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에서의 워킹홀리데이
파리에서의 워홀은 각종 서류들 이야기만 하다가 끝날지도 모르겠다.
일자리는 런던에서와 같이 파리에 도착하기 전 미리 알아보고 인터뷰를 잡고 왔기에 별무리없이 바로 구할수 있었지만, 워킹홀리데이 때마다 이어지는 정착 3종 세트: 핸드폰 개통, 계좌 개통, 집 구하기. 어느 곳이건 쉬운 곳이 없었지만 프랑스는 지금 생각해도 머리아프다.
프랑스인들의 서류 사랑은 차차 하기로 하고, 오늘은 누구나 한번쯤은 살고 싶어하는 나라, 프랑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현재 활동하는 많은 요리사들이 알고 있는 용어 및 체계들은 프랑스에서 정립되었기에 아무래도 요리사라면 한번쯤은 프랑스에 살아보고 싶어할 것이다. 요리사가 아니라도 에펠탑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임에 틀림없다.
파리마켓
파리에는 수도없이 많은 마켓들이 있다. 다양한 곳에서 자신들의 농작물 및 품목들을 가지고 오는데, 덕분에 매주 다른 마켓들을 들러 보는 것도 일종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마켓마다 여는 시간이 다양하기 때문에 공식 홈페이지에서 시간을 확인해 보는 건 필수! (시간대가 희안한 마켓들이 많기때문에 요일마다 확인해 보는걸 추천한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는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화요일에는 12시부터 3시까지 같이 일정치 않은 영업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왜그런지는........ 왜그럴까...? )
마켓이라고 전부 식재료나 음식만 파는게 아니라 중고 품목들을 파는 마켓들도 있는데, 보통 이런 마켓들은 플리 마켓으로 불리는데 생각보다 쓸만한 것들이 굉장히 많다.
필요한 것도 없으면서 중고매장들을 둘러보면서 시간을 보낸적이 얼마나 많았던지... 1년뒤면 떠난다는 생각에 갖고 싶은것들이 있어도 들었다 놨다 수십번을 반복하다가 사진만 찍어보고 돌아선적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보물찾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파리는 과히 천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빵과 디저트
개인적으로는 빵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상하게 프랑스에만 오면 유독 빵에 집착을 한다. 맛있는 빵이라기 보다는 계속 손이가게 되는 빵이라고 해야할까. 국을 사랑하는 밥순이인 내가 프랑스에 오면 늘 바게트와 크로와상, 뺑오쇼콜라 등으로 아침식사를 하게 되고, 유당불내증으로 우유를 즐기지 않는 내가 굳이 우유를 찾아서 마신다.
프랑스 밀은 유독 소화가 잘되게 정제되는것인가? 프랑스 우유는 특별한가?
아니다. 그냥 한국과는 다를 뿐이다.
요리사의 식견으로 보자면 특별하다기보다는 다르다고 표현해야하지 싶다. 프랑스에서 쓰던 레시피를 한국에 그대로 가져가서 써도 절대 같은 맛과 식감을 표현해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변 환경이 다르고, 공기가 다르며 심지어 물도 다른 이곳에서 생산된 음식들이 한국과 같으리 만무하다. 나는 그저 한국밀과 우유가 내 몸에 맞지 않을뿐. 한국의 수많은 빵순이들은 한국식 식재료가 몸에 맞을뿐. 그들이 프랑스에서 와서 빵을 먹어보고는 별거없다고 할수도 있다. 입맛이라는건 개개인마다 기준이 다르기에.
하지만 확실히 밀을 주식으로 하는 프랑스에서의 빵맛은 확연히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밥맛이 좋듯이 이곳은 밀맛이 맛있다. (라고 쓰고 사실은 버터가 그 역할을 다했다고 나즈막히 말해본다.)
빵을 좋아한다면 프랑스는 꼭 한번 살아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여행자로서 느끼는 빵맛과 거주자로서 느끼는 빵맛은 또 다른 느낌이다.
커피와 담배
외국에 살다보면 자연스레 흡연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마다 그 시작점이 다를테니 그 이유는 한가지로 정립할수는 없을 것 같다.
그와 연장선에서, 흡연가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환경인 테라스가 있는 프랑스 까페 및 레스토랑들. 날이 좋으면 좋은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파리 곳곳에는 커피를 마시며 흡연하는 사람들을 심심치않게 마주칠수 있다. 나도 그중의 하나인데, 테라스에 혼자 앉아 주문하기 좋아하는 메뉴는 단연 Café gourmand(까페고망)! 에스프레소 한잔과 함께 작은 디저트 몇가지가 함께 나오는 메뉴다. 가격도 저렴하고 식사를 하기는 부담스러울 때 커피 한잔하면서 심심한 입안을 채우기에 이보다 완벽한 메뉴가 있을까?
프랑스는 사실 도시에서보다는 지방이나 외각에서 살때 더욱 매력적인 나라다. 물론 파리에서의 매력도 더할나위 없지만, 프랑스만이 가지고 있는 고즈넉한 풍경들과 와인산지, 농장에서 갓 수확한 식재료들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파는 마켓 등과 같은 고요한 마을 꿈꾼다면 파리가 아닌 지방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물론 프랑스어를 어느정도 구사한다는 전제하에)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듯이 아마 워킹홀리데이를 결정한 모든 사람들 다 자신만의 계획과 꿈들이 있을 것이다. 각각의 나라 또는 지역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필요조건을 충족시키는 정도가 다 다를 것이기에 나라를 결정하기 전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그 곳의 역사나 문화 등을 미리 공부해보는게 좋을 것이다. 무작정 떠났다가 큰 괴리감을 느끼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들도 많이 봤기에.
프랑스! 그 이름만 들어도 어쩐지 낭만적일것 같은 나라! 한번쯤 살아보고 싶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