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선택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정말 예상 밖의 일이었다. 가벼운 맘으로 다이소에서 산 몬스테라가 이렇게 잘 자랄 줄은.
두 번이나 화분크기를 넓혀 분갈이도 해주고, 지지대도 세워주었다.
매일매일 신기해하며 몬스테라를 관찰하고 있다.
문득 새 잎이 우뚝 선 몬스테라를 바라보다가 느낀 점.
"꼭 바닥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뿌리부터 자라지 않아도 괜찮구나"
재수하고 들어간 대학교.
무역학을 전공하고, 전공을 살리고 싶어 졸업하자마자 무역 회사에 입사했다.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십여 년째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내가 꿈꿔왔던 일인가?
이대로 나이 들어도 괜찮을까?
이직해서 더 힘들면 어떡해.
무엇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다른 분야에서 일하기엔 너무 늦은 거 아닐까?
신중하다는 핑계로 용기를 내지 못하는 나.
그런데 몬스테라 화분을 보니
꼭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았더라도 굵은 줄기로 나아갈 수 있음을, 가장 높은 잎으로도 자랄 수 있음을 보여주어서 작은 위로가 되었다.
고로 언제든 희망을 잃지 말 것.
지금의 나 괜찮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