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지독한 잡초라고
나를 독초 보듯 하지만
기회만 되면 뿌리째 없애야 한다고
이를 부득부득 갈지만
내가 독하게 된 것도
이유가 있답니다
내겐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꽃도
홀로 우뚝 솟을 튼튼한 줄기도 없답니다
그저 밟힌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부러지지 않는 줄기와 바짝 낮춘
뿌리가 있을 뿐입니다
모진 풀 뽑기와 잔혹한 제초제에도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저 어떻게든 살아서 잡초라는
이름을 후대에 남기고자 하는
물려받은 충실함 때문이랍니다
잡초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세요
그것은 마치
손톱 발톱 없는 세상과 같지요
비록 뼈는 아니어도,
계속 자라나서 깎기가 필요해도,
뽑아낸다면 어리석은 일이지요
말단에서 나름 중요한 일을 거들면서
모든 것을 아우르는 역할을 하니까요
강한 것들은 부러져서 사라지지만
연약한 잡초라 끊어지지 않고
살아남아 다른 것들을 살리지요
그러니 이제 부디 나를
커피잔 들어 올린 아가씨 손톱 보듯,
귀부인 샌들을 뚫고 나온
발톱 보듯 하여 주세요