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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림 Sep 30. 2021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

-  한상림 칼럼

   

  올 연초에 갑자기 직장에 다니는 아들이 한 달 휴가를 받아 집에서 쉬겠다고 하였다. 처음엔 황당하고 당황스러웠지만, 심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하여 탈모가 와서 나름대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다는 사실조차 읽지 못하고 아침저녁 출퇴근하는 모습만 보았는데, 휴식이 필요하다는 말에 한 달 동안 그저 묵묵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번아웃(Burn Out)'은 글자 그대로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어느 순간 무기력과 심리적인 허기를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몸에 특별한 이상이나 질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세상만사가 귀찮아지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이다. 단순한 무기력증만 아니라 집중력이 부족하고, 우울증·두통·요통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고 수면장애와 대인기피증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대부분 우리는 복잡하고 다양한 업무와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로 인한 갈등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거기에 스마트기기의 과다사용으로 인하여 눈은 혹사당하고, 뇌의 코르티솔 분비가 늘어나면서 면역기능이 감소하여 교감신경이 자극되면서 휴식을 방해하여 수면 부족까지 겪는다.


  어떤 일이든 집착하여 완벽을 꾀하려거나 경계성이 강한 사람, 매사 철저한 성격인 사람이 번아웃에 빠져들기 쉽다. 그들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으로 자신이 번아웃 상태인 것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극심한 무기력증에서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까지로 이어질 수 있는 ‘번아웃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자신의 여건에 맞는 방법을 찾아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번아웃을 극복하는 방법으로는 우선 현재 자신이 번아웃인 것을 스스로 받아들여야 한다. 일과 생활의 경계를 긋고, 일과 휴식 시간을 구분하고, 일하는 만큼 휴식을 취하거나, 나만을 위한 시간으로 회복탄력성을 유지한다.


  일하는 사람 대부분 직장 업무의 스트레스로 집중되어 있다. 특히 직장 내 환경에 의한 영향이 크므로 일상의 루틴(정해 놓은 틀)에 살짝 변화를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대화 상대를 찾거나 운동, 독서, 그림 그리기, 여행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꾸준히 자기 계발을 하면 좋다. 물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공통적인 취미생활을 한다면 더욱 좋을 거다.


  직장인 대부분 주중에 무리하여 일하고 주말에 종일 잠자면서 피로를 풀면 된다고 착각하지만, 오히려 생체리듬이 흐트러지면서 피로감이 더 심해져 규칙성을 갖는 수면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또한 자연과 가까이하고, 인스턴트 음식을 멀리하고 건강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며, 이도 저도 정 힘들 때면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여도 좋다.


  어쩌면 번아웃 증후군은 현대인의 고질병이 될 수도 있다. 2019년도 5월 세계 보건기구의 제11차 국제 질병 표준분류기준(ICD-11) 발표에서 아직은 ‘번아웃 증후군’을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로 정의하여 질병으로 분류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2위에 해당하는 긴 노동시간으로 인해 번아웃 증후군이 나타나기 쉬운 환경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불안감이 커지고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불안감과 개인의 직무에 기대하는 성취감으로 부정적인 경험의 부정이 커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주 52시간 근무를 권장하고 있지만, 대부분 근로 현장에서는 그럴만한 여건이 되지 않아 여러 가지 형평성 문제도 많다. 그렇지만 기업에서는 되도록 잔업을 피하도록 하고 근로자들 스스로 능동적 휴식을 취하여 개인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능률적이라 생각한다.


  번아웃(burnout)의 반대로 ‘보어아웃(bore-out)즉 ‘권태증후군’도 있다. 번아웃은 직장 업무에 지나치게 몰두해서 쌓이는 스트레스라면, 보어아웃은 지루하고 단조로운 업무와 업무에 대한 무관심으로 의욕 상실을 느끼는 상태이다. 즉 자기 적성이 맞지 않는 업무와 장래성이 없다고 느끼는 지루함, 회의감 등으로 무기력해지는 증상이다.


  번아웃이든, 보어아웃이든, 일과 휴식을 적절히 취하면서 꾸준한 자기 계발로 자존감을 높이고 직업에 대한 자긍심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표지그림- 국민건강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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