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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오르 Sep 29. 2015

아내라는 나무

계속 커지고 있다


 내게 아내라는 나무는
 처음엔 내 어깨 키만 해서
 팔 하나 올릴 수 있는 나무였습니다
 
 세월이 지나 지금은,
 온몸을 기대어 껴안을 수 있는
 지붕 가득 덮고 있는 거목입니다
 
 밖에 나가면 멀리서 보고 쉽게 찾아가는
 표지목과 같은 특별한 나무이지요
 
 계절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살아가지만
 그 무늬와 향으로 금세 아는 나무랍니다
 
 내 얼굴에 새겨지는 주름살처럼
 옹이와 꺾임을 품고서 가족을 위해
 꽃과 그늘과 열매와 낙엽과 땔감을
 아낌없이 주고,
 
 멈출 줄 모르고 높이와 넓이의 장막을 넓혀서

 뭇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나무입니다
 
 그 나무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아무개나무집 사람들로 려지게 한

 참 고맙고 대단한 나무랍니다
 
 우리는 이 나무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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