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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rin Aug 06. 2018

<캐나다편> 갈리아노의 여름

여름의 느낌


사실 섬 생활은 어느 정도 타고난 성향이 있는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조용하고 신선한 공기에 반해 찾아오지만 외로움이나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는 혼자 노는걸 너무나도 잘하기 때문에 딱히 섬 생활이 외롭다고 여긴 적은 그다지 없었던 듯하다.


갈리아노의 여름은 한마디로 다채롭다. 


섬 곳곳에 지천으로 먹을 것들이 풍부하고 탐구할 거리들이 넘치기 때문이다. 물론 관광객들로 인해 섬에 활기가 띄는 건 덤이다.


항구 주변에는 여유로운 오후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사실 여름은 하루하루 바쁜데, 겨울에는 눈도 오고 먹을거리들이 그다지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닥치는 대로 식량을 저장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길가에 널린 블랙베리들을 따서 냉동고에 차곡차곡 얼려두고, 주변 농장들에서 풍성하게 나는 자두들을 따러 가기도 한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여름엔 해변가가 단연 최고!



아무래도 여름에는 성수기라 잘 알려진 해변가에는 사람들도 많고 북적거리기 때문에 로컬(현지인)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지도에 나오지 않는 곳으로 숨어들곤 한다. 이마저도 요즘에는 블로그나 인스타 등에 올라와서 북적거리기는 하지만 말이다. 

동료와 함께 한 우리들의 시크릿 스팟

인구가 1000여 명이라고 알려진 이 섬은, 실제로 체감상 100여 명 정도가 거주한다고 볼 수 있다. (9개월가량 생활하면서 본 사람들은 사실 50명도 안 되는 듯?) 그만큼 조용한 이 동네에는 사실 별일이 라게 없는데 혼자 놀기를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놀 것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풍요의 섬이기도 하다. 


갈리아노 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나 같은 경우는 날이 좋으면 갈리아노 산에 혼자 등산을 가고 해변가에 산책도 하기도 하고, 날이 궂은날에는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기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곤 했다. (이건 여담이지만, 처음 내가 머문 숙소에서는 인터넷이 없고 폰도 제대로 안 터져서 사실 책 읽거나 산책 외에는 아무것도 할 게 없기도 했다. 차도 없어서 돌아다니기도 힘들었던 것도 사실.)


아름다운 풍경에 취하고 고요한 적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살아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섬.

관광객에게는 숙박비와 외식비 등으로 비싼 섬이지만, 로컬들에게는 로컬 찬스가 풍부한 섬^^

구두로 알음알음 일을 찾는 원시적인 섬.


이곳은 캐나다 서부의 작은 섬, 아름다운 갈리아노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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