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고 하였다. 30년 전 필자가 셋째를 임신하였을 때 심지어 ‘야만인’이라는 말까지 듣기도 하였으며, 출산 시 의료보험 혜택도 주지 않아 그 당시 4~5만 원이면 되는 출산 비용이 20여만 원 정도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태어난 우리 아이들이 결혼하는 시기인데 손주를 기다리는 것이 희망 사항일 뿐, 지켜보는 부모 입장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어떤 부부는 결혼한 지 6년째이지만, 아이를 갖기 위해 인공수정을 해야만 한다. 인공수정 요건이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들어 실패한 이후 선뜻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하던 시절에 셋째 아이를 가졌다고 야만인이라는 말을 듣고 태어난 아이 역시 직장을 다니면서 받는 급여를 모아 결혼하기 쉽지 않다. 막상 결혼할 아가씨를 데리고 온다 해도 걱정이다. 치솟는 전셋값이 예전의 집값이 되어버렸으니, 결혼하려면 쉽지 않은 여건이다.


6.25 한국전쟁 이후 베이비부머 세대로 태어난 우리는 보통 5남매 이상이었고, 당시 부모 세대는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환경에서 배고픔과 굶주림 속에서도 아이들을 많이 낳아 길렀다. 그런데, 그 당시 국가에서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하면서 아이를 많이 낳지 말라 하더니, 다시 삼십여 년 지난 지금 인구 감소 문제로 다급해졌다.


주변을 돌아보면 맞벌이 자녀를 위하여 부모들이 손주들을 돌봐주어야 하고, 노부모가 아이를 보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거기에 양육방식도 예전 우리처럼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철저한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그대로 해 달라는 까탈스러운 자녀들의 요구대로 아이를 먹이고 돌보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한다. 물론 전문 교육을 받은 베이비시터에게 맡기면야 좋겠지만, 그 또한 비용은 물론 아동폭력에 대한 불안감으로 집안 곳곳에 CCTV를 설치해 놓고 수시로 확인을 하여야 하니 이래저래 맞벌이 부부 역시 양육 문제가 만만치 않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여러 가지 문제점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하였던 것으로, 이미 국가에서도 많은 예산을 들여 인구정책을 실행해 왔지만 실패한 정책이다. 더군다나 여기저기서 터지는 아동학대 문제로 인하여 어린이집에 맡기는 일도 불안하고 양육과 교육비 또한 만만치 않으니 선뜻 출산을 계획하지 못하거나, 차라리 아이를 낳지 않거나 비혼을 앞세워 나이가 들어도 결혼에 대한 꿈을 버리고 혼자 사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따라서 저출산 문제는 출산의 문제만이 아니라, 청년들이 가정을 꾸리고 살아갈 수 있도록 주택문제와 경제문제, 보육에서 교육까지 맘 놓고 병행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또한 청년들은 한 번뿐인 인생이니 나만 편히 즐기며 살면 그만이라는 사고도 바뀌어야 한다. 어렵고 힘든 현재의 복잡한 여건들은 국가와 국민 모두 힘을 합해 극복하여야 후손들이 이 땅에서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