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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rin Apr 09. 2017

<호주/시드니편> 거주지 이야기, 두번째

집에서의 일상

시드니에서의 이사는 일주일동안의 홈스테이를 포함해 총 3번.


첫 시작은 한인사이트를 이용해 찾은 곳에서 약 한달정도 한인쉐어를 했고, 아무래도 외국에 나와있으니 외국인과 함께 생활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Gumtree*를 통한 외국인쉐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Gumtree는 일종의 커뮤니티 사이트인데, 주거지를 포함, 일자리도 찾고, 중고품을 사고팔고, 동호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들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다.


한인쉐어는 한국인들과 하는 것이기에 찾기도 그리어렵지않고 의사소통에도 무리가 없기에 날짜만 잘 맞으면 입주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문제는 외국인쉐어를 찾는 일인데, 좋은 조건의 집같은 경우에는 인스펙션주인과 시간을 정하고 집을 방문하는 일을 하러 가는 도중에 계약이 성사되어 놓치는 경우도 다반사에, 한인쉐어에 비해서 열악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상한 목적을 가지고 올리는 글들도 굉장히 많다.)


벌써 6년전의 이야기라 지금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외국인 쉐어는 한집에 최소 10명이상이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방에는 4-6명정도로 생각하면 될것이다.

상상도 못할 숫자이지만 살다보면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은 숫자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각자의 생활이 있고, 생활 패선도 다 다르기 때문에 이 많은 인원이 동시간대에 숙소에 머무르는 경우는 솔직히 잘 없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지내는 공간이기에 대체적으로 더럽고 쉼없이 부딪히며 불편한 점들도 많지만, 그만큼 또 재밌는 일들도 많기에 사람들을 사귀는걸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더할나위없이 좋은 조건임에는 틀림없다.


외국인 쉐어의 묘미는 바로 파티!

아마 외국인 쉐어를 하고싶어 하는 친구들은 이걸 상상하지 않을까...

거의 매일밤 이뤄지던 하우스 파티

( 이 많은 인원이 한 집에 삽니다....)


밤늦게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매일밤 펼쳐지는 풍경.

시드니 시티 한복판에 위치한 아파트 테라스에서 이뤄지는 하우스 파티.

(사실 사진 속의 집은 우리집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밤을 이곳에서 지새곤 했다...)



집에오면 편히 쉬고 싶은 생각을 한다면 너무나도 불편한 파티 하우스.

물론 모든 외국인 쉐어가 그런건 아니다.


보통 쉐어를 구하는 광고글에 보면 그 곳이 파티하우스인지 아닌지는 명시되어 있는데, 친구방문 금지/몇시이후 알콜금지 등 완곡한 표현으로 파티하우스를 만들지 말아달라는 식으로 표현해두고 있다.



파티의 시작과 끝은 역시 저렴함의 끝판왕 BOX WINE.


나같은 경우는 외국인 쉐어였으나 파티하우스가 아닌 조용한 집에 살았는데, 집주인이 함께 거주하고 있었고 집 자체가 조용하며 서로 예의를 지켜줬기에 시드니에서의 일년은 이 집주인과 함께 했다고 할 수 있다.


이사가던 날

사실 이사의 3번 중 2번은 이 집주인과 함께였는데, 그 전의 집과 계약이 만료되어 집을 옮기게 된 것으로 사실상 한 곳에서 쭈욱 생활했다고 할 수 있다.




룸메에게 음식을 해줬던 날

낮시간에 집에 있을 때는

각자 방에서 컴퓨터를 하거나 책을 보는 등 개인생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플렛메이트방을 뜻하는 flat과 친구를 뜻하는 mate가 합쳐진 말로 함께 거주하는 친구를 말한다와 친해지면 같이 밥도 해먹고, 함께 영화도 보고 바닷가에 태닝도 같이 하러다니며 일상을 나눈다.




일하거나 학교를 가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일상을 집에서 보내기때문에 거주지 선정은 워홀생활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사는 곳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곳이 아니라면, 아무리 밖에서의 생활이 즐겁고 행복해도 결국은 하루하루가 악마의 소굴로 기어들어가는 기분이 들지않을까?


한번에 안식처가 되어줄 곳을 찾아서 오랫동안 거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소소한 불편함을 제외한 마음 한구석을 쿡쿡 찌르는 이물감이 느껴지는 거주지라면 여러번 이사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집은 밖에서의 모든 가면들을 모두 벗어던지고

클렌징까지 마친 나를 내려놓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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