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림프부종 때문에 일상이 버겁다
방사선 치료를 받고 5년간 방사선과에서 진료를 보았는데 그때마다 교수님이 늘 내 다리 두 개를 비교해 보셨다.
처음에는 왜 그러시는지 몰랐다.
치료가 끝나고 5년이 지나 완치 판정을 받고 안심하고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오른쪽 다리가 붓기 시작했다.
종아리에서 발목까지 두드러지게 부으면서 왼쪽 다리 굵기와 너무 차이가 났다.
무엇보다 붓기가 가시지 않는 게 이상했다.
방사선과에 가서 진료를 보았더니 재활의학과로 가라고 하셨다.
그리고 재활의학과에서 정밀검사를 한 결과 하지 림프부종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 림프부종은 암치료나 방사선치료 부작용으로 생기는데 림프관이 손상되어 림프액이 고이는 증상이다.
그때부터 병원에서 한 달 정도 압박스타킹, 압박붕대를 사용했고 물리치료사 선생님으로부터 마사지 치료와 기계 치료를 받았다.
이렇게 하면 림프액을 인위적으로 고루 순환할 수 있게 돕는다고 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늘 다리를 관리해야 했다.
외출할 때는 압박스타킹을 착용하고, 집에서는 압박붕대를 감은 채 생활하는 것이다. 붕대를 감으면 20시간 이상은 풀지 말아야 한다는데 일상생활에서 제약이 많았다.
이 루틴은 살다 보면 빠뜨리기 일쑤다.
그뿐만 아니라 부은 다리는 모기에도 물리지 말아야 하고, 침도 맞으면 안 되고, 수영장에도 들어가면 안 된다. 다리에 난 상처에 세균이 침입하면 발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발진이 심하게 난 경우에는 응급실에 가야 한다.
또한 운동도 너무 무리하게 하면 안 되고, 다리에 부담이 되는 점프 같은 걸 해서도 안 된다. 오래 서 있거나 걸어도 안 되고 사우나 같은 시설도 이용을 삼가야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비행기를 탈 때도 제약이 있었다. 압박스타킹을 착용하고 비행기를 타야 한다.
나는 해외여행을 간 적이 없었는데 이 문제로 해외여행이 더 멀어진 기분이었다.
재활학과에서 마사지 치료를 받을 때면 치료사 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치료사 선생님이 몇 분 있는데 모두 여자였다.
내가 림프부종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물으면 치료사 선생님이 답변을 해주었다.
그러다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림프부종 증상이 있는 환자들 중 남자환자들도 있는데 남자 마사지 치료사는 없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암치료를 받아도 림프부종이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어서 따로 남자 마사지 치료사를 둘 필요가 없다고 했다.
"남자환자분들 마사지 치료하실 때 불편하지 않으세요?"
아무래도 부종이 있는 부분을 따라서 부드럽게 감싸면서 마사지를 하는 거라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하면 못하죠. 환자인데요."
우문현답이었다.
그렇다.
마사지 치료도 엄연한 질병 치료가 아닌가.
환자를 대하는데 남자, 여자를 가리고 불편을 느낀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남자는 확실히 신체조건이 여자보다 유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