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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오르 Sep 23. 2015

시간을 잡으려다

잠자리채로 시간을 붙잡으려고

산으로 들로 내달리다  

  

나무 위에 앉아 졸고 있는 시간에게

살금살금 다가갔는데   

 

잔바람이 가지를 흔들어 달아나게 하네    


이 나무 저 나무 건너 다니는

시간을 쫒아

위만 보고 한참을 달리다 보니    


어느덧

꽃피고 지고 

잎이 나고, 물들고, 시들어    


앙상한 가지 위엔 시간이

머물다 떠난 가녀린 흔들림만 남긴 채   

 

헛방질로 헛배만 채운 잠자리채엔

시간이 아슬하게 스쳐지나 간 

아쉬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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