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귤귤 Apr 10. 2021

프라이빗 비치와 중산간 뷰

카페 두번째

  제주에는 제주 토종 브랜드 '에이바우트'라는 프랜차이즈 카페가 있다. 2016년 제주 한라대학교 앞에서 1호점으로 시작한 에이바우트는 급성장하여 현재는 제주에만 28개 매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1인 좌석도 잘 구비 되어있고 스터디룸 같이 분리된 공간이 많아서 제주도민들에게는 공부하기 좋은 카페로 소문이 나 있다. 감성보다는 실용성을 중요시한 인테리어로 관광객들에게는 특별한 유혹 거리가 없지만, 그래도 한번 제주 토종 프랜차이즈 커피를 경험해 보고 싶다면 함덕해변의 에이바우트를 추천하고 싶다. 


  함덕 에이바우트는 2020.8월 오픈한 신상 카페로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해 함덕에 독보적이었던 카페 델문도의 인기를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루프톱이 있는 5층짜리 건물의 한 층만 빼고 모두 카페로 사용해서 그런지 공간이 넓고 쾌적했다. 바다 쪽은 모두 통창으로 되어있어 전망도 좋았고 루프톱에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면 한라산뿐 아니라 함덕의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음료도 저렴하기 때문에 함덕에 간다면 가볍게 목을 축일 겸 들러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함덕 에이바우트에서

  지금까지 바다가 보이는 많은 해변의 카페들을 소개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제주에는 마치 카페의 프라이빗 비치인양 바다와 가까이 연결되어 있는 카페도 있다. 시원한 커피를 한잔하며 바다에 발을 담구기에는 이곳들이 제격이다.  


  코코티에는 표선해수욕장을 프라이빗 비치처럼 이용할 수 있는 카페이다. 카페 앞마당에서 계단을 몇 개만 내려가면 표선해수욕장의 모래를 밟아볼 수 있다. 해가 쨍쨍한 날에는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고 싶어질 수 있으니 비상용 수건이 필수이다.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야자수 밑, 마당에 앉아 물놀이하는 사람들을 보면 격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표선 바다를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카페는 여기가 아닐까 싶다.


  세화와 월정리를 잇는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동그란 원통과 조금은 낡아 보이는 건물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이 바로 인카페이다. 동그란 원통은 게임기가 있는 캡슐 룸이라는데 오지랖이지만 이렇게 멋진 바다를 품은 카페에서 손님들이 이 공간을 이용할까 싶었다. 허름한 외관과 별다른 것 없는 내부를 보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진짜는 더 깊숙이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마치 놀이동산처럼 입구는 매표소에 불과하고 그곳을 지나면 특별한 장소가 있다. 바로 야외의 넓은 마당인데 오직 손님만을 위한 에메랄드빛 구좌 바다가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정말 코앞이라 조금만 내려가면 아름다운 바다를 직접 만져볼 수 있다. 발을 걷어붙이고 물속을 걷다가 목이 탈 때쯤 선베드에 누워 시원한 커피를 마시니 멀리 있는 해외의 휴양지가 부럽지 않았다.


인카페와 코코티에

((코코티에와 인카페는 노키즈존이 아니라서 한여름에는 물놀이하는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아 조금 복잡할 수 있다. 그리고 야외 좌석이 메인이기 때문에 날씨가 중요하다.))


  바다를 이렇게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카페가 있다면 이와 반대로 한라산 중턱 어느 즈음, 조금은 멀리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카페도 있다. 


  카이로스는 독채 펜션과 함께 운영되는 카페이다. 하지만 카페도 독채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원목과 통유리로 만들어진 카페는 주변의 푸른 잔디, 나무들과 너무도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마당에 앉아 멀리 바다를 보니 해변의 카페에서 보던 것과 느낌이 사뭇 달랐다. 파도 소리가 아닌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소리와 새소리가 푸른 바다와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꽃기린은 함덕 바다가 보이는 동쪽 중산간에 있는 가정집 느낌의 조그마한 카페이다. 사실 이런 아기자기한 카페는 나와 맞지 않지만, 바다 쪽으로 나 있는 큰 창의 뷰가 너무 예뻐 보여 가보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손님이 나 혼자여서 창가 자리에 앉아 원 없이 바깥 풍경을 바라볼 수 있었다. 차 소리도 안 들리는 조용한 카페에 혼자 앉아 있으니 고향 집에 있는 것처럼 마음이 포근해졌다. 다음 손님이 오기 전까지 한참을 앉아있다가 일어났지만, 카페를 떠날 때는 왠지 아쉬운 마음에 발걸음이 무거웠다.


꽃기린과 카이로스

번외 - 공항과 가까운 거대한 바다 전망 카페 3선'


  '빽다방 제주 사수 본점', '에오마르', '외도339'는 공항에서 10킬로 이내로 제주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바다에 대해 아쉬움을 털어버리기 좋은 장소이다. 시내와도 가까워 대중교통이 많은 편이라 렌터카 없이 여행하는 도보 여행자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마감 시간도 보통 밤 10시에서 11시로 관광지 카페보다 영업시간이 길다. 바다색이나 다른 부분에서 앞서 소개한 카페들보단 아쉬움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렇게 시내 가까이에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카페가 있다는 것은 육지에선 경험하기 힘든 것임이 틀림없다.

빽다방-에오마르-외도339

특히 빽다방 제주 사수 본점은 이전의 빽다방에 대한 편견을 깨준 곳이다.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아름다운 바다를 마음껏 볼 수 있는 곳이 어디 있을까? 거기에 백종원 레시피의 빵을 먹어 볼 수 있는 베이커리는 덤!

이전 17화 오션뷰, 일몰 그리고 고주택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